교황, 명동성당 미사 끝으로 로마로 향발
교황, 명동성당 미사 끝으로 로마로 향발
  • 주영준 기자
  • 승인 2014.08.18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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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천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평화와 화해를 위한 미사 집전

프란치스코 교황이 18일 서울 명동성당에서 열리는 평화와 화해를 위한 미사를 마지막으로 로마로 떠났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날 오전 명동성당에서 1천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평화와 화해를 위한 미사를 집전하고 한반도 평화에 관한 메시지를 발표했다.

교황은 미사 전 명동성당 문화관에서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 스님과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총무 김영주 목사, 남궁성 원불교 교정원장 등 한국의 12개 종단 종교지도자들을 만났다.

미사에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과 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 제주 강정마을 주민, 밀양 송전탑 건설 예정지역 주민, 용산 참사 피해자 등 다양한 형태의 상처로 인해 평화와 화해가 필요한 인사들이 초청받았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미사를 마친 뒤 성남 서울공항으로 이동해 환송인사를 하고 대한항공 편으로 로마로 떠났다.

18일 낮 12시32분 경기도 성남시 서울공항 청사 2층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면서 교황의 모습이 보였다. 정홍원 총리, 방한 기간 통역을 맡은 예수회 차기 한국관구장 정제천 신부가 함께했다. 

흰색 수단과 목에 걸린 은색 십자가, 아무런 장식이 들어가지 않은 검은색 구두와 왼손에 들린 낡은 가죽가방 등 교황의 모습은 방한 기간 내내 보였던 소박함 그대로였다. 

엘리베이터에서 내린 교황은 자신을 기다리던 주교단과 취재진 등을 향해 인자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 

조태용 외교부 1차관, 김경석 교황청 주재 한국대사 등과 간단한 인사를 나눈 교황은 외부로 나가지 않고 바로 비행기를 탈 수 있도록 트랩으로 이어지는 복도 앞에 일렬로 늘어선 주교단으로 향했다. 

교황은 천주교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추기경과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의장 강우일 주교 등 10여명의 주교단과 일일이 악수를 했고, 일부 주교와는 포옹하며 작별의 아쉬움을 달랬다. 

주교단과 짧은 인사를 마친 교황은 전통복장을 한 의장대를 사열하고 복도 입구에 서서 정 총리, 정제천 신부와 마지막 인사를 나눴다.

비행기를 타기 위해 발걸음을 돌린 교황은 취재진이 "파파"를 외치자 발길을 멈추고 뒤돌아서서 환한 미소를 지으며 손을 흔들어 화답했다. 교황이 한국에서 남긴 마지막 모습이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지난 14일 입국한 뒤 천주교 순교자 124위 시복식과 제6회 아시아 청년대회 폐막미사, 성모승천대축일 미사 등을 집전하고 가톨릭 사회복지시설인 음성 꽃동네를 방문해 장애인들을 만나는 등 바쁜 일정을 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