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 여객기 우크라서 미사일 피격…298명 전원사망
말레이 여객기 우크라서 미사일 피격…298명 전원사망
  • 온라인 편집부
  • 승인 2014.07.18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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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객기 피격 사망 규모 최대…한국인 승객 탑승 여부 미확인
반군 장악지역 상공서 피격…우크라 정부군-반군 책임 공방

▲ 말레이시아 항공 보잉 777 여객기 추락 현장 (사진=AP/연합뉴스)
말레이시아항공 보잉 777 여객기가 17일(이하 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에서 미사일에 맞은 뒤 추락해 승객과 승무원 298명이 전원 사망했다.

민간 여객기가 격추돼 발생한 사망자 규모로는 역대 최대다. 우크라이나 정부와 친(親)러시아 분리주의 반군은 서로 미사일 발사 책임을 미루고 있다.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을 떠나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로 가던 말레이시아항공 MH17편이 현지시간으로 이날 5시 15분(한국시간 오후 11시 15분) 고도 1만m 상공에서 관제탑과 교신이 끊긴 후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주 샤흐툐르스크 인근에 추락했다.

우크라이나 당국은 여객기가 미사일에 피격된 것이라고 밝혔다.

승객 283명과 승무원 15명 등 탑승자 298명은 전원 사망했다. KLM네덜란드항공과 공동운항협정을 맺고 운항하던 여객기라 네덜란드인 사망자가 154명으로 최대였으며 말레이시아와 호주 등 최소 9개 국적의 승객들이 탑승한 것으로 조사됐다.

▲ 말레이시아항공 보잉 777 여객기가 17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에서 미사일에 격추돼 승객과 승무원 295명 전원 사망한 것으로 보인다. 비행기 잔해들이 불타고 있는 모습. (사진=EPA/연합뉴스)
국적 미확인 승객 41명 중 한국인 승객이 있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다.

외교부 관계자는 "일단 해당 항공노선에 한국인이 탑승했을 가능성은 크지 않지만 만에 하나의 사태에 대비해 네덜란드와 말레이시아 소재 공관을 통해 우리 국민의 탑승 여부를 확인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당초 탑승객은 295명으로 알려졌으나 아기 3명이 추가되면서 총 298명이 탑승한 것으로 확인됐다.

기체는 추락한 뒤 산산조각이 난 채로 검게 불탔으며 현장에서는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훼손된 시신이 상당수 발견됐다.

추락 현장 주변은 물론 수㎞ 반경까지 시신과 기체 잔해가 흩어져 참혹한 상황이라고 AFP통신이 전했다.

말레이시아 항공은 피격 여객기가 국제민간항공기구(ICAO)가 안전하다고 판단한 정상 경로로 비행하고 있었다면서 사고 직후 유럽 운항기에 기존의 경로를 우회하도록 했다고 밝혔다.

▲ 미사일에 격추된 말레이시아 항공기의 잔해 모습 (사진=AP/연합뉴스)
우크라이나 정부군과 동부의 친러시아 반군은 상대방의 미사일에 여객기가 격추된 것이라며 책임 공방을 벌이고 있다.

페트로 포로셴코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정부군은 이날 공중 목표물을 향해 어떤 공격도 하지 않았고 이 비극을 저지른 자들은 책임을 지게 될 것"이라면서 반군을 겨냥했다.

반군 측은 "정부군이 여객기를 격추한 것"이라면서 "우리는 미사일 발사 시스템이 있더라도 운용할 수 있는 사람이 없다"고 반박했다.

반군이 여객기를 우크라이나 정부군 수송기로 오인해 격추했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미국 정보당국은 여객기가 러시아제 이동식 중거리 방공시스템인 '부크'(Buk) 미사일에 격추된 것으로 결론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미국 정부가 이를 공식적으로 확인한 것은 아니다.

▲ 미사일에 격추된 말레이시아 항공기의 잔해 모습 (사진=AP/연합뉴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이날 여객기 피격 사건에 대해 '끔찍한 비극'이라며 사건 규명에 적극 협조하겠다고 밝혔다.

포로셴코 대통령은 ICAO와 네덜란드, 말레이시아 대표 등이 참여하는 사고 조사위원회 구성을 제안했으며 반군도 일시 휴전을 하고 국제조사단의 사고 현장 방문을 허용하겠다고 밝혔다.

말레이시아항공이 대형 참사에 휘말린 건 올해 들어서만 두 번째다. 지난 3월 239명을 태운 MH370편이 남인도양에 추락, 실종된 후 지금까지 기체 잔해조차 찾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