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안전부실 공공기관에 철퇴…낙제 지난해 2배
실적·안전부실 공공기관에 철퇴…낙제 지난해 2배
  • 온라인 편집부
  • 승인 2014.06.19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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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선박검사 소홀 선박안전기술공단 A→E 등급 추락
▲ 이석준 기획재정부 2차관(왼쪽에서 네번째)이 18일 오후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열린 2013년도 공공기관 경영실적 평가결과 브리핑에서 평가 기준과 각 기관의 성적을 발표하고 있다.

기획재정부가 지난해 공공기관 경영실적을 평가한 결과, 기관들의 전반적인 성적이 2012년보다 크게 후퇴한 것으로 나타났다.

'낙제점'인 D, E 등급을 받은 기관이 1년 전보다 배 가까이 늘어난 반면, 우수한 성적인 S와 A 등급을 받은 기관은 크게 줄었다.

경영평가단은 이번 평가에서 국민안전을 해칠 수 있는 위험 요인을 만든 기관에 '철퇴'를 날렸다. 이 때문에 세월호 선박 검사를 소홀히 한 선박안전기술공단의 성적이 최하위 등급으로 추락하는 등, 국민 안전 관련 기관에는 된서리가 몰아쳤다.'

◇'낙제점' D·E등급 2배 늘고 '우등생' S등급 한곳도 없어

기획재정부가 18일 발표한 '2013년 공공기관 경영실적 평가결과'를 보면 최고 등급인 S등급을 받은 기관은 단 한 곳도 없었다. 그다음 등급인 A등급(우수)도 2곳에 불과했다.

반면 꼴찌인 E등급(매우 미흡)은 2012년 7곳에서 지난해 11곳으로 늘었다. D등급(미흡)도 전년도 9곳에서 지난해 19곳으로 늘어났다.

전체 공공기관 117개 중 무려 25.6%인 30곳이 해임 건의 대상이 될 수 있는 '낙제점'인 D·E등급을 받은 것이다. 이는 지난해 낙제 기관 수(16곳)의 배에 가깝다.

이처럼 공공기관 성적이 추락한 데에는 세월호 사고 등을 계기로 국민 안전 관리 등 공공기관의 사회적 책무 등에 대한 평가가 강화된 영향이 크다.

경영평가단은 선박안전기술공단과 울산항만공사, 한국수력원자력 등에 대해 안전 관리가 미흡하다는 점 등을 들어 E등급을 부여했다.

예년보다 안전 관리 부분이 평가 과정에서 상대적으로 강조되긴 했지만, 공공기관들의 경영성과 자체도 부진해진 것도 성적 추락의 주요 원인이다.

특히 부채 과다 및 방만경영기관으로 꼽힌 30개 중점관리대상 공공기관의 지난해 성적은 형편없다. 전년도보다 평가등급이 오른 곳은 한국장학재단 등 4곳밖에 없다. 6개 기관은 전년 수준 유지, 20개 기관은 전년보다 하락했다.

◇안전소홀·파업·국민불편 초래 기업 된서리

세월호 참사로 안전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면서 국민 안전에 위험 요인을 유발하거나 파업 등으로 국민 불편을 가져온 공공기관은 된서리를 맞았다.

지난해 평가에서 우수를 의미하는 A를 받은 선박안전기술공단은 세월호 부실 검사 등으로 낙제를 의미하는 최하위 등급인 E로 4계단 추락했다. 주요 사업의 실적 부진으로 적자로 돌아선 데 이어 세월호에 대한 선박검사에 주도적으로 참여했지만 불법 증축의 위험성을 지적하지 못한 점이 평가에 반영됐다.

경영평가단은 선박안전기술공단에 대해 안전 검사 주무 기관으로서의 사회적 책임을 엄중하게 평가했다고 밝혔다.

울산항만공사도 재무관리 시스템 체계화 필요, 경영성과급 차등 지급 실적 저조 외에 액체 위험물을 다량으로 취급하지만 항만운영상 안전관리에 대한 노력이 미흡했다는 이유로 E등급을 받았다.

인천항만공사 역시 항만 운용사업에 대한 중장기적 대책이 미흡하고 안전 관리 역량을 높이는 노력이 부족해 지난해보다 2계단 낮은 C등급을 받았다.

한국철도공사는 합리적인 노사관계 구축에 실패하면서 최장기 파업이 발생해 C등급(보통)에서 최하위 등급인 E로 떨어졌다.

한국수력원자력은 원전부품 납품 비리에 이은 원전 정지 사태로 대규모 적자를 기록해 D등급에서 E등급으로 떨어졌다.

남부·남동·동서·서부·중부 등 5개 발전자회사는 순이익이 감소해 등급이 지난해보다 내려갔다.

거액의 연봉과 높은 복지 수준 때문에 '신의 직장'으로 불리는 한국거래소는 보수 및 성과관리, 노사관리 부문의 실적이 미흡하고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전산장애에 대한 사전 대비가 미흡해 지난해 D등급보다 한 단계 낮은 낙제점(E등급)을 받았다.'

◇내년 인사조치 기관장 늘어날 수도

전반적인 평가는 좋지 않았지만 해임 건의나 경고 조치 대상에 오른 기관장은 많지 않았다. 임명 기간이 6개월 미만인 기관장이 많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들 기관장이 경영 실적을 향상시키지 못하면 내년 평가에서 인사 조치 대상자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번 평가 결과에서 E등급을 받거나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D등급을 받은 14개 기관의 기관장은 원칙적으로 해임 건의 대상이지만 이 중 12개 기관의 기관장은 임명 기간이 6개월 미만이어서 제외됐다.

이에 따라 E등급을 받은 울산항만공사의 박종록 사장과 2년 연속 D등급을 받은 산업기술시험원의 남궁민 원장 등 2명이 해임 건의 대상에 올랐다.

기관장 경고 조치 대상도 원칙적으로 16개 기관이지만 조인국 한국서부발전 사장 등 10명은 임명 기간이 6개월 미만이어서 제외됐다.

하지만 임명 기간이 6개월 이상이면서 D 등급을 받은 김선규 대한주택보증 사장 등 6명은 경고 조치를 받게 됐다.

정부는 오는 3분기 말에 공공기관 정상화 실적 점검을 실시해 인센티브와 제재 등의 조치를 할 예정이어서 공공기관장들은 긴장을 늦출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표> 2013년도 공공기관 경영실적 평가 결과

등급

공기업(30개)

준정부기관(32개)

 

강소형기관(55개)

S

 

 

 

A(2개)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1개)

한국교육학술정보원(1개)

B(39개)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한국도로공사,한국수자원공사,한국조폐공사(4개)

공무원연금공단,교통안전공단,국립공원관리공단,국민건강보험공단,국민연금공단,근로복지공단,기술신용보증기금,대한지적공사,신용보증기금,한국가스안전공사,한국농어촌공사,한국산업인력공단,한국전기안전공사,한국주택금융공사(14개)

국토교통과학기술진흥원,농림수산식품기술기획평가원,농업기술실용화재단,에너지관리공단,영화진흥위원회,정보통신산업진흥원,한국과학창의재단,한국광해관리공단,한국노인인력개발원,한국디자인진흥원,한국문화예술위원회,한국보건복지인력개발원,한국산업기술진흥원,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한국소비자원,한국시설안전공단,한국연구재단,한국인터넷진흥원,한국장학재단,한국청소년활동진흥원,한국환경산업기술원(21개)

C(46개)

부산항만공사,인천국제공항공사,인천항만공사,한국감정원,한국공항공사,한국광물자원공사,한국남동발전(주),한국남부발전(주),한국마사회,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한국석유공사,한국전력공사,해양환경관리공단(13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예금보험공사,중소기업진흥공단,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한국무역보험공사,한국보훈복지의료공단,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한국자산관리공사,한국장애인고용공단,한국철도시설공단,한국환경공단(11개)

국제방송교류재단,농림수산식품교육문화정보원,독립기념관,(재)우체국금융개발원,중소기업기술정보진흥원,축산물안전관리인증원,축산물품질평가원,한국고용정보원,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한국산업단지공단,한국석유관리원,한국소방산업기술원,한국승강기안전관리원,한국승강기안전기술원,한국언론진흥재단,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한국우편사업진흥원,한국임업진흥원,한국정보화진흥원,한국청소년상담복지개발원,한국콘텐츠진흥원,한국해양수산연수원(22개)

D(19개)

대한주택보증(주),여수광양항만공사,한국관광공사,한국동서발전(주),한국서부발전(주),한국중부발전(주),한국지역난방공사,한국토지주택공사 (8개)

국민체육진흥공단,도로교통공단,사립학교교직원연금관리공단,우체국물류지원단,한국원자력환경공단(5개)

한국보건복지정보개발원,한국보건산업진흥원,한국산업기술시험원,한국세라믹기술원,한국예탁결제원,한국전력거래소(6개)

E(11개)

대한석탄공사,울산항만공사,한국가스공사,한국수력원자력(주),한국철도공사 (5개)

한국거래소 (1개)

선박안전기술공단,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한국기상산업진흥원,한국수산자원관리공단,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 (5개)

< 기관 평가결과 등급 분포 >(단위: 개)

구 분

기관수

S

A

B

C

D

E

’13년

117

-

2

39

46

19

11

(100%)

(-)

(1.7%)

(33.3%)

(39.4%)

(16.2%)

(9.4%)

 

ㆍ공기업

30

-

-

4

13

8

5

 

ㆍ준정부기관

32

-

1

14

11

5

1

 

ㆍ강소형기관

55

-

1

21

22

6

5

’12년

111

-

16

40

39

9

7

(100%)

(-)

(14.4%)

(36.0%)

(35.1%)

(8.1%)

(6.3%)

   <해임건의 대상 기관장 >

기 관

성 명

임명권자

임명일

ㆍ울산항만공사

박종록

해양수산부장관

2011.12.12

ㆍ한국산업기술시험원

남궁민

산업통상자원부장관

2011.06.03

①E등급 기관중 기관장 임명기간이 6개월 미만인 기관

1

ㆍ한국가스공사

장석효

2013.7.26.

2

ㆍ대한석탄공사

권혁수

2013.9.23.

3

ㆍ한국수력원자력㈜

조 석

2013.9.26.

4

ㆍ한국거래소

최경수

2013.10.1.

5

ㆍ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

김무환

2013.10.1.

6

ㆍ한국철도공사

최연혜

2013.10.2.

7

ㆍ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이일규

2014.1.1.

8

ㆍ한국수산자원관리공단

강영실

2014.1.7.

9

ㆍ한국기상산업진흥원

이희상

2014.4.1.

10

ㆍ선박안전기술공단

공 석

-

②2년 연속 D등급 기관중 기관장 임명기간이 6개월 미만인 기관

1

ㆍ우체국물류지원단

유천균

2013.11.4.

2

ㆍ한국원자력환경공단

이종인

2014.1.6.

  < "경고" 대상 기관장 (가나다 순) >

NO

기 관

성 명

임명일

1

ㆍ대한주택보증㈜

김선규

2012.1.9.

2

ㆍ한국동서발전㈜

장주옥

2012.11.8.

3

ㆍ한국세라믹기술원

김 민

2012.5.7.

4

ㆍ한국전력거래소

남호기

2011.11.14.

5

ㆍ한국중부발전㈜

최평락

2012.7.16.

6

ㆍ한국토지주택공사

이재영

2013.6.10.

< “경고” 대상 기관장 중 임명기간이 6개월 미만인 기관(임명일 순)>

NO

기 관

성 명

임명일

1

ㆍ한국서부발전㈜

조인국

2013.9.23.

2

ㆍ한국예탁결제원

유재훈

2013.11.28.

3

ㆍ한국지역난방공사

김성회

2013.12.18.

4

ㆍ한국보건복지정보개발원

원희목

2013.12.26.

5

ㆍ여수광양항만공사

선원표

2014.1.10.

6

ㆍ사립학교교직원연금관리공단

김화진

2014.2.21.

7

ㆍ한국보건산업진흥원

정기택

2014.3.3.

8

ㆍ국민체육진흥공단

이창섭

2014.4.4.

9

ㆍ한국관광공사

변추석

2014.4.4.

10

ㆍ도로교통공단

신용선

2014.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