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원 한탄강 지류하천 물고기 폐사”
“철원 한탄강 지류하천 물고기 폐사”
  • 철원/최문한 기자
  • 승인 2014.05.29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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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부대 인근 하천에 살충제 대량유출

▲ 한탄강 물줄기인 내동천에서 살충제에 중독된 민물 물고기가 떼로 죽어있다.

[신아일보=철원/최문한 기자] 천혜의 환경을 간직한 강원 철원 한탄강이 군부대의 안일한 행각으로 수질오염이 가중되면서 하천지류에 서식하는 물고기가 집단 폐사하는 사고가 발생, 군부대가 환경난폭자라는 오명을 벗어나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지난 27일 늦은 밤 철원군 갈말읍에 주둔하는 육군 제5군단 예하 모 부대 인근 내동천에서 부터 한탄강까지 2.3km 지류에 수많은 물고기가 허옇게 배를 드러내고 폐사돼 있는 상황이 주민에게 목격됐다.

▲ 한탄강으로 유입되는 내동천 물줄기

사고를 접수한 철원군청은 역학조사를 벌이는 동시에 굴삭기까지 동원해 내동천 물막이 작업 등 방재작업을 벌이며 더 이상의 하류유입을 차단했다.

역학조사결과 27일 오후에 포병대대 한 간부가 유통기한이 지난 분무용 살충제 원액(500m1) 30병을 내동천에 흘려보낸 것으로 확인됐으며 당시 이 하천 주변에는 독한 화학성냄새가 진동했다.

더구나 해당부대는 당시 군인 수십명을 동원해 하천에 폐사된 물고기를 주변풀숲에 버리게 하는 등 피해상황을 덮으려 했던 것이 인근 한탄강 낚시꾼에게도 목격됐다.

▲ 내동천 산기슭에 버려진 물고기

군부대 관계자는 “살충제지만 그렇게 독성이 강한 것은 아니고 농약과 같은 것으로 보면 된다”며 “피해복구를 위해 다각적인 노력을 벌이고 있다”고 말하면서 이 사고의 심각성을 애써 감췄다.

이병태 철원군 환경담당은 “현재 강원도보건환경연구원에 의뢰해 수질오염상태를 확인하고 있고 관련법에 의한 사법조치를 염두해 두고 있다”며 “무엇보다 군인도 공무원으로써 환경보호를 위한 최선의 모습을 보여야 청정철원에서 함께 상생하는 민·군이 아니냐”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