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대학] “대기과학의 파수꾼을 키워낸다”
[날씨&대학] “대기과학의 파수꾼을 키워낸다”
  • 온케이웨더
  • 승인 2014.06.16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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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대기과학과 순례 ① 국립공주대 대기과학과
 
어느 때보다 기상이변과 기후변화가 우리들의 삶에 큰 변수가 되고 있다. 전국에 산재한 7개 대학의 대기과학과 교수들과 학생, 연구원들은 어떤 생각과 행동으로 이에 대비하고 있을까. 이들은 이제 일상의 날씨는 물론 기후변화 등 대기과학과 관련된 굵직한 주제들에 대해서도 전에 볼 수 없던 학문적인 열정을 쏟고 있다. 국내의 7개 대기과학과를 차례로 순례하며 그들의 활약상을 소개한다. <편집자 주> 
 
 
21세기는 기상이변과 기후변화가 전 세계적인 이슈로 충분히 각인된 시대다. 특히 기후변화가 국가의 경제, 사회, 산업 등 모든 분야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쳐 국가의 명운을 좌우하는 최초의 세기가 될 것이란 전망까지 나와 있다. 이에 따라 최근 IPCC(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에서는 기후변화 과학의 활성화는 물론 기후변화의 영향·적응·취약성·완화 등에 관한 체계적인 연구와 대응 방안도 모색하고 있다.
 
덥거나 춥거나, 맑거나 비가 내리는 등 하루하루의 날씨는 매번 다르다. ‘찌는 듯한 폭염’, ‘혹독했던 겨울’ 등 어떤 해는 예년보다 심한 기상이변을 남기고 지나간다. 바로 이 같은 날씨변화와 기상이변을 가져다주는 구름, 비, 바람 등 대기에서 일어나는 모든 자연현상을 다루는 학문이 ‘대기과학’이다. 국내 대기과학과는 ▶강릉원주대 ▶경북대 ▶공주대 ▶부경대 ▶부산대 ▶서울대 ▶연세대 등 총 7군데가 있다.
 
특히 올해 ‘세계 기상의 날’(3월 23일) 캐치프레이즈는 ‘기상·기후·청소년’이었다. 청소년부터 대학생까지 모두는 향후 대기과학 분야의 주역이며 기후 대응을 주도해야 하는 인적 자산이라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날씨 전문매체 온케이웨더에서는 대기과학의 중요성을 조명하고 미래 대기과학도들을 위해 국내 대기과학과를 소개한다.
 
그 첫 번째로 중부권에 유일하게 있는 국립공주대학교 대기과학과를 최근 탐방했다. 다음은 공주 캠퍼스에서 김맹기 학과장(48·교수)을 만나 나눈 일문일답이다.
 
■ 대기과학이란 무엇인가요?
“지구 대기의 운동과 물리적, 화학적 상태를 연구해 대기의 질서와 법칙을 밝히는 자연과학의 한 분야입니다. 대기 중에서 일어나는 현상을 연구하는 학문이라고 보면 이해하기 쉽겠네요. 최근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지구환경에 대한 이해와 보존의 필요성이 급속하게 확산되고 있는 점에 미뤄볼 때 향후 대기과학의 중요성은 더욱 부각될 것이 확실합니다. 대기과학이 다루는 문제는 매우 광범위하지만 기상현상의 본질 이해와 예측 문제, 기상이변이나 지구온난화와 관련된 기후변화 문제, 대기환경 오염과 보존에 관한 문제 등으로 크게 나눌 수 있습니다. 특히 전 세계적인 관측과 감시 체계가 요구되기 때문에 다른 학문에 비해 국제적 교류와 공동연구가 활발한 점이 특징이고요.”
 
■ 지역 관측에서 국제교류까지 연구영역이 넓군요.
“세계 모든 국가가 지상 및 상층 관측망을 통해 대기를 동시에 관측, 감시하고 있고 자료 또한 공유하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기상레이더, 기상위성 등 첨단장비가 사용되고요. 또 이렇게 축적된 방대한 자료를 처리하는 데는 고가의 수퍼컴퓨터도 필요합니다. 과거 대기과학과는 주로 일기나 기후에 국한됐었죠. 하지만 최근엔 과학기술의 급속한 발전과 사회적 요구에 따라 대기환경, 고층 및 행성대기, 대기화학 및 생물학, 기후 및 계절 예측까지 그 영역이 확장되고 있는 추세입니다.”
 
 
■ 공주대 대기과학과는 언제, 어떻게 생겼나요?
“1990년대 중부권과 호남권에는 대기과학과가 설치된 대학이 없었습니다. 당시 공주사범대학이 종합대학교로 확대 개편되면서 자연과학대학이 설치됐어요. 그 일환으로 지난 1993년 9월 중부권 유일의 대기과학과 설치인가를 받았습니다. 그때 공주사범대학 지구과학교육과 교수님 중 기상학을 전공한 교수 2명이 초창기 대기과학과의 기초를 세워 현재의 모습을 갖추게 됐습니다. 이듬해인 1994년 3월, 제1회 학사과정 학생들이 입학하면서 대기과학과가 출범했으며 올해로 21년째를 맞았습니다. 특히 작년 가을 ‘20주년 홈커밍데이’를 통해 그동안의 역사를 되돌아보고 졸업생과 재학생들이 만남의 장을 가졌습니다.” 
 
■ 현재까지 졸업생은 몇 명이죠?
“올해 2월 기준으로 학부 과정을 마친 졸업생은 532명이고, 지난 20년간 석·박사 과정을 마친 졸업생은 80여 명에 이릅니다.”
 
■ 졸업 후 진로는 어떤 곳들인가요.
“기상청, 국립기상연구소, APEC 기후센터, 한국형수치예보모델개발사업단, 한국기상산업진흥원, 한국해양과학기술원 등 전공과 관련된 여러 기관에 취직했습니다. 이외에도 기상 관련 회사나 IT 회사 등에서 기상산업과 기상기술 개발 역할을 수행하고 있기도 하고요.”
 
■ 졸업생들의 진로를 좀 더 구체적으로 알고 싶어요.
“학부 졸업생은 대부분 기상청이나 기상관련 회사 취업을 선호합니다. 실제로도 기상청에 많은 졸업생들이 근무하고 있습니다. 최근엔 많은 기상관련 회사들이 석사급 인력을 선호하면서 점차 석사급 이상 졸업생들이 기상관련 회사나 연구소 등에 취업하는 경향이 늘고 있습니다. 현재 APEC 기후센터, 한국형수치예보사업단, 국립기상연구소 등 대기과학 관련 분야뿐만 아니라 국내외의 다양한 분야로 진로를 확대해 가고 있고요. 최근 행정안전부에서 시행한 민간경력자 채용에서 5급 사무관으로 임명된 졸업생이 배출되기도 했습니다.”
 

 
■ 현재 학과 정원과 남녀 비율은 어떻습니까?
“2014년 5월 현재, 학부생 182명 중 남학생 102명(56%) 여학생 80명(44%)입니다. 초창기 입학 정원은 30명이었으나 대학의 구조개편 과정에서 지구환경과학과군으로 개편되며 정원이 40명으로 늘어나기도 했습니다. 최근에는 다시 대기과학과로 분리되면서 인원조정을 거쳐서 현재 입학 정원은 36명입니다. 초창기부터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여학생이 50%를 넘었지만 최근 들어 남학생 비율이 증가하고 있는 추세입니다.”
 
■ 가장 최근의 학부생 진로도 궁금합니다.
“최근 학부 졸업생들은 여전히 기상청 공무원을 선호하고 있지만 순수 전공 관련 기관이 아닌 유관기관 등 다양한 분야로의 진출에 상당한 관심을 갖고 있어요. 특히 전공 관련 창업에 관심 있는 졸업생들이 우선적으로 IT 관련 업종에 취업을 하고 후에 창업을 모색하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공군기상단의 기상 및 기후관련 군무원, 외국계 기상회사, 일본 등 타국 대학원 진학 등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습니다.”
 
■ 공군기상장교 출신들의 대학원 진학도 많죠.
“지난 2002년 6월 11일, 공주대학교와 공군 제73기상전대(현 공군기상단)간 학·군 교류 협정이 체결됐어요. 이후 2010년 6월 4일 협정 내용이 일부 갱신됐습니다. 그동안 학군 교류의 일환으로 준주기적인 간담회를 개최해 상호 협력 방안을 논의했으며, 세미나 공동 개최 등 학·군 교류 강화에도 힘써 왔습니다.”
 
■ 대전기상청과는 MOU를 맺었다면서요.
“2001년 2월 16일 공주대-기상청 상호 협력을 위한 약정, 2006년 9월 12일 공주대 현장학습을 위한 협조 요청 등에 근거해 지난 2007년~2011년 2주간 현장실습, 2012년 이후 4주간 현장실습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기상청은 공주대의 요청으로 대학교에서 자칫 부족하기 쉬운 일기도 실습 등에 대한 밀도 있는 교육을 제공해 학생들의 큰 호응을 얻고 있어요.”
 
  
 
 
■ 공주대 만의 차별성 또는 특이성이 있다면?
“기상관측, 청년취업 아카데미, 특별관측 및 실험, 현장탐사 및 견학, 특강 등 차별화된 여러 가지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특히 백엽상이 비치된 노장에서의 관측은 매우 이색적입니다. 현재 전국 대기과학 관련학과 중 유일하게 공주대 대기과학과에서는 정기적인 관측을 학생들이 주도해 실시하고 있는데요. 현재 학기 중 1일 4회 관측을 실시하고 있으며, 1회 관측 시 2인이 한 조를 이룹니다. 관측한 정보는 기록지 및 홈페이지를 통하여 정리해 기록으로 남기고 있습니다. 특히 공주대 대기과학과에서 현재와 같은 관측이 정기적으로 꾸준하게 이뤄지고 있는 것은 소선섭 교수의 굳은 의지와 열정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것입니다. 폭우가 쏟아지거나 세찬 바람이 불어도 매주 월요일 오전 9시면 노장에서 학생들에게 관측 교육을 빠지지 않고 진행하는 것만으로도 그 사실을 알 수 있죠.”
 
■ 학과장으로서 하고 싶은 말씀이 있으시다면.
“최근 폭염, 폭우 등의 극한 기상 현상들이 빈번해 지면서 기후변화로 인한 재해 가능성도 더 높아지고 있습니다. 대기과학자의 역할이 그 어느 때 보다 중요해졌다는 얘기죠. 매일 매일 지상, 고층, 인공위성 등을 통해 새로운 관측 자료가 축적되고 IT나 슈퍼컴 등의 발달로 더 빠른 시간에 더 많은 정보를 가공할 수 있게 됐죠. 그에 따라 수요자는 수요자대로 더 정확하고 더 많은 정보를 요구하게 됐습니다. 이처럼 앞으로 다양한 분야에서 대기과학자의 전문성이 더욱 필요해졌기 때문에 대기과학 그 자체를 충실히 공부한 전문 인력이 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대기과학에 대한 기본이 충실하게 탄탄하게 확보된 후에는 본인의 관심사에 따라 다양한 관련 파생분야에 관심을 갖고 그 쪽으로 진출하는 것도 매우 중요해 졌습니다. 이는 대기과학 분야의 확장이라기보다 관련 분야의 발전을 위해 필요한 일이고 결과적으로 국익에도 도움이 되기 것이기 때문일 겁니다. 향후 많은 인재들이 국내외의 다양한 곳에서 대기과학과 관련된 새로운 분야를 창출해 나갔으면 좋겠습니다.”

 
  
 
 
 

정연화 온케이웨더 기자 lotusflower@onkweath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