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우 생산비, 미국의 ‘2배 수준’
한우 생산비, 미국의 ‘2배 수준’
  • 김가애 기자
  • 승인 2014.06.29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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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육·번식 함께하는 일관사육 체계 전환 필요
경쟁력 떨어져…사육기간 단축시켜 사료비 줄여야

[신아일보=김가애 기자] 한우고기의 가격경쟁력이 날이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 한우 농가의 비육우 생산비 증가와 축산 강국과의 잇따른 자유무역협정(FTA) 때문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한우를 사육하는 농가들의 비육우 한마리(600kg)의 생산비는 평균 543만6000원이다. 반면, 미국과 호주의 비육우 생산비는 각각 283만원, 318만원 정도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때문에 국내 쇠고기 시장에서 미국, 호주산 쇠고기는 한우고기에 비해 훨씬 낮은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다.

이처럼 차이가 극심한 이유는 뭘까? 우리 축산 농가들은 비육우 생산비가 비싼 주된 이유는 사료비와 비육밑소(송아지)라고 입을 모은다.

전남 나주에서 축산 농가를 운영하는 김모(57)씨는 “4~5개월 된 송아지의 경우, 구입비가 200만원 정도 든다. 7~8개월 된 송아지는 270~280만원 까지 가격이 오른다”며 송아지 가격에 대한 불만을 나타냈다.

그는 또 “사료비도 만만치 않다”며 “생산비의 절반 정도를 사료비가 차지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고 난색을 표했다.

그러면서 “이렇게 한우 생산비가 늘어나면, 소비자가격 역시 비싸질 수 밖에 없고 상대적으로 저가인 수입쇠고기에 비해 경쟁력을 잃는 것은 당연지사”라며 대책마련을 촉구했다.

통계청의 조사결과에 따르면, 한우 비육우의 생산비 가운데 사료비가 차지하는 비율은 2011년 39.9%, 2012년 41.6%, 2013년 45.8%로 매년 증가하고 있다.

이에 최근 농협사료는 한시적이지만 가격 인하(평균 3.1%) 조치에 들어갔다. 문제는 경쟁관계에 있는 민간업체들도 따라서 가격을 인하할 것이라고 기대했지만 아직 미동조차 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이들 민간업체는 올해 극심한 엘니뇨 현상으로 사료원료 곡물 작황이 좋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데다, 국제 곡물시장에서 원료값이 오름세를 보이는 등 사료값 인하 요인이 없는 상황에서 가격을 내릴 수 없다는 입장이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서 조사한 전국 쇠고기 소비자 가격(20일, 100g 기준)중, 한우 불고기용 3등급은 평균 2257원이다.

이에 반해 미국산 냉동 불고기용은 1531원, 호주산 냉동 불고기용은 1288원에 그친다.

이미 FTA가 타결돼 관세는 해마다 낮아지고 있고, 십 수년 후 무관세화가 되면 국내 쇠고기 시장에서 한우의 가격경쟁력은 더욱 낮아질 수 밖에 없을 터. 이에 축산농가 역시 손해를 볼 수 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그렇지 않아도 녹록치 않은 ‘살림살이’인데, 굳이 비싼 한우에 소비자의 지갑이 열리겠느냐는 것이다.

통계청 조사결과에서 우리 축산 농가는 지난해 한우 수소 한 마리를 키워 57만원의 손해를 봤다.

축산 농가의 어려움이 수치로 나타난 것이다.

이에 전문가들은 한우 비육우 생산비 중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송아지 구입비와 사료비를 낮추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를 위해 한우 암소의 번식률을 높이는 것과 동시에 비육과 번식을 함께하는 일관사육 체계로의 전환이 필요하다. 외국의 경우, 암소의 높은 번식률과 일관사육 체계의 활성화로 사육비를 절감하고 있다.

일관사육을 하게 되면 송아지를 구입하지 않아도 돼 비육만 전문으로 하는 농가보다 생산비를 크게 줄일 수 있다.

또한 현재 한우 비육우는 30개월령에 출하하는 것이 보편화 돼있다. 만약 이를 3개월만 단축시켜도 한 마리당 사료비를 눈에 띄게 줄일 수 있다.

전문가들은 우리 축산 농가의 경쟁력을 제고하기 위한 다양한 대책방안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