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 개업준비 바쁜데 사복형사 3명이 찾아와
(17) 개업준비 바쁜데 사복형사 3명이 찾아와
  • 신아일보
  • 승인 2014.06.23 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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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9년 11월21일,'나쁜 담배' 피워 경찰서로

[신아일보=유퉁의 울퉁불퉁 인생]

 

그러던 어느날 현이가 날 찾아와서 이렇게 하소연을 늘어놓았다.

“형님 힘듭니다.잠도 못이루고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요”

나는 이 친구는 여간 해서 말을 잘 안하는 친구인데 큰일이구나 싶었다.

“술을 한잔씩 하고 풀어뿌라”

“형님 속이쓰려서 더 이상 술도 못 먹겠는데요”

“현아 참 심각한 현상이다”

난 이걸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이 되었다. 그러다 하동시장에서 싸놓은 삼씨껍질 생각이 났다.

“잠이 안오거나 스트레스 풀 때 한번씩 피워보래이”

이게 말썽이 됐다. 이 친구는 이걸 자랑스럽게 피우다 경찰에 걸려 구속 되었다.

그리곤 취조하는 과정에서 순순히 “유퉁씨가 좋아하는 형님이신데 형님께서 줬습니다”하고 진술했다.

퇴촌도깨비나라 개업준비에 정신없던 어느날 3명의 사복 형사가 퇴촌 국밥집으로 찾아왔다.

“유퉁씨 대마초 피웠죠”

“누가 그러던가요“

”현이라는 동생 아시죠”

“네”

난 치사하게 구는 스타일이 아니다.

형사는 의외라는 듯 눈을 동그랗게 떴다. 혹시 내가 반항하든지 도망칠가봐 잔뜩 긴장하고 왔는데 너무 순순히 자백하니 이상한 모양이었다. 난 너스레를 떨었다.

“우리집 국밥맛이나 보고 갑시더. 배가 몹시 고픕니더. 저 추즙게(치사하게) 잔머리 굴리는놈 아니니 걱정 마세요”

난 큰아들 호걸이에게 식사 준비를 시키고 대박이와 식이에게 차분하게 말했다.

“현이가 내가 준 나쁜 담배로 구속 되었단다. 나 역시 나쁜 담배를 피웠는데 이것 때문에 경찰서 가야 하니 큰 고모님께 빨리 연락좀 해라”

99년 11월21일이었다. 그날은 정말 더럽게 추웠다. 평소 속내의를 잘 입지 않지만 속내의까지 챙겨입고 제일 두꺼운 무스탕 바바리를 입고는 형사들과 함께 차를 탔다.

마침 그날은 토요일이라 놀러나온 나들이객 때문에 차가 엄청 막혔다.

자연 형사들과 대화가 오갔다.

나를 잡아가던 형사 중 정반장님이라고 있었는데 그의 말투를 가만히 들어보니 경북억양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