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서 삿대질하는 일은 제 얼굴에 침 뱉기다”
“해외서 삿대질하는 일은 제 얼굴에 침 뱉기다”
  • 주장환 순회특파원
  • 승인 2014.05.13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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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타임스 비난 광고로 동포사회 동요

근거없는 비난, 국가적 비극만 부를 뿐

세월호 참사의 불똥이 전세계 한인사회에도 튀고 있다. 이는 미국 거주 일부 동포들이 '세월호 참사'와 관련해 지난 11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에 비난 광고를 실음으로써 수면 위로 떠올랐다.

미국 내 일부 한인의 모금을 통해 실린 '진실을 밝히라'라는 제목의 이 의견광고는 일요일자 19면 전면을 도배했다.

'300명 이상이 여객선에 갇혀 있었지만 단 한 명도 구조되지 못했다'라는 매우 자극적인 부제까지 들어간 이 광고는 '한국 정부가 적절한 비상대응책을 취하는 데 실패했다', '관련 부처 간 협력도 이뤄지지 않았다'는 등의 내용으로 이목을 끌었다.

이 광고를 보고난 재외동포들은 아쉬운 감정을 드러내는데 조금도 주저하지 않았다. 12일 미주한인회총연합회 이정순 회장은 "실종자를 먼저 구하고 난 다음에 대책을 마련하는 것이 순서다. 일부 종북세력들이 근거도 없이 고국을 비판하고 있다"면서 이는 "국가적 비극을 악용하는 행위"라고 단호히 말했다.

미국 50개 주와 각 도시의 150여 개 한인회를 아우르는 이 단체는 미국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한인단체다.

재유럽한인회총연합회(회장 박종범)도 12일 안타까움과 조의를 표하는 긴급성명을 통해 "일부 재미동포들이 대한민국 정부를 비판하고 여론을 호도하는 광고를 낸 것에 대해서 깊이 우려한다"면서 "고국의 비극적 참사를 정치적으로 악용하고 국론을 분열시킬 우려가 있는 행위는 어떤 명분으로도 용납할 수 없으며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 처사"라고 비판했다.

이어 "이번 광고는 1988년 서울올림픽과 1997년 외환위기 등 조국의 대소사가 있을 때마다 자발적으로 헌신해 온 재외동포들의 노력을 헛되이 하는 것이자 순수한 마음을 훼손하는 것으로 도저히 묵과할 수 없다"고 밝혔다.

미주총연은 조만간 뉴욕타임스 광고에 대한 견해를 동포신문에 밝힐 계획이라고 한다. 또 아프리카·중동한인회총연합회(회장 임도재)도 성명을 발표할 예정이다.

한국 사람이 조국을 비판하는 내용을 미국 언론에 광고한 것은 결국 '누워서 침뱉기'며 '자기 발등 자기가 찍는 일'이다.

미국 교포들이 조국을 비난하는 일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며 한 두번도 아니다. 대부분 정치적으로 이용됐고 한국사회에 불만을 품은 자들이나 북한 프락치들의 교묘한 전술책동이었다.

물론 비판을 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이번에는 경우가 좀 다르다. 재난 사고에 정치색을 입혀 정부를 비난하는 것은 그 순수성을 의심받기에 충분하다. 광고를 낸 이들은 세월호 유족들에게 유감 표시도 하지 않았다.

최근 국내에서 촛불집회를 이어가고 있는 세력들도 마찬가지다. 팽목항에서 가족들에게 도움을 주겠다는 말조차 오해 받을까봐 조심스럽게 봉사하는 사람들과는 달리 이들은 전문 시위꾼들을 앞세워 박근혜 퇴진같은 구호나 내세우며 정치적으로 악용하고 있다.

자기 집안의 일을 동네방네에 떠들고 다니면 모두 그를 욕한다. 이건 삼척동자도 아는 상식이다. 일에는 순서가 있는 법이며 비난에도 요령이 있다.

"지금은 실종자와 희생자 가족, 그리고 실의에 빠져 있는 대한민국 국민이 힘과 용기를 낼 수 있도록 700만 재외동포가 한마음 한 뜻으로 성원해야 할 때이며, 아직 바다에 있는 실종자를 한 사람이라도 더 구해낼 수 있도록 전 세계에서 간절한 여망을 담아 보내야 할 때"라고 힘주어 말하는 미주한인회총연합회 이정순 회장의 말에 고개가 끄덕여진다.  /주장환 순회특파원 jangwhana@nat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