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전하술 우리자연 홀딩스 대표 인터뷰
(5) 전하술 우리자연 홀딩스 대표 인터뷰
  • 주장환
  • 승인 2014.06.11 1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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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기술 융합을 통해 먹을거리 안전에 기여하겠습니다

 
농산물 생산에서 유통까지 전 과정 안전성 높여
중국 등에도 진출…생산자·소비자 모두가 만족

전하술 우리자연 홀딩스 대표에게 지난 2월 24일은 그 어느 때 보다 뜻 깊은 날이었다. 이 날은 2014년 3개 부처(농림수산식품부 산업통산자원부 중소기업청)의 합동 대통령 업무보고가 있는 날이었다.

그는 ‘산업과 농촌의 소득을 통한 새로운 기회창출’ 제하의 보고에서 IT 기술을 이용한 성공사례자로 선정돼 발표하는 기회를 가졌다.

전 대표는 일목요연하게 자신의 사업을 설명했다. “저희 회사는 친환경 농수산 식품에 IT 기능을 활용해서 생산에서 물류까지 가는 전 과정을 실시간으로 점검하는 시스템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 시스템을 유-푸드시스템이라 부릅니다…. ”

그의 차근하고 명료한 설명이 끝나자 모두들 공감한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옆 자리에 앉아 전 대표를 지켜보며 경청하던 박근혜 대통령은 현장의 목소리를 잘 들었다고 칭찬하면서 특히 우리 자연 홀딩스가 IT 기술 융합을 통해 먹을거리 안전에 기여한 점을 높이 평가했다. 전 대표로서는 그간의 피로가 싹 풀리는 하루였다.

▲ 우리자연홀딩스의 사업에 대해 이야기하는 전하술 대표. 그의 꿈은 안전한 먹을거리를 모든 사람들에게 제공하는데 있다.

최근 식재료 생산자와 소비자 사이에 다양한 식품산업, 즉 식품제조업 및 유통업, 외식산업 등이 중간에 끼게 됐다. 이는 과거 농촌시대와는 또 다른 식품 안전에 대한 우려를 낳고 있다.

우리는 소수 지역에서 대규모로 식량을 생산해 다른 지역으로 운송하는 것을 효율적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지만 이러한 식량 체계는 지속 불가능하다. 이는 엄청난 에너지를 필요로 하며, 환경오염을 초래할 뿐 아니라 안전한 먹을거리를 보장하지도 못하는 것이다.

식료품 소비가 대형마트의 가공식품을 중심으로 이루어지는 현실은 산업형 농업의 단면을 보여주는데 공장식 축산으로 미국의 항생제 70%가 가축에 사용되고 있다. 또 지난 100년간 농업부문의 생물 다양성은 유럽에서 75%, 미국에서 93% 감소했다.

따라서 식재료 문제는 단순히 농업문제로만 취급해서는 안된다. 다시 말해 생산, 가공, 유통, 소비라는 총괄 시스템으로 통제돼 소비자들에게 건강한 먹을거리를 제공하는 업체가 필요하다.

우리 자연 홀딩스가 바로 그런 기업이다. 이 회사는 IT 기술을 접목하여 농산물과 친환경 가공식품 제조 및 유통 등을 수행하고 있다. 특히 농산물 생산에서 유통까지 전 과정에 센서노드나 전자태그(RFID) 등을 장착, 안전성을 높이는 유-푸드시스템을 보유하고 있다.(유-푸드시스템 흐름도 사진 참조) 이를 기반으로 두부, 장류 등 친환경 가공식품을 서울과 수도권 지역 학교급식용으로 공급하고 있는데 중국에 까지 진출했다.

전 대표는 “보통 생산자에서 소비자에게 까지 전달되는 과정에서 유통마진과 물류비용이 판매금액의 80%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이는 생산자와 소비자 모두가 만족하지 못하는 결과를 가져와요. 그런데 이 과정을 줄이면 모두가 만족할 수 있겠죠. 저희 회사는 특히 계약재배를 할 경우 유통과정을 압축시켜 생산자가 ‘농사지을 맛’이 나도록 하는 구조 즉 이익이 많아지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습니다. 실제 판매금액의 61.3%를 생산자가 가져가고, 나머지 39.7%는 유통비용 및 마진이 됩니다.”고 설명했다.

■ 유푸드시스템 도입

생산자와 소비자 사이의 중간상인의 활동은 그리스의 아테네 시대와 로마시대에서도 나타난다. 이는 중세에 도매상 거래의 발달을 가져오면서 수수료상과 중개상의 출현을 가져온다. 우리나라에서도 신라의 경주에 개설된 시장에서의 상거래 질서와 운영을 감독하기 위해 동시전(東市典)이란 관청을 세웠던 것을 보면 건전한 유통 질서는 늘 골칫거리였음에 틀림이 없다.

▲ 유-푸드시스템 흐름도.

요즘 유통기구의 대형화 및 능률화를 통한 유통 경로의 단축화, 고생산성화가 일반적이다. 그러나 여전히 생산과 소비의 유기적인 유통구조의 개선은 더디다. 그런 점에서 우리자연 홀딩스의 시스템은 작지만 큰 걸음으로 보인다.

지난 6·4 지방선거 때 정몽준 후보와 박원순 후보 간에 농약 급식이 논쟁이 일어난 일이 있다. 정 후보는 감사원 보고서를 인용, 친환경 농산물에 농약이 포함되어 있다면서 공격했고 박 후보는 논박 끝에 서울시 친환경유통센터를 거쳐 학교에 납품된 식자재 중 잔류 농약이 있었을 가능성을 인정했다.

농약 잔류량이 검출돼서는 안 될 친환경 농산물 인증 무농약 깻잎에서 0.009마이크로그램의 농약이 검출됐으며 농약잔류허가치가 0.5마이크로그램을 넘어서는 안 될 일반 깻잎에서 0.1053 마이크로그램을 초과한 농약이 검출된 것이다.

이 논쟁을 지켜보던 시민들은 혼란에 빠졌다. 아이들에게 농약이 든 음식을 공급했다는 이야기에 놀란 것이다. 그래서 전 대표에게 물었다.

“전문가로서 해주실 말씀이 있으신 것 같은데요? 어찌됐던 농약이 나오는 건 문제 아닌가요?”
“그렇죠. 농약이 나오면 안돼죠. 그러나 유기농과 친환경 농산물에 대해 좀 더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래요? 간단하게 설명해 주시죠.”

전 대표는 일반적으로 유기농을 친환경 농산물의 통칭으로 부르고 있지만 유기농 농산물은 친환경 농산물의 한 종류라고 말했다. 환경 농산물 안에 유기농농산물, 무농약농산물, 저농약농산물이 포함돼 있다는 것이다.

저농약 농산물은 일반농 대비 50% 이하의 농약을 사용한 것을 말하고, 무농약 농산물은 농약은 사용하지 않고 화학비료를 사용한 것이다. 그리고 유기농 농산물은 농약과 화학비료를 모두 쓰지 않고 기른 것을 말하나 유기농이라고 해서 농약이 전혀 없는 것은 아이다. 작물의 농약 성분이 일반 농산물 대비 0~0.05% 까지는 유기농산물로 인정된다.

유기농이든 친환경 농산물이든 약간의 농약이라도 검출되는 것은 여러가지 이유가 있다고 한다. 특히 생산과정에서 농약이 전혀 검출되지 않았다 하더라도 유통과정에서 농약이 묻을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일방적인 매도는 무리라는 것.

전 대표는 “무조건적인 단속이나 징벌만으로 해결되기 어려운 문제”라면서 문제점이 무엇인지 정밀하게 분석하고, 보다 근본적인 해결책을 찾으려는 자세가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즉 센서노드나 RFID등을 활용하여 안전한 먹을거리를 확인해 내는 작업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인간이 농사를 시작하던 때부터 유기농법을 사용해 왔다. 지렁이 농법이나 우렁이 농법, 오리농법 등이 그것이다. 어쩌면 인간은 원시시대부터 거름을 쓰면 더 많은 수확을 거둘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았는지도 모른다.

괴테의 이탈리아 여행기에는 이런 내용이 나온다.

(전략)“네아펠 근처의 밭은 채마밭이었다. 장이 설 때마다 여러 가지 채소들을 내가고, 남아도는 야채와 음식물 쓰레기는 밭에 갈아엎어 거름을 만드는 광경은 참으로 보기 좋았다. 콜리플라워, 브로콜리, 아티초크, 양배추, 상추, 마늘 등의 소비량이 특히 많았으므로 이들 야채의 잎사귀며 줄기가 쓰레기의 대부분을 차지했다. 한편 야채를 내다 팔려는 경쟁은 아주 치열했다. 당나귀 등에 매단 두 개의 바구니를 가득 채우고도 부족해서 당나귀 등에도 마치 곡예를 하듯 야채더미를 쌓아 올린다.”(하략)

전 대표의 꿈도 이와 다르지 않다. 그가 말하는 친환경이란 이탈리아 농촌이나 우리나라의 엣농촌에서 해오던 풍경과 유사하기 때문이다. 단지 그것을 현대적 과학기술을 사용해 좀 더 청결하고 안전하며 영양성분 손실을 줄일 수 있도록 하느냐에 있는 것이다.

▲ 전하술 대표는 시간이 날 때 마다 아이디어를 현실화 시키려 노력한다. 산을 좋아하는 그는 낚시도 친환경적으로 한다.

■ 장량 지혜 배워야

현재 경기도 이천에 건설 중인 약 1만3000㎡ 규모의 ‘친환경 가공복합단지’는 이런 그의 꿈을 현실화 시켜주는 통로다. 첨단 단열공법을 이용하는 이 복합단지는 에너지 낭비를 최소화하도록 꾸며져 있으며 대부분의 에너지에 태양열이나 지열 등 신재생 에너지와 스마트그리드 방식을 적용하고 있다. 이곳은 식생활 체험 학습장으로도 활용이 가능하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에게 살아있는 교육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전 대표가 이렇듯 친환경 쪽에 익숙한 것은 그가 살아온 지난 삶의 행적에서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 그는 대학에서 사학을 전공했다. 대체적으로 사학을 전공하는 사람들은 우리의 땅과 자연 그리고 스쳐 지나간 역사의 인물들에 관심이 많다.

이런 데 관심이 많다보면 자연히 산과 강 그리고 바다를 자주 찾게 되고 자연을 숭앙하게 된다. 세계적인 자연주의자들 대부분 산과 강에서 삶의 궤적을 그리고 있는 것만 보더라도 이 말이 틀린 말은 아닐 것이다.

과연, 그는 산을 좋아했다. 지리산 등정만 20번 이상 했으며 낚시 그 중에서도 환경을 손상시키지 않고 돌아다니며 하는 루어 낚시를 좋아한다니 유독 자연 친화적인 사람이 아니면 할 수 없는 일이다. 루어란 털·플라스틱·나무·금속 등으로 만든 인공미끼로 미끼가 필요 없다. 그의 말을 들어보자.

“누군가가 직선은 사람이 만든 것에만 있다고 말해요. 자연은 모두 곡선이라는 것이죠.” 이 말에서 그의 인본주의적 소양이 드러난다. 직선은 인공적이다. 그것은 냉정하고 차갑다. 그러나 곡선은 부드럽고 윤회적이다. 또한 모든 것을 감싼다. 감싸는 것은 포용하는 것이며 담아두는 것이다. 자연 친화성은 역시 바로 이런 울림을 가지고 있다. 그러고 보니 낚시하는 것도 곡선의 기능을 최대한 살리는 작업이다.

전 대표가 잘 나가던 공직생활을 접고 이 사업에 뛰어 들겠다고 했을 때 아내가 반대하지 않아 무척 큰 도움이 됐다며 고마워한다. 사실 친환경적인 사람은 여복도 많은 편이다, 산과 바다를 좋아하니 요산요수(樂山樂水)아니겠는가.

논어에 ‘어진 자는 의리에 밝고 중후하여 변치 않으므로 마치 산과 같고, 지혜로운 자는 사리에 통달하여 막힘이 없으므로 마치 흐르는 물과 같다. 따라서 인자(仁者)는 산을 찾고, 지자(智者)는 물을 좋아 한다’고 했다. 전 대표는 산과 물을 다 좋아하니 인자며 지자 아니겠는가?
실제로 전대표가 늘 가지고 다니는(스마트폰에 저장해 두고) 좌우명은 이렇다. ‘愿見溪 登山頂 望視? 坐上雲 要知云 必事惟(원견계 등산정 망시두 좌상운 요지운 필사유/깊은 계곡을 보기 바라면, 산 정상에 올라가야 하고, 산정상을 보려면 구름위에 앉아야 하고 구름을 알고자 하면 반드시 생각해야 한다.)’

그는 유방의 제갈공명인 장량을 좋아한다. 장량은 자신의 모든 역량을 동원하여 머리를 짜내고 위급한 상황에서는 반전시켜 유방이 천하를 도모하도록 했다. 유방을 모시기 전에 신분, 지위, 학식, 그리고 당시의 지명도까지 모두 유방보다 위였으나 유방을 따르며 천하를 통일했고 이후에는 미련없이 정계에서 떠났다는 점을 전 대표는 높이 샀다.

전대표는 임직원들이 장량처럼 창의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뒤에서 도와주는 역할을 한다. 그대신 청렴하고 정직하게 운영해 나가도록 요구한다. 그는 앞으로 사업을 통해 얻은 이윤은 우리사회 어두운 곳을 밝게 비추는데 쓰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