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5세에 구청 공무원 된 조미령씨
55세에 구청 공무원 된 조미령씨
  • 이준철 기자
  • 승인 2014.04.29 1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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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포구일자리센터 직업상담가로 근무
▲ 지난 17일, 마포구청에서 직업상담사 조미령씨가 마포구 구직자들을 대상으로 취업역량 강화를 위한 교육을 진행했다.

[신아일보=서울/이준철 기자] 조미령(56,여) 씨가 일하는 곳은 마포구청 2층에 자리한 마포구 일자리센터다.

1평방미터 남짓한 사무공간이지만 컴퓨터 하나 놓고 1,500명의 구직자와 110개의 구인업체를 관리하며 하루 평균 2~30명의 방문상담을 해준다. 상담을 해주는 와중에도 전화벨소리는 끊이질 않는다.

"눈이 좋지 않은데 하루 종일 컴퓨터를 봐야하는 일이라 퇴근길에는 눈을 감고 가야한다"고 말하는 조 씨. 푸념 섞인 말이지만 목소리는 일하는 기쁨으로 명랑했다.

50을 훌쩍 넘긴 조 씨는 몇 년 전만해도 일자리센터 창구 밖의 구직자였다. 지난 2009년 갑작스레 가정적 위기가 닥치면서 취업전선에 뛰어들게 됐지만 전업주부였던 그녀가 할 수 있는 일은 많지 않았다.

영업일을 하던 중 지인에게 직업상담사가 유망하다는 이야기를 듣고, 시험공부를 시작해 1년 만에 직업상담사 자격증을 취득했다.

돌아서면 잊어버리는 나이에 심리상담, 노동법 등 쉽지 않은 수험과목은 큰 부담이었다. 조씨는 "수험생 시절, 암기를 위해 갈아치운 볼펜이 50개"라며 "다시 공부하라면 못할 것 같다"고 말했다.

2010년, 어렵게 딴 자격증을 밑천삼아 마포구 일자리센터를 찾은 조 씨는 서부고용센터에서 기간제로 직업상담사 자리를 구할 수 있었다.

또 2년 뒤인 2012년에는 자신이 일자리를 알선 받았던 마포구 일자리센터로 자리를 옮겼고, 지난해 3월에는 마포구 직업상담사 채용시험에 응시해 당당히 합격함으로써 계약직 공무원이 됐다. 근무성적이 좋을 경우, 5년 간 근무가 가능해 앞으로 60세까지는 일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지난 17일, 그녀는 마포구청에서 마포구 일자리센터에 등록한 구직자를 대상으로 취업역량 강화를 위한 교육을 진행했다.

자신처럼 나이가 많고, 형편이 어려운 사람들이 취업됐을 때 직업상담사로서 가장 보람을 느낀다는 조씨. "일자리가 절실하다구요? 일자리는 항상 있습니다. 직종 가리지 말고, 조건 따지지 말고 부딪혀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