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강 이상징후 ‘심각’
4대강 이상징후 ‘심각’
  • 김가애 기자
  • 승인 2014.07.06 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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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동강-녹조, 금강·영산강-‘큰빗이끼벌레’ 대량 번식
▲ 영산강에 외래종 태형동물인 '큰빗이끼벌레'가 대량으로 번식하고 있는 모습. (사진=광주환경운동연합)

보(洑)건설이 주범…독성 기준치 훌쩍

[신아일보=김가애 기자] 낙동강과 금강 등 4대강에서 심각한 이상징후가 보이고 있다. 녹조는 기본인데다 외래종 벌레까지 대량으로 번식하고 있다. 환경파괴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이에 대해 환경당국은 예년에 비해 높은 기온과 유독 적은 강수량이 근본 원인이라고 보고 있는 반면, 환경단체 등은 4대강 사업으로 생긴 보(洑)가 이상 징후의 주 원인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녹조현상은 여름·가을철 유해 남조류에 의해 하천과 호소의 물빛이 진한 녹색을 띄는 현상으로, 특히 유해 남조류는 인체에 흡수되면 간을 손상시키고 신경세포를 마비시키는 독성물질로 알려져 있다.

낙동강은 상당 구간이 물감을 풀어놓은 듯 녹색으로 변했다. 녹색연합이 환경부의 데이타를 분석한 결과, 낙동강 합천 창녕보에서는 지난달 23일 녹조현상을 일으키는 유해 남조류 세포수가 ㎖당 기준치인 5000개의 60배에 해당하는 29만7331개까지 치솟기도 했다.

금강 지역도 최근 녹조 현상과 함께 수질이 나쁜 고인물에 서식하는 태형동물인 ‘큰빗이끼벌레’가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큰빗이끼벌레는 북미지역에서 유래된 외래종이다. 1mm 미만의 개충들이 응집해 군체를 형성하면 커다랗고 흉측한 해삼처럼 생긴 모양이 된다. 군체가 커지면 축구공만한 크기가 된다. 99.6%가 물로 구성돼있으며, 악취를 풍기는 등 혐오감을 준다.

주로 저수지나 호수 주변, 수심 낮은 곳의 돌이나 바닥에 붙어 남조류를 먹고 살던 큰빗이끼벌레가 흐르는 강에서 발견된 건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이 같은 큰빗이끼벌레의 창궐은 4대강 보 설치로 이들 강의 유속이 느려진 것과 연관이 있다는 분석이다.

한강 팔당호에는 지난 2일 ‘조류관심단계’가 발령됐고, 영산강 인근 지역도 최근 녹조류 농도가 관심 기준치에 육박하고 큰빗이끼벌레가 대량으로 번식하는 등 이상징후를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독성을 지닌 녹조, 즉 유해 남조류의 점유율이 높아지기 시작하는 보는 지난해 4개에서 올해 8개로 늘어났다.

이 같은 상황이 발생하자 환경부는 지난달 28일부터 지난 2일까지 5일간 일부 보의 수문을 개방했다. 또 주2회 이상 모니터링, 조류제거물질 살포, 녹조수거장치 투입 등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그러나 유해 남조류가 최고치를 찍은 시점에서 수문 개방은 이미 발생한 녹조를 흐트러뜨리는 효과밖에 얻지 못한다는 지적이다.

환경 전문가들은 이상 징후가 발생하기 이전에 상시적으로 수문을 개방해 강물을 흐르게 했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또 4대강 사업 이후 주요 강 곳곳에서 환경 이상 징후가 관측되면서, 강 생태 환경이 악화되고 있다는 우려와 함께 큰빗이끼벌레가 더 번식하면 먹이를 독점하게 되고 생태계 교란은 더 심각해질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정부의 조속한 조사, 체계적인 연구와 더불어 대책방안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