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교조, 박근혜 대통령 퇴진 요구 대규모 시위
전교조, 박근혜 대통령 퇴진 요구 대규모 시위
  • 주영준 기자
  • 승인 2014.06.28 0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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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외노조 철회 조치 철회 등 주장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은 27일 오후 서울 도심에서 교사 1천500여명이 참가해 법외노조 철회를 촉구하는 대규모 조퇴투쟁을 벌였다.

전교조 전국 각 지부 소속 조합원들은 이날 오전 조퇴를 하고 서울로 집결했다.

조퇴투쟁은 2006년 교원 평가제 반대 이후 8년 만이자 법외노조 판결 이후 첫 대규모 시위다.

수도권에서 조퇴한 조합원들은 먼저 오후 2시 세종문화회관 앞과 시청광장 일대에서 '전교조를 지키자'는 내용의 문구를 들고 수도권 지부 결의대회를 열고 이어 서울역까지 거리 선전전을 펼쳤다.

전교조는 오후 4시부터 서울역에서 전국교사결의대회를 열고 법외노조 철회 조치 철회·교육부 후속 조치 철회 및 교사선언 징계 중단·교원노조법 개정·김명수 교육부 장관 내정 철회,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촉구했다.

이들은 결의문에서 "전교조를 법 밖으로 밀어내는 일은 모든 노동자의 노동기본권을 무력화시키는 출발점"이라며 "참교육 전교조를 지키는 투쟁은 전교조를 넘어 우리 사회의 민주주의를 지키는 투쟁이자 모든 노동자의 노동기본권을 사수하는 투쟁"이라고 주장했다.

전교조는 또 "참교육 25년의 자랑스러운 전교조의 역사는 결코 중단될 수 없다"며 "권력의 무모한 탄압에 맞서는 과정에서 전교조를 더욱 단단히 만들 것이며 참교육의 물결을 더욱 확대해나갈 것"이라고 결의했다.

집회 참가자들은 전국교사결의대회가 끝나고 서울역→한국은행→을지로입구→종각 구간을 행진했다.

이영주 수석부위원장과 16개 시·도지부 대표단은 종로구 청운동사무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박근혜 대통령에게 전교조 법외노조 조치 철회, 세월호 참사 특별법 제정, 김명수 교육부 장관 내정 철회,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추진 중단 등을 요구했다.

이들은 청와대로 가서 박 대통령에게 항의서한을 전달하려 했으나 경찰이 1명만 허용한다며 3차 해산명령까지 내리자 항의서한 전달을 기자회견으로 갈음했다.

전교조는 "각 학교에서 교장이 조퇴원을 결재해주지 않는 경우가 많아 조합원들이 징계를 감수하고 참가했다"며 "서울 조합원 450여명 등 1천500여명이 오늘 집회에 참가한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시도별 전교조 지부가 파악한 조퇴투쟁 참가 인원은 서울 450여명 외에 경기 200여명, 인천·대구·경북·경남·전북 각 100여명, 강원 80여명, 충북 60여명, 울산 50여명 등이다.

그러나 서울시교육청이 교육부 지시로 파악한 서울지역 조퇴 신청자는 이날 오후 2시 기준으로 198명(초등 120명, 중등 25명, 고등 53명)이다.

서울시교육청과 전교조가 파악한 조퇴 신청자 수가 다른 데 대해 전교조는 "조퇴투쟁 참가자들은 조퇴 사유란에 '개인사유'나 '집회참가'라고 썼을 것"이라며 "정부가 파악한 참가자 수는 '집회참가'라고 쓴 사람에 한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교육청 등이 파악한 참가자 수를 고려하면 전교조 조합원들의 조퇴원 결재를 일선 학교장 상당수가 거부했을 것으로 보여 조퇴투쟁 조합원 상당수는 무단 조퇴를 했을 가능성이 크다.

앞서 검찰과 경찰은 전교조의 집단행동이 국가공무원법 위반 및 형법상 업무방해에 해당한다고 보고 관련자들을 법에 따라 엄정 조치키로 했다.

교육부는 지난 23일 시·도교육청 교육국장 회의를 열고 "전교조의 대정부 투쟁이 아이들의 수업권 및 학습권을 침해할 것으로 우려된다"며 엄정 대응 원칙을 밝혀 참가 교사에 대한 대규모 징계 가능성도 있다.

전교조 하병수 대변인은 "아이들의 수업에 지장을 주지 않으려고 학교별 참여 인원을 2명 이내로 조정해 문제 될 것은 없다"며 "교사에게는 조퇴나 연가가 권리로 보장되는 만큼 조퇴 투쟁 참가자들에 대한 정부의 징계 방침은 부당한 탄압"이라고 주장했다.

전교조 조합원 1천200여명은 오후 6시 종각에서 노동·시민단체 회원 등이 함께하는 '교사시민결의대회'에 합류해 집회를 이어가다가 오후 8시께 자진 해산했다.

전교조는 7월 12일에도 전국교사대회를 열고 대정부 투쟁에 나설 계획이다.

한편 보수 성향 학부모 단체인 자율교육학부모연대·좋은학교만들기학부모모임·바른교육권실천행동 등은 이날 김정훈 전교조 위원장과 조퇴투쟁에 참여한 조합원을 국가공무원법 및 업무방해 혐의로 서울서부지검에 고발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