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기난사 사건을 일으킨 임모 병장은 이날 사건 현장인 22사단 GOP에서 5명의 사망자와 7명의 부상자가 발생한 당시 사건을 재연했다.
임 병장은 사건 당일인 지난달 21일 주간 경계근무를 마치고 돌아오다가 GOP 소초 후방 보급로 삼거리에서 함께 경계근무에 투입됐던 동료 장병에게 수류탄을 투척한 뒤 사격을 했고, 이후 대피호와 GOP 생활관으로 이동하며 사격을 가했다.
전투복에 검은 모자를 쓰고 수갑을 찬 임 병장은 수사관들의 부축을 받으며 GOP 소초 후방 보급로 삼거리와 대피호, GOP 생활관 등 사건발생 현장을 돌면서 수사관들의 질문에 답했다.
후방 보급로 삼거리에서 수사관이 "총기를 처음에 어떻게 사용했느냐"고 질문하자 임 병장은 소총에서 공포탄을 제거하는 모습을 재연했다.
임 병장은 또 GOP 생활관과 창고를 이어주는 계단에 이르자 "병사 2∼3명이 계단으로 올라오는 것을 목격했다"며 "여기서 4∼5명 정도 본 것 같고 총을 2∼3발 쐈다"고 진술했다. 그는 "조명이 있었지만 누군지 알아볼 만큼 밝지 않았다"고 밝혀 특정인을 겨냥하지 않고 무차별적으로 사격을 가했음을 시사하기도 했다.
이어 생활관 안으로 들어간 임 병장은 "1∼2명의 병사를 봤다"며 "생활관 조명이 밝아서 볼 수 있었다. 등을 돌리고 있어서 누군지 몰랐다"고 말했다.
임 병장은 "왜 쐈느냐"는 수사관의 질문에 "분노에 휩싸여 있어서…이 부분은 잘 기억이 안 난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조준사격을 했는지에 대한 수사관의 질문에는 오락가락하는 진술 태도를 보였다.
그는 수사관이 사격하는 장면이 담긴 CCTV 화면이 있다면서 "조준사격하는 모습이 본인 맞느냐"고 묻자 "맞는 것 같다"며 조준사격을 일부 시인하는 듯한 태도를 보이다가 수사관이 생활관 안에서 다시 "생활관 신발장 근처에서 조준사격했느냐"고 질문하자 "조준사격은 아니다"고 부인하기도 했다.
수사관이 "목격자들이 '서서쏴 자세'로 사격했다"고 진술한다고 하자 임 병장은 "목격자 진술이 맞는 것 같다"고 답했다.
이날 오후 언론에 공개된 현장검증에는 희생자 유가족 및 부상자 가족, 부상 병사, 국방부 조사본부 과학수사연구소 및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관계자, 변호인 등이 참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