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김정은, DJ 5주기 화환·조전 보내…김양건이 전달
北김정은, DJ 5주기 화환·조전 보내…김양건이 전달
  • 온라인 편집부
  • 승인 2014.08.17 19:1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北, '고위급 접촉'엔 침묵…대북정책 압박 의도
▲ 새정치민주연합 박지원 의원(왼쪽부터)과 김홍업 전 의원, 임동원 전 통일부 장관이 17일 오후 서울 마포구 동교동 김대중 전 대통령의 사저를 방문, 이희호 여사에게 방북 보고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대중 전 대통령의 5주기를 맞아 17일 개성공단에서 새정치민주연합 박지원 의원 일행에게 화환과 조전을 전달한 북측 인사는 김양건 노동당 통일전선부장 겸 대남담당 비서로 확인됐다.

북한은 지난 14일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명의의 통지문에서 "고위급 인사가 정중히 화환을 전달할 예정"이라고 밝혔을 뿐이다.

올해 72세인 김양건은 당 정치국 후보위원, 당 중앙위원회 위원,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위원장을 겸하며 오랫동안 북한의 대남정책을 총괄해온 실세로 꼽힌다.

북한이 이번에 김 부장을 개성공단에 보낸 것은 우선 김대중 전 대통령에 대한 예우를 최대한 갖추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북측은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 명의로 된 화환과 조전인 만큼 고위급 간부를 내세워 무게감을 실으려는 것일 수 있다.

특히 김양건 부장은 2009년 8월 김 전 대통령 서거 당시 북측 조문단장인 김기남 당비서와 서울을 방문한 인연이 있다.

또 북한이 박근혜 정부에 대한 압박을 노린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이번 화환 전달은 지난 11일 남한의 고위급 접촉 제안에 북한이 침묵 중인 것과 대조적이기 때문이다.

북한이 남한의 현 정부와 달리 6·15공동선언 등 김대중 정권의 대북정책을 존중하는 태도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북한이 김양건 부장을 개성공단에 보낸 것은 남북관계 개선에 대한 의지를 보여주면서도 박근혜 정부의 대북정책에 대한 불만을 간접적으로 보여준 것"이라고 말했다.

김양건 부장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신임 아래 2007년 3월 통일전선부장에 올랐고 그해 10월 제2차 남북 정상회담을 성사시킨 주역으로 유명하다. 2009년 10월 싱가포르에서 임태희 당시 노동부 장관과 남북 정상회담에 관한 비밀접촉하기도 했다.

그는 김정은 체제 들어서도 건재를 과시하고 있다.

작년 12월 처형된 장성택과 가까운 사이로 알려졌고 올해 4월 초 이후 한동안 공개석상에 나타나지 않아 건강이상 등 신변에 문제가 생긴 것이 아니냐는 추측을 낳았다.

그러나 그는 지난달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남자축구 대표팀 경기 관람을 수행한 데 이어 이번에 남측 인사들을 만나는 공개활동을 함으로써 다시 한번 건재를 확인했다.

김 부장은 작년 4월 초 북한이 한미군사훈련을 문제삼아 통행제한 조처를 실시한 개성공단을 전격 방문한 뒤 1년 4개월 만에 공단을 다시 찾았다.

작년 6월에는 남한이 장관급 회담의 북측 수석대표로 김양건 부장을 요구했지만, 북측이 거부하면서 회담이 무산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