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인화는 '힐링 아트' 치유 예술이지요"
"문인화는 '힐링 아트' 치유 예술이지요"
  • 온라인 편집부
  • 승인 2014.05.15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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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인화첩 '여든 소년 山이 되다'를 낸 이시형 박사
▲ 이시형 박사

"문인화는 힐링 아트(Healign Art)입니다. 치유 예술이지요."

자연치유센터 힐리언스 선마을 촌장이자 정신과 의사인 이시형(80) 박사가 '뜬금없이' 문인화첩 에세이 '여든 소년 山(산)이 되다'를 내놨다.

문인화는 공부를 시작한 지 불과 1년밖에 되지 않았다. 그럼에도 작품을 묶어서 책을 냈고, 다음 달 4일부터는 인사동 경인미술관에서 버젓하게 전시회도 연다.

지난 14일 책 출간에 맞춰 인사동에서 만난 이 박사는 "책에 담긴 그림이 사실 제대로 된 그림입니까. 너무나 못 그렸지요. 사람들이 웃을 겁니다"라고 미소지었다.

그가 문인화의 세계에 빠진 것은 지난해 4월. 김양수 화백을 졸라 지인과 함께 그림을 배우기 시작하면서다.

어렵게 그림 공부를 시작했지만 곧바로 포기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남들은 곧잘 흉내 내는 사군자를 이 박사만 엉뚱하게 그려댔기 때문이다.

작업을 마친 그림은 곧바로 버리려고 했는데 김양수 화백이 하나둘씩 모아뒀다. 김 화백은 "엉터리 그림이지만 이야깃거리가 있다"며 후원회 경매에 내놨고 300만원이 넘는 금액에 최고가로 낙찰되기도 했다.

책은 이 박사가 문인화를 배우기 시작한 지 5~6개월 지난 무렵의 그림을 모았다. 책을 출간하고 전시까지 하게 된 점에 대해 이 박사는 "사태가 이렇게 심각한 상황으로 빠지게 될 줄은 몰랐다"고 웃었다.

그는 "나무와 이야기를 나누게 되고 바위끼리 나누는 대화도 듣게 됐다. 삶의 깊이도 생겼다"며 "그림을 통해 국민의 심성이 부드러워지고 성숙했으면 좋겠다"고 설명했다.

책은 각 그림과 함께 간단한 감상을 나란히 실었다. 뒤편에는 정신과 의사로서 문인화를 정신분석학적으로 해석한 글도 덧붙였다.

이 박사는 세월호 참사로 많은 학생을 잃은 단원고에도 북을 보내려고 준비하고 있다. 현지 정신과 의사들이 북이 우울증 치료 등에 좋을 것 같다고 요청해서다.

그는 "원래 한국인은 정이 많고 공감을 잘하는 기질이 있다"며 "하지만 이제는 조심스럽지만 조금씩은 일상으로 돌아와야 유족도 더 위로해줄 수 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이지북. 288쪽. 1만5천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