곤충산업, '블루오션'으로 떠오른다
곤충산업, '블루오션'으로 떠오른다
  • 김가애 기자
  • 승인 2014.07.29 1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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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FDA, 구더기·거머리 '의료장비'로 승인하기도
외래종은 각별히 주의해야···'해충' 되는 순간 통제 어려워

▲ 한시적 식품원료로 인정받은 '갈색거저리 유충'.
[신아일보=김가애 기자] 곤충이 돈이 되는 '블루오션'으로 발전하고 있다.

현재 곤충산업은 천적·화분매개·사료·식품 등 농식품, 정서(애완·교육·예술·관광)·의약·환경정화 등 비농식품, 생명공학·생체모방 등 융복합 영역으로 구분할 수 있다. 기술의 발달에 따라 다양한 분야로 확대되는 추세다.

장수풍뎅이와 딱정벌레 등 애완곤충과 약용 굼벵이를 사육하는 경기 남양주시의 스머프 곤충나라는 시작한 지 5년 만에 억대 매출을 올리고 있다.

이 농원 김진일 대표는 "다른 농사에 비해 서너 배는 힘이 덜 들어간다"며 "톱밥 먹이 한 번 주면 보름에서 한 달까지 간다"면서 흡족해한다.

경기도 시흥시에 문을 연 지 7년된 하우스 세동 남짓의 곤충학습장인 영농법인 아이벅스캠프도 매년 2배씩 성장을 이뤄내면서 현재 수 억원의 매출을 바라보고 있다.

생산하는 과정도 힘들지 않고 같은 면적의 다른 농업보다 최대 20배 이상 부가가치가 높다는게 이 농원 이석철 대표의 설명이다.

미국 식품의약국(FDA)는 지난 2004년 구더기와 거머리를 '의료장비'로 승인하기도 했다.

거머리는 새로운 피부나 조직을 이식하는 재건술 등을 할 때 월활한 열액순환과 통증완화를 목적으로 쓰이고 있으며 구더기는 욕창, 창상, 화상, 당뇨 등으로 생기는 괴사 조직을 제거하는 데 이용한다.

이 외에도 '등애등애' 애벌레는 오염물질 배출 없이 12시간도 채 되지 않아 음식물 쓰레기를 남김없이 분해한다.

농촌진흥청은 최근 단백질과 지방의 함량이 전체 구성성분의 약 80% 이상을 차지해 식품원료로서 가치가 높은 '갈색거저리 애벌레'를 한시적 식품원료로 인정하기도 했다.

또 24시간 배설물에서 생활하는 '애기뿔소똥구리'는 몸속에 강력한 항생제를 갖고 있고, 한 겨울에 깨어나 살아남는 '붉은점 모시나비' 애벌레에게는 영하 48도에도 견딜 수 있는 특성물질이 있다.

한편, 국내에 서식하는 곤충은 130만종이 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 가운에 해외에서 들여온 외래곤충은 100여종 정도인 것으로 전해졌다.

육지를 타고 이동하던 곤충이 마다에 막혀 정착하는 '반도효과' 덕에 국내 곤충생태계는 매우 다채로운 편이다.

▲ 경기 여주시 가남읍 일대에서 발견된 미국선녀벌레.

반면, 잘못된 외래종을 풀어놨다가는 '재앙'으로 돌아올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외래곤충이 우리 생태계에서 해충으로 돌변하는 순간 사실상 통제는 어렵다.

실제 중국 저장성에서 들어온 것으로 추정되는 '갈색날개매미충'은 수액을 빨아먹으며 나무를 괴사시키고, 배설물을 통해 과일의 품질을 저하시킨다.

2009년 처음 발견된 '미국선녀벌레'는 수도권 지역의 인삼밭에 피해를 입혔고, 2003년 부산에서 처음 발견된 '등검은 말벌'은 토종 꿀벌을 공격해 양봉농가를 괴롭히고 있는 실정이다.

외래종은 국내에 천적이 없어 빠른 속도로 번식하며 생태계를 교란시키기 때문에 검역을 강화해 외래종 유입을 차단하면서 동시에 지켜야 할 토종 곤충을 다양화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bsbfor2@hanmail.net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