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이례적 기상 이변으로 피해 속출
전 세계 이례적 기상 이변으로 피해 속출
  • 온케이웨더
  • 승인 2014.05.29 1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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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칸 반도 대홍수·브라질 우박 세례 등…기후변화 여파

얼마 전 미국의 여론조사 기관인 ‘퓨리서치센터’가 전 세계 39개국 3만 7000여명을 대상으로 벌인 ‘2013 전 세계인 태도조사’ 결과에 따르면 미국인의 59%가 ‘북한 핵 프로그램’을 가장 심각한 국제적 위협이라고 응답했다.

또한 전 세계 응답자들의 54%가 가장 심각한 국제적 위협으로 꼽은 문제는 ‘전 세계 기후변화’였다.
 
국내에서도 지난 16일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이 전국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여론 조사한 결과 전체 응답자 중의 81.1%가 기후변화 문제가 심각하다고 답변했다. 보통은 16.7%였으며 별로 심각하지 않다는 응답은 2.1%에 불과했다.
 
이렇듯 기후변화와 관련된 문제는 이미 국내는 물론 세계인들에게도 심각한 상황으로 인식되고 있다.
 
기상이변으로 인한 최근의 전 세계적 피해 상황을 살펴보면 실로 엄청나다. 최근 발칸 반도에 위치한 세르비아와 보스니아는 큰 홍수로 수 조원의 경제적 피해가 발생했다. 월드컵을 목전에 둔 브라질에는 유례없는 우박이 내려 이를 치우는 데만 트럭 52대를 동원했다는 뉴스가 전해졌다.
 
이 뿐만 아니라 기후변화로 인해 미국의 상징인 자유의 여신상이 사라질 수도 있다는 얘기가 흘러나오고 북한은 32년 만의 최악의 봄 가뭄으로 농작물에 큰 피해가 예상된다.  
 
해수면 상승, 육상 생태계 교란, 이상 기상, 사막화, 물 부족 현상 증가, 농업 생산성 감소, 해양산성화 등 전 지구적 기후변화 현상은 날로 가속화되고 있다.
 
최근에 일어난 이례적 기상 이변들은 이 같은 기후변화 현상을 더욱 실감나게 한다.
 
발칸반도 120년 만의 대홍수, 경제적 손실만 4조원
 
▲발칸반도에 사상 최악의 홍수가 발생했다.
 
최근 동유럽 보스니아와 세르비아에 120년 만에 최악의 홍수가 발생했다. 석달 동안 내릴 비가 단 사흘 만에 내리면서 보스니아 국토 3분의 1이 잠겼고, 백만여 명의 이재민이 생기면서 피해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있다.
 
즐라트코 라굼지야 보스니아 외무장관은 국토의 40%가 홍수의 영향권에 들었다고 밝혔다. 북부 평원지대의 주요 농업지대가 엉망이 됐고 주요 기반 시설, 농장, 건물, 가옥을 휩쓸어갔다.
 
공식적으로 집계가 되진 않았으나 피해를 입은 발칸반도 국가의 전체 피해액은 40억달러(약 4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세르비아 경찰은 지난 22일(현지시간) 홍수로 27명이 숨지고 583명이 실종됐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중복집계 등으로 전체 실종자 수는 부정확하다고 덧붙였다. 또한 이재민이 약 3만 명, 유실되거나 파손된 교량은 200여 개, 침수된 공공건물은 약 2000채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기후변화로 뉴욕 자유의 여신상이 사라진다?
 
급격한 기후 변화로 미국의 역사와 문화를 대변하는 국가 기념물이 사라지고 있다는 보고서가 나왔다.
 
미국 일간지 USA 투데이는 최근 워싱턴 컬럼비아특별구(DC)에 본부가 있는 비영리 단체 ‘걱정하는 과학자 모임’(UCS)의 발표를 인용해 “해수면 상승, 해안 침식, 홍수·폭우·산불 증가로 수려한 자연경관과 역사·문화 명소가 크게 훼손되고 있다”고 전했다.
 
UCS는 훼손 위험에 처한 ‘국가 지정 기념물’(National Landmarks) 중 30곳을 추렸다. 30곳에는 뉴욕의 상징으로 여겨지고 있는 자유의 여신상, 영국이 미국에 건설한 최초의 식민지인 버지니아주 제임스타운, 달 착륙선 아폴로 11호를 쏘아 올린 플로리다주 미국 항공우주국(NASA) 케네디 우주센터가 포함됐다.
 
최근 급격한 기후 변화로 뉴욕의 상징인 자유의 여신상이 사라질 수도 있다는 보고서가 발표됐다.
 
자유의 여신상은 2012년 뉴욕을 강타한 허리케인 샌디의 여파로 2년에 걸친 보수공사 끝에 지난해 재개관했다. 제임스타운은 2100년쯤 수면 아래로 사라질 위험에 처해 있다. 폭풍이 거듭돼 복구가 지연되고 있는 케네디 우주센터 발사대 지지 기반도 흔들리고 있다.
 
세계적으로도 유명한 미국의 국가 기념물들은 미국에서 한해 270억달러(28조원)의 경제 효과를 창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열대기후 브라질 우박 세례…트럭 52대 동원 310t 치워
 
브라질 상파울루에서는 지난 19일(현지시간) 이상기후로 때 아닌 우박이 내려 피해가 잇따랐다.
 
이로 인해 52대의 트럭을 이용해 총 310t의 얼음 덩어리를 치워내는 등 청소부들이 과외 노동에 시달려야 했다.
 
우박은 동물들에게도 피해를 입혔다. 아클리마사옹 공원(Parque da Aclimacao) 호수의 물고기들이 우박에 맞아 떼죽음을 당했다. 이번 자연재해를 놓고 녹색환경부(Secretaria Municipal do Verde e Meio Ambiente)는 환경 변화가 수많은 종들의 생명을 위협하며 급격한 기후변화를 야기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브라질 기상청 관계자는 “덥고 습한 공기가 상파울루의 찬 공기와 만나 일어난 현상”이라며 “갑자기 낮아진 온도에 공기 중의 물방울이 급격히 얼어붙어 우박으로 떨어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폭설·강풍·폭우 등 기상이변으로 피해 ‘속출’
 
미국이 때 아닌 기상이변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미국 북서부 지역에도 때 아닌 폭설이 내리는가 하면 강력한 폭풍과 토네이도까지 닥치는 등 기상 이변이 속출하고 있다.
 
미국 콜로라도주에는 지난 11일(현지시간)부터 이틀 동안 갑자기 12cm라는 많은 눈이 쌓였고, 전기가 끊기거나 나무가 쓰러져 현지 주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로키 산맥 언저리에서 가장 규모가 큰 덴버 국제공항도 전기 공급이 원활치 않아 에스컬레이터와 엘리베이터 가동이 일시 중단됐다. 또 와이오밍 주에서는 700km에 이르는 고속도로가 폭설로 폐쇄됐다.
 
국립기상청 콜로라도 사무소 데이비드 바진브러치는 “덴버 지역에서 5월에 이런 눈이 오는 것은 이례적인 현상”이라고 말했다.
 
이외에도 이달 들어 네브래스카주 동부 지역에는 폭풍과 토네이도가 발생했으며, 루이지애나주·텍사스주에는 홍수 경보, 애리조나주와 뉴멕시코·로스앤젤레스 등에는 고온 건조한 강풍이 불며 화재주의보가 내려졌다.
 
기상 전문가들은 미국에 몰아친 폭설과 강풍 등이 북미 대륙 북방에서 거대한 찬 공기 덩어리가 유입되면서 형성된 저기압 때문에 생긴 것으로 분석했다.
 
김태환 온케이웨더 기자 kth1984@onkweath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