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기술력·SBS 짜임새…방송사 일제히 개표방송
MBC 기술력·SBS 짜임새…방송사 일제히 개표방송
  • 온라인 편집부
  • 승인 2014.06.04 2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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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부터 선거방송특집 생방송…파업 KBS는 오후 5시부터 방송
▲ KBS, MBS, SBS 방송3사가 공동으로 조사한 출구조사 결과가 4일 18시에 일제히 발표되고 있다. 광역단체장의 경우 새누리당과 새정치민주연합이 각각 5곳씩 우세하고 7곳이 경합이라고 발표했다.

 MBC는 기술력이 우세했고 SBS는 짜임새가 돋보였다.

6·4 전국동시지방선거를 맞아 MBC와 SBS, 뉴스Y 등 주요 방송사들이 일제히 이날 오전부터 선거방송 특집 생방송 체제에 돌입했다. 노조가 파업 중인 KBS는 방송 인력이 없어 오전에는 정규 프로그램을 방송하다 오후 5시부터 개표방송 체제에 들어갔다.

MBC는 이날 오전 9시30분 '선택 2014 제6회 전국동시 지방선거 1부', SBS는 오전 9시10분 '2014 국민의 선택 1부'로 각각 선거방송을 시작했다.

양사는 오전 10~11시대까지 전국 투표소 상황 등을 전달하며 선거 분위기를 돋우고, 이후 정규방송을 하다 투표 마감을 2시간 앞둔 오후 4시부터 나란히 개표방송 체제에 돌입했다.

보도채널 뉴스Y는 가장 이른 오전 4시35분 '지방선거특집 모닝Y'를 시작으로 24시간 선거·개표 방송 체제를 가동했다.

반면, 노조와 기자협회의 파업으로 선거방송 파행이 예고됐던 KBS는 방송 인력 부족으로 오전에는 선거와 관련한 방송을 하지 못하다 오후 5시 '2014 지방선거 개표방송'을 시작했다.

선거방송은 각 방송사의 기술력을 과시하는 장으로 평가된다. 지루할 수 있는 선거·개표 방송에 최대한 재미를 주기 위해 시청각적 효과를 한껏 발휘하면서 시청자의 눈을 사로잡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펼친다.

또한 장시간 같은 패턴으로 진행될 수밖에 없는 개표방송에서 어떤 세부 프로그램을 운영하느냐도 선거방송 성패를 좌우한다.

그런 점에서 이번 6·4 전국동시지방선거 방송은 MBC가 기술력에서 우위를, SBS가 짜임새에서 우위를 보였다는 평가를 받는다. 파업 중인 KBS는 생방송에 최소한의 인력이 투입돼 MBC와 SBS에 비해서는 활력이 한참 떨어졌지만, 사전제작 프로그램을 십분 활용하는 묘를 발휘했다.

최근 몇 차례의 선거방송에서 SBS에 뒤졌다는 평가를 받았던 MBC는 이번에 작심한 듯 화려한 IT기술을 뽐냈다. 특히 마술동작을 응용한 매직모션을 선보인 매직스튜디오에서 화려한 마술쇼를 보는 듯한 재미를 줬다.

또 전국 명소의 풍경을 화면 배경으로 깔고 각 지역 투표율과 결과를 전하는 방식이 호평을 받았다.

SBS는 애니메이션을 한껏 활용한 정겨운 배경 화면과 열차, 비행기, 배 등 지역별 특색을 강조한 그래픽으로 차별화를 꾀했다.

MC 서경석이 차량을 타고 서울 지역을 돌며 유권자를 만나 민심을 들어보는 '민심톡톡' 코너와 이준석·정은혜가 진행하는 '선거수다' 코너 등 아기자기하게 짜임새 있는 구성을 선보였다. 김성준·박선영 앵커의 얼굴에 그래픽을 입혀 이들이 전국 방방곡곡을 달리고 강남지역에서는 '강남스타일' 춤도 추는 방식으로 재미도 줬다.

KBS는 노조의 파업으로 생방송을 진행하는 앵커와 아나운서 등 최소한의 인력만 개표방송에 투입돼 MBC와 SBS에 비해 밋밋하고 지루한 방송을 선보였다.

다만 노조원들이 아닌 개그맨이나 외부인사를 내세워 투표방식을 알려주거나 역대 지방선거 역사를 훑는 '지방선거 결정적 순간' 등의 코너를 사전제작한 덕분에 최소한의 체면을 세웠다.

방송사들이 선거방송 체제로 가동되면서 이날 대부분의 드라마와 교양·예능프로그램이 결방됐다. 수목극인 MBC '개과천선'과 SBS '너희들은 포위됐다'를 비롯해 MBC와 SBS의 기존 수요일 편성은 모두 취소됐다.

다만, 개표 방송과 상관없는 KBS 2TV는 드라마 '뻐꾸기 둥지'와 '골든 크로스' 등 정규 편성을 그대로 유지한다.

한편, 전날 지방선거 특집 홈페이지에 17개 광역단체장에 대한 가상 출구조사 결과가 게재되는 사고가 발생했던 KBS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자신들도 피해자라고 주장했다.

KBS는 전날과 마찬가지로 "외부인의 악의적 의도로 유출되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본다"면서 중앙선관위에 고발조치했으며 경찰에 수사도 의뢰했다고 밝혔다.

KBS는 "자료가 유포되면 큰 논란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을 유포하는 누군가는 분명히 사전에 알고 있을 수 있다고 강하게 의심한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KBS는 전날 밤 길환영 사장이 시사교양 프로그램 '심야토론' 제작에 부적절하게 개입했고, '진품명품' MC 교체에 청와대가 관련됐다는 한 고참 PD의 폭로에 대해서도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반박했다.

KBS는 "첨예한 이슈를 다루는 '심야토론' 프로그램의 특성상 아이템과 출연 연사 선정의 형평성과 공정성, 시의성을 살리기 위해 내부 제작 프로세스를 엄격하고도 신중하게 거치고 있다"고 해명했다.

이어 "'진품명품' MC는 MC선정위원회를 통해 결정됐으며, 청와대 관련설은 사실무근"이라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