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서양 도자문화의 융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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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규상 기자
  • 승인 2014.05.18 1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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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엔자-이천시 도자명장의 만남

▲ 유럽 도자문화의 본산지인 이탈리아 파엔자(Faenza)의 도자작가 '미르타 모리기(Mirta MOrigi)'가 경기도 이천에서 체류하며 한국 전통도자기법을 습득하고 있다.
[신아일보=이천/이규상 기자] 유럽에서 도자기를 의미하는 'Faience(파이앙스)' 는 이탈리아 파엔자(Faenza)의 도시명에서 유래됐다. 그만큼 파엔자는 유럽 도자문화의 본산지로서 과거부터 현재까지 전 세계 도자문화를 주도하는 선두 도시 중 하나이다.

이렇게 도자의 종주국 파엔자를 대표하는 도자작가인 '미르타 모리기(Mirta Morigi)'가 한국도자 기술을 배우기 위해 '공예 및 민속예술' 부문 유네스코 창의도시 경기도 이천시를 선택했다.

그는 지난달 28일부터 18일까지 최인규 이천도자명장의 요장(장휘요)에 체류하며, 한국 전통도자 기법을 배워왔다. 또 동시에 지역 작가들과의 만남, 한국도예고 강연 등을 통해 양 도시 도자문화의 실질적 교류의 물꼬를 텄다.

미르타는 이탈리아 파엔자 태생으로 40여 년간 전 세계를 누비며 활발한 작품 활동 중이다. 특히 작년 4월 이천시장을 비롯한 이천시 대표단이 교류협력 방안 논의를 위해 파엔자 공식 방문 시 직접 본인의 요장에서 리셉션을 개최한바 있다.

이 자리에서 그는 이천시의 선진 도자기술을 배울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기를 강력히 희망해왔다. 이는 현재 파엔자에서 생산되는 도자기는 대부분 1000도 이하에서 소성되는 저화도 도자이기에 청자와 백자와 같이 1300도 이상까지 올려 소성하는 도자기술을 배워 파엔자 도자문화를 한층 업그레이드 시키고자하는 열망에서다.

이를 계기로 미르타는 작년 가을에 개최된 이천도자기축제 때 ‘인터로컬 프로그램(Inter-local Program)'의 국제교류작가로 초청되어 이천시와 교류 중인 경덕진, 샌타페이 및 세토에서 온 공예작가들과 함께 워크숍에 참가했다.

미르타는 당시 장휘요를 방문하여 최인규 명장으로부터 전통 청자 기술을 습득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됐고, 마침내 오랜 열망이었던 이천공방에서 고화도 도자 제작기법 연수를 받게 된 것이다.

특히 청소년 도자교육에 관심이 큰 미르타는 지난 14일 한국도예고를 방문하여 3학년 학생을 대상으로 강연도 펼쳤다. 파엔자 도자문화 소개, 실물 시연 및 질의와 응답을 통해 작가의 오랜 경험과 노하우를 전수하고 차세대 도예인들과 교감하는 아주 의미있는 시간을 보냈다.

이번 워크숍은 파엔자와 이천시 도자명장의 만남이자, 유럽과 한국도자 문화가 융합된 새로운 도자문화가 탄생하는 계기가 됐다.

한편 파엔자 시는 오는 9월 초 개최 예정인 파엔자 최대 도자축제인 '아르질라(Argilla)' 에 이천 공예인 3명을 초청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때 최인규 명장도 파엔자의 미르타 공방에서 워크숍을 진행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