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 형제'가 비판한 한국의 '공부 풍토'
'교수 형제'가 비판한 한국의 '공부 풍토'
  • 고아라 기자
  • 승인 2014.04.20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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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식·김두식 교수 대담집 '공부 논쟁' 발간
▲ 대담집 '공부논쟁'(창비)을 출간한 형 김대식 서울대 물리학과 교수(왼쪽)과 동생 김두식 경북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오른쪽).

"요즘 대학에서 연구팀을 이끄는 과학자의 가장 중요한 임무는 연구원들을 먹여 살리는 '병참'입니다. 3년 후 뭐가 뜰지, 5년 후 뭐가 뜰지를 예측해서 어떤 싸움을 할지 정하고, 직원들 먹여 살리려고 늘 밖에서 돈을 따 와야 하는 중소기업 사장과 똑같은 신세죠."(동생 김두식 경북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헌법의 풍경' '불편해도 괜찮아' 등 한국의 사법 현실과 인권 문제를 다룬 책을 여러 권 집필한 김두식 교수가 형 김대식 교수와 함께한 대담집을 냈다. 한국의 잘못된 공부 풍토를 꼬집는 '공부 논쟁'(창비)이다.

'괴짜 물리학자와 삐딱한 법학자 형제'로 소개된 이들 형제는 이 책에서 외국에 종속된 한국의 학문 현실, 아이들의 재능을 살리지 못하는 교육 등 한국의 교육 환경에 대해 의견을 주고받으면서 날카로운 비판을 쏟아낸다.

김대식 교수는 지난 15일 서울 중구의 한 식당에서 김두식 교수와 함께한 출간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한국 학계의 풍토를 지적하면서 "서울대 교수의 사회적 지위는 연구를 잘해서 나온 게 아니라 고교에서 공부를 잘한 학생들을 데리고 있어서 생기는 것"이라며 "저를 포함해 서울대 교수들이 다 놀고 있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이공계가 정말 위기라고 하면 '고교 때 공부 잘하던 친구가 여기서도 잘해야 한다'는 가정이 맞아야 하는데 한국에서 한 번도 증명된 적이 없어요."(김대식)

"고교 때 (교수) 자신이 공부를 잘했고, 고교 때 공부를 잘한 아이들을 데리고 있다는 데서 힘과 권위가 나온다는 거죠."(김두식)

두 형제는 어린 나이부터 학생들을 경쟁으로 몰아넣는 교육은 성공할 수 없다고 한목소리로 강조했다. 그러면서 '늦게 흥미를 붙여 시작한 공부'가 더 큰 성과를 낼 수 있다는 데 주목하는 것이 국가경쟁력 강화에도 도움이 된다고 지적했다.

288쪽. 1만3천8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