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하늘의 바람을 맞으러 나무와 숲,
그리고 꽃이 우거진 수목원으로 달려가 보자"
"저 하늘의 바람을 맞으러 나무와 숲,
그리고 꽃이 우거진 수목원으로 달려가 보자"
  • 주영준 기자
  • 승인 2014.05.11 17:5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서울 인근 수목원 5선>

'청자빛 하늘이/육모정 탑 위에 그린 듯이 곱고,/연못 창포잎에/여인네 맵시 위에/감미로운 첫여름이 흐른다./라일락 숲에/내 젊은 꿈이 나비처럼 앉는 정오/계절의 여왕 오월의 푸른 여신 앞에/내가 웬 일로 무색하고 외롭구나….'

노천명의 시 <푸른 오월> 전문이다. 그는 5월을 ‘계절의 여왕’이라 했다. 또 어떤 이는 ‘찬란한 미래의 꿈을 꾸고 사랑을 구하기에 5월 만한 계절도 없다’고 했다. 아파트 화단에서 나는 연보랏빛 라일락 향기는 젊은 시절 상큼했던 첫사랑을 기억하게 할 것이다.

이슬 내리는 연못, 공원 한가운데 연꽃을 등에 지고 무턱대고 기다리기만 하던 그 추억도 다시 가슴을 촉촉이 적실 것이다. 나비가 날면 나는 대로 소금쟁이가 요동치면 치는 대로 웅크린 등으로 모든 걸 감싸고 연인 앞에서 서럽게 울기만 했던 이별의 순간도 아득하게 되살아 날 것이다.

불끈 일어나는 황망한 그리움도 천둥의 소리처럼 참을 수 없는 간절함도 칼날 위에 선 듯 허망하다. 미망의 끝자락에서 잡은 다모클레스의 칼자루조차 삶의 해법을 만들어 주지 못한다. 도시의 아파트에서 긴 긴 밤 깨우며 마침내 태어난 5월에 저 하늘의 바람을 맞으러 나무와 숲 그리고 꽃이 우거진 수목원으로 달려가 보자.

<편집자 주>

▲ 산림청 국립수목원은 우리나라에서 단위면적당 가장 많은 생물종이 서식하고 있다.

■ 산림청 국립수목원

수목원 인근에 조선 7대 왕인 세조와 왕비 정희왕후의 능을 모신 광릉이 있어 광릉 수목원으로 불리기도 했다. 조선 왕실은 광릉을 중심으로 약 3,600ha의 숲을 능에 속하는 것으로 지정해 조선 말기까지 보호했다. 수목원은 이 부속림의 일부다.

경기도 포천시 소흘읍 직동리에 있다. 지하철 1호선 의정부 역 5번 출구서 내려 의정부 방향 21번 버스를 타거나 강남에서 7007번, 동서울 터미널에서 11번. 천호역에서 23번, 청량리역에서 707번이나 88번을 타면 되는데 가끔 노선이 바뀌므로 사전 확인은 필수다.

이곳은 식물의 용도, 분류학적 특성 또는 생육 특성에 따라 수생식물원, 식·약용식물원 등 15개의 전문수목원이 조성되어 있다. 총 102ha의 면적에 3,344 종류의 식물을 식재하여 일반 방문객은 물론 식물 전공학생과 전문가들에게 현장학습 장소로 활용되고 있다.

주요시설물에는 국토녹화를 위해 힘 쓴 국민들의 업적을 기리기 위해 세운 국토녹화기념탑, 숲을 있는 그대로 보다 가깝게 접할 수 있도록 하여 현장체험의 장으로 만든 숲생태관찰로, 숲속에 작은 호수로 주위에 울창한 숲과 맑은 물이 어울려 아름다운 경관을 볼 수 있는 육림호, 국토녹화에 공이 큰 분들의 업적을 기리고자 세워진 숲의 명예전당 등 여러 시설물들이 있다.

산림박물관은 산림과 임업에 관한 자료의 수집과 교육 및 현장학습, 표본 분류·동정, 수장, 전시 및 연구를 목적으로 건립되었으며 산림동물원은 우리나라 산야에 서식하는 산림동물 중 멸종되었거나 멸종위기에 처한 동물의 유전자원 보존과 보호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하여 1991년 개원했다.

2010년에는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으로 지정됐다. 900여종의 식물을 비롯해 곤충, 조류, 포유류, 양서파충류 등 다양한 생물이 이 숲에서 살고 있다. 한국에서 단위면적당 가장 많은 생물종이 서식하고 있다.

▲ 물향기수목원은 경기도가 조성한 수목원으로 이름조차 싱그럽다.

■ 물향기수목원

이곳은 산림자원의 중요성을 인식시키기 위해 경기도가 조성한 수목원이다. 경기 지역을 포함한 중부 지역의 향토수종 등 가치 있는 식물자원을 보존, 전시하고 자연학습장 및 교육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1937년부터 임업시험장이 관리해 오던 33만여m² 부지에 1700여 종의 자생식물을 체계적으로 집대성하여 2006년 5월 개관했다.

경기도 오산시 수청동 경기도임업시험장 안에 있으며 지하철 1호선 오산역에 내리면 된다.

지역 및 식물 특성에 따라 중부지역자생원, 습지생태식물원, 수생식물원, 단풍나무원, 향토예솔의 나무원, 난대·양치식물원, 토피어리원, 만경원, 소나무원, 분재원, 무궁화원, 미로원, 유실수원, 기능성식물원, 곤충생태원, 호습성식물원 등 모두 20개 주제원으로 조성됐다.

산림자료 수집·보존·관리 및 산림교육 강화를 위해 2007년 1002m² 규모의 산림전시관을 개관했다

특히 산림전시관 아래에 있는 온실엔 경기도 지역에서 흔히 볼 수 없는 식물들을 사시사철 볼 수 있다.

덩굴식물로 이뤄진 만경원(蔓莖園), 사람이 먹을 수 있는 열매가 열리는 나무를 심어놓은 유실수원, 여러 종류의 소나무를 모아놓은 한국의 소나무원 등도 있다.

야외 주제원 외에 나비, 사슴벌레, 장수풍뎅이 등의 곤충들의 생태를 관찰할 수 있는 곤충생태원, 닭을 비롯한 꿩, 공작 등을 사육하는 관상조류원, 겨울에도 푸른 잎을 볼 수 있도록 꾸민 난대양치식물원 등 실내 관람시설도 조성됐다.

▲ 푸른수목원은 지난해 문을 열어 사람들이 잘 모른다. 자연 지형과 저수지를 그대로 살려 아담하다. 옆 철길은 보너스다.

■ 푸른수목원

2013년 지난해 6월 문을 연 푸른수목원은 최초의 서울 시립수목원이다. 자연 지형과 저수지를 그대로 살리면서 전시, 체험, 교육을 곁들일 수 있도록 꾸민 도시형 수목원으로 서울광장의 8배 규모에 수목과 초화류 1700여종이 어우러졌다.

서울시 구로구 항동에 있으며 지하철 1호선 오류역에서 내리거나 지하철 1호선 온수역에서 내리면 된다.

저수지와 수목원 부지를 합한 면적이 10만 3,000㎡이다. 수목원 인근은 천왕산과 도시의 윤곽이 적절하게 어우러져 있으며 1,700여 종의 다양한 식물과 내음두루, 가람자리 등 25개 테마 정원을 갖추고 있다. 기존 허브식물원, 수생식물원 등에 우리말 이름을 달아 라인을 조성했다.

‘나래울’은 다양한 낙엽활엽수를 심어놓은 곳으로 푸른수목원에서 숲의 느낌을 가장 많이 받을 수 있는 곳이다. 100가지 먹을거리가 있는 ‘남새마당’은 식용식물을 심어 정원의 화려함보다는 생산과 결실, 수확의 기쁨을 담아 표현한 공간이다. 용이 움직이는 듯한 모습의 ‘미르내’는 시냇물 길이가 1,000m에 이르는데, 주제별 정원을 두루 거치며 수목원의 생태하천 역할을 하고 있다.

항동저수지와 갈대숲이 어우러진 공간은 시야를 편안하게 해준다. 저수지에는 드넓은 갈대숲이 펼쳐져 있다. 장미원 ‘달록뜰’앞 쉼터에서 바라보는 저수지 전경이 사색하기에 좋다.

갈대숲과 함께 가을을 만끽할 수 있는 또 다른 공간은 수목원 옆에 나란히 늘어선 항동 철길이다. 철길은 사람들에게 아득한 먼 옛날의 추억을 떠올리게 만든다. 수목원 내 공간은 아니지만 천왕산으로 이어지는 생태 벨트에 한 몫하고 있다.

▲ 서울대공원 온실식물원.

■ 서울대공원 테마 가든 식물원

울창한 숲으로 둘러싸인 청계산 자락에 위치하고 있으며, 총 1,263여종의 다양한 식물이 전시되고 있다. 아름다운 난초에서부터 무시무시한 식충식물에 이르기까지 다양하게 조성돼 있다. 식물원은 1985년 5월 1일 총면적 2,825㎡ (856평)으로 개관했으며 총 1,262여종 26,277본이 전시돼 있다.

과천 서울대공원 정문 길 건너편에 위치하고 있다. 지하철 4호선을 타고 대공원역에서 내려 2번 출구로 뒤도 돌아보지 말고 나가면 된다.

열대, 아열대 관엽식물류 온실은 생활의 즐거움과 늘 푸르름을 제공해주는 야자수 및 과수류, 각종 관엽식물과 수생식물이 한데 어우러진 전시관으로 이국적인 분위기가 절로 풍긴다. 전시 식물은 418종에 7,866 여본이다.

아열대 식물류 온실은 각종 기묘한 형태와 다양한 꽃을 피워주는 선인장 종류와 건조에 잘 견딜 수 있도록 몸에 살을 많이 지닌 다육식물들이 알맞게 혼합, 배식되어 전시되고 있다. 전시 식물은 416종에 5,993여본 이다.

난(동, 서양란), 양치식물류 온실은 꽃의 여왕이라는 칭호를 가지고 있는 화려한 서양란과 곡선의 미와 향기로 격을 높이는 동양란, 벌레를 잡아먹는다는 희귀한 식충식물이 양치식물과 더불어 전시되고 있다. 전시 식물은 428종에 12,418여본이다.

표본 전시실은 우리나라의 산이나 들에서 자라는 자생식물을 중심으로 그 식물의 생태, 습성 및 인간 생활에서의 유용성 등을 관찰할 수 있도록 분류 전시하고 있다.

청계산의 천연림 속에 조성되어 소나무, 팥배나무, 생강나무, 신갈나무 등 470여종의 식물과 다람쥐, 산토끼, 족제비, 너구리, 꿩, 소쩍새, 청딱다구리 등 수십종의 새들이 살아가고 있는 자연학습장은 오르막과 내리막이 어우러진 8㎞ 오솔길이 즐거움을 더해준다.

▲ 홍릉수목원 전경.

■ 홍릉수목원

이곳은 국립산림과학원 부속 전문 수목원으로 국내·외의 다양한 식물 유전자원을 체계적으로 수집·관리하여, 기초 식물 학문분야 발전은 물론, 식물유전자원 확보를 위해 조성한 시험연구림이다.

서울의 동쪽 천장산(141m) 남서 사면에 위치하며, 연평균 기온 11.1℃, 연강수량 1,259mm로 여름에는 고온다습하고 겨울에는 한냉건조하다.

1999년, 총 157과 2,035종(목본 1,224종 : 국내종 836종, 국외종 388종 / 초본 811종)의 식물 20여만 개체를 전시하고 있다. 또한 남한에 분포하는 목본식물의 석엽표본 1,143종 (국내종 945종, 국외종 198종)과 종자표본 812종(목본식물 734종, 국외종 78종)을 소장하고 있다.

1920년대부터 전국 각지로부터 종자 및 묘목을 수집하면서 수목원의 체계가 세워졌다. 초기에는 버드나무원, 오리나무원, 고산식물원, 관목원, 약용식물원 등으로 관리되어 왔으나, 일제통치 및 한국전쟁을 거치면서 극도로 파괴되어 오리나무, 물갬나무, 리기다소나무, 아까시나무 등으로 사방 조림됐다.

그외 지역은 화백과 국내 자생수목인 잣나무, 전나무 등을 소나무림 아래 식재하여, 현재의 복층림으로 조성했다.

지하철 6호선 고려대 역에서 내려 정문쪽으로 나와 길을 건너 골목길로 간 다음, 영휘원 사거리까지 간다. 사거리에서 길을 건너 왼쪽으로 가면 고종의 후궁이었던 순헌황귀비 엄씨의 능인 영휘원이 있다. 영휘원 옆에 있는 세종대왕기념관을 지나면 바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