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 턱없이 부족한 자금 그저 몸으로 때워
(14) 턱없이 부족한 자금 그저 몸으로 때워
  • 신아일보
  • 승인 2014.06.02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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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8평 넓은 정원 딸린 집에 빨래만 쌓이고 쌓여

[신아일보=유퉁의 울퉁불퉁 인생]

 

장애자인 J씨는 자기 형님과는 성격이 너무 틀렸고, 자주 나와 마찰이 있었다.

나는 내 하는일에 조금이라도 간섭하는 것을 참지 못하는 성격이었고 J씨는 계속 간섭을 하였기에 사이가 점점 멀어졌다.

도자기와 그림 사진, 토우, 장승들의 작품들은 모두 내가 경비를 부담하여 전시하고 공사비는 J씨가 댔지만 60평의 가게를 꾸미기엔 턱없이 부족한 자금으로 인해, 난 몸으로 때우지 않으면 안되는 상황까지 갔다.

한마디로 엿같은 상황에 몰린 상태였다.

성질 같아서는 다 뿌사뿌고 때려치웠으면 좋겠지만 그렇게 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하루하루가 지옥 같기만 했다.

한푼두푼 모아둔 돈은 모두다 도깨비나라에 다 쏟아부은 상태였기 때문에 무일푼인 나는 어찌할 도리가 없었다.

“아~엿같은 날들이여, 아~엿같은 인생이여, 아~드러븐 내팔자여.”

밤이면 밤마다 자신을 원망하며 세상을 원망하며 쏘주에 취해 쓰러져 자곤 했다.

양수리 송송골의 초가집 5채 그곳에 앉아 건너편 북한강을 바라보면 한마디로 한폭의 동양화 그 자체였다.

618평의 넓은 정원, 남들이 볼 땐 그림같은 집이지만 텅 비어버린 그 집에서 혼자 멍하니 앉아있으면 내가 볼 땐 삭막한 집 그자체였다.

여자가 없는 집은 하루 하루 쓰레기만 쌓여갔고, 한방 가득히 빨래감은 쌓이고 또 쌓이고 쌓여도 난 빨래 한번 하지 않고 늘 새 속옷을 사서는 입고 벗고, 입고 벗고하면서 살았다.

그나마 문호리 국밥집에서, 장터국과 곰국으로 배를 채우고 살 때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