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의 보안 전문가가 되겠다"
"최고의 보안 전문가가 되겠다"
  • 김삼태 기자
  • 승인 2014.04.20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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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각장애 부산은행 보안담당자 김민준 씨
▲ 시각장애 3급의 김민준 씨가 부산은행 IT기획부에서 보안 관련 업무를 보고 있다.

"남들보다 잘 볼 수는 없지만 정확하게 보고 빠르게 판단하는 것만큼은 뒤지지 않을 자신 있습니다."

지난달 부산은행 7급 신입행원 공채에 당당히 합격해 현재 본점 IT·기획부에서 근무하는 김민준(24) 씨는 시각장애 3급이다.

일반인도 취업하기 어렵다는 은행에 입사한 김 씨는 은행에서도 전문성을 갖추고 컴퓨터 모니터를 주로 봐야하는 IT·보안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김 씨는 평범한 어린시절을 보내던 중 다섯살 때 뇌종양을 앓으면서 시력을 잃었다.

두 눈에 인공수정체를 넣은 김 씨는 오른쪽 눈만 0.3 정도의 시력이 나올 뿐 왼쪽 눈은 거의 보이지 않는다.

김 씨는 초등학교 5학년때 학교에서 컴퓨터 관련 자격증 수업을 들으면서 컴퓨터의 매력에 빠진 뒤 대학도 부경대 컴퓨터공학과를 진학했다.

물론 컴퓨터 작업 과정에서 모니터의 작은 글씨는 크기를 키워야 겨우 볼 수 있는 등 불편이 따랐다.

하지만 김 씨는 이에 굴하지 않고 대학 내에서도 소프트웨어경진대회를 두 차례나 수상할 정도로 컴퓨터 공부에 매진했다.

대학 4학년 때인 지난해에는 한국정보처리학회에 '공용네트워크 환경에서 ARP스푸핑 공격을 막는 방법'이라는 논문을 발표하기도 했다.

김 씨는 지난해 여름 부산은행에 인턴직원으로 근무하며 당시에도 IT·보안 업무를 맡아 좋은 평가를 받았다.

함께 일했던 은행 직원들도 김 씨의 전문성과 성실성을 높이 샀다.

김 씨는 "요즘 금융권에서 외부공격이나 정보유출 등 보안 관련 사고가 많이 일어나는데 은행에 적합한 보안프로그램을 만들고 싶다" 며 "다른 사람이 보지 못하는 보안 취약점까지 찾아내는 보안 전문가가 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