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아일보=유퉁의 울퉁불퉁 인생]
“정반장님 제 처가집은 대구고요. 제 스승이시자 큰형님의 고향은 포항인데요. 연세가 어떻게 되심니꺼?”
“56세요. 나 올해 정년인데 1년더 하고 있어요”
밖을 내다 보니 차가 아예 서서 움직이지 못하고 있었다. 우리들 대화는 어느새 친구들끼리 소풍가는 분위기로 바뀌었다.
“유선생 포항에 계신 큰형님이 누구요?”
“아마 잘아실 것 임니더. 싸나이 중 싸나이요 999년 만에 한분 태어나는 분. 김짜 두짜 조짜 십니더”
“뭐라꼬요? 김두조? 김회장 나 잘알지. 친구같이 막연한 사인데”
“에이 농담하지마소” 하며 그냥 넘어갈려는데 눈빛을 보니 그게 아니었다.
“유선생, 요즘도 자주만나요?”
“그럼요 제가 가슴속 한이 쌓여 미칠때마다 찾아가면 다 풀어주시는 하늘아래 둘도없는 저만의 보스요 스승님이지예. 큰형님 이심니더”
정반장은 고개를 끄덕이다가 “참 그분 대단하신 분이시지, 왜 있잖아 톱 탈랜트 L양의 남편 김두조 말이야”하며 동료 후배 형사들에게 들으라는 듯 말했다.
난 “김두조 말이야”라는 말에 머리가 팍 돌았다. 난 어름장을 놓았다.
“보소 어른신 존함 함부로 부르지 마소. 담배 한 대 피우고 가다가 형사폭행까지 추가 되기 싫소”
“유선생 미안하요. 김두조는 내 친구요”
“그래요? 핸드폰 좀 보소. 내 확인 한 번 해봐야 되겠심더”
내 습관 중 하나가 “아닌데?” 싶으면 무조건 확인사살 하는거다.
“큰형님 퉁입니더”
“응 퉁이가? 한번 안올끼가?”
“큰형님 저 지금 대마초 사건으로 연행 되가고 있슴니더. 내일 신문에 나더라도 놀래지 마이소”
“임마이기 머라카노 지금” 난 간단하게 사정을 설명했다.
“큰형님 정원태 형사님 아십니꺼?”
“누구라꼬 정원태? 와? 내를 안다카드나?”
“예, 친구분이시라든데예”
“같이 인나?”
“예 큰형님, 바꾸겠슴니더. 자요 받아보소”
난 다소 건방진 말투로 전화를 바꿔줬다.
“여보세요. 나 옛날 포항 경찰서....”
두 사람은 정말 친구같은 사이였다.
전화를 마친 후 정반장은 나를 다시 바꿔 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