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번 돌고래, 이름은 ‘제돌이’… 전 잘 지낸답니다”
“1번 돌고래, 이름은 ‘제돌이’… 전 잘 지낸답니다”
  • 김가애 기자
  • 승인 2014.08.05 10:13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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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바다로 돌아간 제돌이와 춘삼이·삼팔이는 완벽한 야생 남방큰돌고래
방류 1년…제주 앞바다서 무리들과 힘차게 뛰노는 모습 꾸준히 목격

▲ 제돌이(1)가 제주시 구좌읍 김녕 앞바다에서 다른 남방큰돌고래 무리에 섞여 헤엄치며 뛰어오르고 있다.(사진=제주대학교, 이화여자대학교)
2009년 불법 포획돼 서울대공원에서 관람객들에게 큰 줄거움을 줬던 남방큰돌고래 제돌이.

제돌이는 2011년 동물보호단체들의 지속적인 문제제기로 주목받기 시작했고 2012년 3월 서울시가 방류 결정을 내린 후 방류 훈련을 거쳤다. 그 후 7월18일 제돌이는 마침내 제주시 김녕 앞바다에서 자유를 찾았다.

제주 퍼시픽랜드에서 관광객들의 사랑을 받던 춘삼이도 불법포획 사실이 드러나 대법원 판결로 당시 제돌이와 함께 방류됐고, 삼팔이는 방류훈련 중 스스로 가두리 양식장을 뛰쳐나갔다.

방류 며칠 후 구좌읍 평대리 부근에서 처음 목격했을 때 제돌이는 혼자였고 춘삼이는 무리 속에 있었다. 야생에 적응하지 못한 듯 그 후로도 2주 정도 혼자 다니던 제돌이는 방류 17일째였던 2013년 8월3일 100여 마리의 무리에 합류한 모습이 처음 관찰됐다.

이후 무리들과 어울리는 모습이 꾸준히 관찰돼 왔고, 현재 제돌이·춘삼이·삼팔이는 완벽한 야생 남방큰돌고래로 거듭났다.

▲ 지난해 7월18일 제주에서 방류된 제돌이(1), 춘삼이(2), 삼팔이(표시없음)가 최근 다른 남방큰돌고래 무리와 함께 제주시 구좌읍 김녕 앞바다에서 헤엄치고 있다.
“제돌이다! 앞쪽에 1번. 저기 춘삼이도 있네!” 등지느러미 1번이 제돌이, 2번은 춘삼이, 지느러미에 상처가 난게 삼팔이다.

제주 바다로 돌아간 제돌이와 춘삼이, 삼팔이는 지금도 한 달에 1~4차례 꾸준히 목격되고 있다.

▲ 제돌이(1)가 제주시 구좌읍 김녕 앞바다에서 다른 남방큰돌고래 무리와 함께 헤엄치고 있다.

“제돌이 몸에 자잘한 상처가 늘었습니다. 하지만 걱정하지 마세요. 주변 환경이나 무리의 개체들과 상호작용 하는 중에 생길 수 있는 작은 상처입니다. 제돌이는 방류 당시보다 근육도 단단하게 잡혀있는 모습으로 관찰됩니다. 등지느러미에 새긴 숫자가 아니면 야생 돌고래들과 구분하기 어려울 정도입니다."

이화여자대학교 에코과학부 장수진 연구원을 통해 들은 제돌이의 ‘근황’이다.

제돌이는 무리의 다른 개체들과 함께 유영을 하거나 먹이를 잡아 먹기도 하고 가끔 물 위로 뛰어오르기도 한다. 다른 개체와 쫒고 쫒기는 장난을 치거나 해초를 갖고 노는 모습도 가끔 관찰된다.

▲ 제돌이(1)가 제주시 구좌읍 김녕 앞바다에서 다른 남방큰돌고래 무리와 함께 헤엄치고 있다.

제돌이는 제주도에 원래 서식하던 100여 마리의 무리와 함께 다니지만 모든 개체가 항상 함께 다니는 것은 아니다. 10~20여 마리의 개체와 작은 무리를 이루는 것부터 70~80마리 이상의 많은 개체와 함께 다니기도 한다.

제주도의 남방큰돌고래들은 많이 이동할 때에는 하루에 100km 이상을 이동하기도 하는데 방류된 세 마리 모두 이 같은 야생 돌고래들의 생활에 신체적 무리 없이 잘 다니고 사냥에도 전혀 문제가 없어 보인다는 관찰 결과다.

▲ 춘삼이(2)가 제주시 구좌읍 김녕 앞바다에서 다른 남방큰돌고래 무리와 함께 헤엄치고 있다.

국내 남방큰돌고래의 서식지는 제주도가 유일하다. 이 종은 사람에게 호감이나 호기심을 갖고있어 해녀들이 물 속에서 작업할 때 다가오는 경우도 종종 있다. 야생에서 사람을 공격하거나 적대적 행동을 보인 것은 아직 보고된 바 없다.

현재 제주 주변에 서식하는 남방큰돌고래는 100여 마리로 파악되고 있다. 개체군이 유지될 수 있을 지 알기 어려워 끊임없는 보호활동과 관심이 필요하다.

▲ 삼팔이가 제주시 구좌읍 김녕 앞바다에서 헤엄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