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여성도 유권자로 당당히 나설 것"
"이주여성도 유권자로 당당히 나설 것"
  • 오규정 기자
  • 승인 2014.04.29 1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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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여성유권자연맹 왕지연 회장 "권리와 의무 행사"
▲ 왕지연 한국이주여성유권자연맹 회장

"이주여성들이 정말 당당한 대한민국 국민이 되려면 투표권을 행사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한국 사람과 똑같이 권리와 의무를 행사해야죠."

한국이주여성유권자연맹(이하 연맹)의 왕지연(39, 사진) 회장은 지난 28일 오후 서울 대방동 이투데이빌딩에서 열린 이 단체 창립식에서 이주여성의 정치 참여 필요성을 이렇게 힘줘 말했다.

이 단체는 한국여성정치연구소가 2008-2009년에 걸쳐 진행한 '2010 지방선거, 제1호 국제결혼 이주여성 의원만들기 프로젝트', 지난해 6-10월 진행한 '2014 지방선거 결혼이주여성 의원 만들기 프로젝트'에 참여해 선거와 관련한 교육을 받고 정치 의식을 키운 이주여성들이 주축이 됐다. 몽골, 베트남, 중국, 일본, 키르기스스탄 등 각국 이주여성들이 망라됐다.

한국에 온 지 12년이 된 왕 회장 역시 2008년 한국여성정치연구소의 프로젝트에 참여하면서 정치와 선거에 눈을 뜨게 됐다.

"다문화 관련 프로그램이 대부분 한국어 교육이나 요리 교실 같은 초기의 이주자들을 위한 것들이 많은데, 저처럼 정착해서 오래된 사람들은 사회에 대해 알고 싶은 게 많거든요."

이 사회의 한 시민으로서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알려주는 교육이라고 생각해 참여하게 됐고, 여기서 전혀 몰랐던 분야에 눈을 뜨게 됐다. 이자스민 (새누리당) 의원도 당시 1기 교육생이었다.

"다른 이주여성들도 한국의 사회와 정치에 대해 알게 해줘야 한다고 생각해서 이번 지방선거를 앞두고 단체를 만들게 됐습니다."

연맹의 목표는 단기적으로는 유권자 교육을 통해 이주여성들의 시민의식을 높이는 것이다.

이번 6·4 지방선거에 단체 차원에서 후보를 낼 계획은 아직 없다.

이날 창립식에서는 이주여성들이 직접 나서 '민주주주의란?' '선거가 뭘까?' '선거하면 뭐가 달라질까요?' '대한민국은 외국인도 투표할 수 있는 나라' 등을 발표하며 선거 참여 의지를 공유했다.

이번 행사는 애초에 지난 21일 열릴 예정이었다가 세월호 참사로 인해 연기됐다. 세월호 참사에는 이주여성과 다문화가정 자녀들도 다수 희생돼 이주여성들의 마음을 아프게 했다.

행사 참가자들은 미리 준비한 노란 리본을 가슴에 달아 사고로 인한 슬픔과 안타까움을 표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