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탕탕' 총 쏠때마다 정치자금 '척척'
'탕탕' 총 쏠때마다 정치자금 '척척'
  • 주영준 기자
  • 승인 2014.07.15 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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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정치인 총을 앞세워 기부자 유혹

선거에 출마하는 미국 정치인이 정치자금을 모금하는 행사에서 총을 앞세워 기부자를 유혹하는 일이 늘고 있다.

14일(현지시간) 일간지 USA 투데이와 정치전문지 폴리티코에 따르면, 애리조나주의 주 하원의원 공화당 경선에 출마한 앤드루 월터 후보는 18일 오후 스코츠데일의 한 사격장에서 정치자금을 모으기 위한 '술, 담배, 그리고 총의 밤' 행사를 연다.

주최 측은 기부금이자 참가비 명목으로 참석자들이 내는 돈의 액수에 따라 티켓을 3종류로 분류했다.

가장 비싼 1천 달러(약 102만원)짜리 '전문가 패키지' 표를 산 참석자는 준비된 4가지 총기류를 돌려가며 사격하고 총알 250발을 집에 가져갈 수 있다.

500달러를 낸 참석자는 '일등사수' 티켓을 쥐고 2가지 총기류로 총을 쏜 뒤 권총 탄약 50발을 챙긴다.

'명사수'라는 애칭이 붙은 250달러짜리 티켓을 산 참석자는 글록 18 권총을 쏘고 권총 탄약 1박스를 선물로 받는다.

주최 측은 행사 이름에 걸맞게 사격을 마친 이들에게 칵테일과 담배를 제공한다.

월터 후보 측의 행사 준비 담당자인 크리스 톨리노는 "참석 예정자들의 반응이 좋다"며 "애리조나주는 무기 휴대 권리를 보장한 연방 수정헌법 2조를 강력 지지하는 지역으로 총기를 소유한 사람과 야외에서 사격하는 사람을 흔히 볼 수 있다"고 USA 투데이에 말했다.

이 신문은 초당파 재단인 선라이트의 자료를 인용해, 지난해 3월 이후 사격과 정치자금 모금을 연계해 기부자의 시선을 끈 정치인이 최소 7명이라고 전했다.

기부금을 받고 총을 쏘게 하는 방식도 사대를 옮겨가며 표적을 맞히는 스키트 사격, 빠르게 날아오는 표적물을 향해 쏘는 트랩 사격으로 다양하다.

선라이트 재단의 한 관계자는 "빈번한 총기 관련 사건에도 총을 앞세운 정치자금 모금 행사는 기부자에게 신선한 충격을 안기면서 정치인이 돈을 모으는 성공적인 방법이 됐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