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만화 ‘코피 장면’ 정치권으로 번져
日 만화 ‘코피 장면’ 정치권으로 번져
  • 주장환 순회특파원
  • 승인 2014.05.20 1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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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부과학장관까지 나서 작가와 말싸움

일본에서 만화 '맛의 달인(카리야 테츠 作)'이 후쿠시마현에서 코피를 흘리는 장면을 묘사한 사건이 일파만파로 번지고 있다.

지난 5월 초 ‘후쿠시마현에서 코피를 흘렸다’는 묘사를 하여 소동이 벌어진 만화 맛의 달인에서는 코피를 흘리는 이유에 대해 이토카와 전직 면장의 말을 인용, "코피와 피로감 때문에 고통받는 사람이 많이 있는 원인은 피폭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그 다음 주 발간한 만화에서도 "동북지역 쓰레기를 받아들인 처리장 근처에 살고 있는 사람에게서 이상 증상이 보인다"고 묘사돼 있으며, 마지막에는 "후쿠시마에는 이젠 제염해도 사람은 살 수 없다"고 그리고 있다.

이에 발끈한 정부 관계자들은 대 놓고 비판하고 있다. 후쿠시마 현 지사와 오사카 시장들이 지난 주에 항의 성명서를 발표했으며 이번 주 들어 자민당의 이시바 간사장과 시모무라 문부과학 장관이 비난에 가세했다.

이시바 간사장은 기자회견에서 "괴담피해를 불식하려고 하는 상황에서 이를 역행하는 일은 자제해야 한다"고 경고했고, 시모무라 문부과학 장관도 "과학적이고 의학적인 근거는 없다. 후쿠시마 현민에게 심각한 실례다"라고 비난했다.

그러나 작가 카리야 테츠씨와 일부 시민단체에서는 동북지역 쓰레기에서 방사능이 검출된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므로, "영향이 없다"고 단언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맞서고 있다. 더욱이 작가가 실제로 인터뷰한 내용을 쓰고 있을 뿐이며, 이것을 막을 권한은 누구에게도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편, 카리야 테츠씨는 블로그에 "왜 비판받아야 되나, 누군가에게 유리한 거짓말을 그리라는 것이냐"라는 내용의 글을 올려 앞으로도 만화를 계속 그릴 것임을 분명히 했다. <도쿄=주장환 순회특파원> jangwhana@nat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