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6세 현역 색소폰 선생님 박종근씨
76세 현역 색소폰 선생님 박종근씨
  • 온라인 편집부
  • 승인 2014.05.25 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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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로움 덜어주고 건강까지 다질 수 있는 악기"

"100세 시대에 76살이란 나이는 청춘이잖아요. 색소폰은 70세부터 배워도 전혀 늦지 않을 정도로 다루기 쉬운 악기입니다. 따라서 색소폰은 100세 시대에 노인들의 멋진 친구가 될 수 있습니다."

부산 동구의 한 허름한 지하 건물에서 색소폰 아카데미를 운영하는 박종근(76·부산시 사하구, 사진)씨는 24일 노인들의 외로움을 덜어주고 건강까지 함께 다질 수 있는 악기가 색소폰이라고 강조했다. 그래서일까. 그의 강습소에는 나이 지긋한 할아버지, 할머니 원생이 눈에 많이 띈다.

박씨의 얼굴에서는 주름살을 거의 찾아볼 수 없었다. 76세라는 나이라고는 볼 수 없을 정도로 '탱탱'했다. 목소리나 움직임 또한 또렷하고 일주일에 5일씩(오전 11∼오후 10시) 강습소를 열어 제자들에게 깐깐한 연주 지도를 할 정도로 체력을 과시하고 있다.

박씨는 '색소폰 건강론' 전파에 앞장서고 있다. 색소폰을 연주하다가 보면 자연히 심폐기능이 좋아지고 복식 호흡을 통해 건강을 다질 수 있다는 것이다. 또 연주를 제대로 하려면 박자와 음정을 정확하게 챙겨야 하기 때문에 치매 예방에도 탁월한 효과가 있어 노인들에게 안성맞춤의 '놀이'이자 '특기'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색소폰을 제대로 불 줄 아는 사람 치고 치매에 걸린 경우를 거의 본 적이 없다고 그는 귀띔했다.

박씨는 1∼2년 정도만 열심히 색소폰을 연습하면 어지간한 가요는 충분히 소화할 수 있고 사람들 앞에서 '한 곡조' 멋지게 뽑을 수 있다고 했다.

물론 색소폰을 전문가 수준으로 다루려면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 박씨의 경우 20여년 전에 일본 도쿄에서 가라오케 편곡자로 일하면서 일본 색소폰의 한 대가로부터 4년간이나 사사했다.

색소폰을 잘 부는 방법이 뭐냐는 질문에 의외의 답변이 돌아왔다. 대부분의 연주자가 무조건 크게 불려고 하는데 문제가 많다며 세게 불면 숨이 가빠 '색소폰 연주는 힘들고 어렵다'라는 선입견을 갖게 된다는 것이다. 그렇게 내는 소리는 음악이 아니라 귀청을 때리는 '소음'과 다를 바 없다고 박씨는 지적했다. 그는"가늘게 숨을 내 불어서 '작지만 꼭 필요한 만큼'의 소리만 낼 수 있으면 훌륭한 연주가 가능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