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은 시간이 없다'…파도와 싸우며 밤샘 수색
'남은 시간이 없다'…파도와 싸우며 밤샘 수색
  • 온라인 편집부
  • 승인 2014.04.18 00:0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사망 20명으로 늘어… 박 대통령 "1분1초가 급해" 구조 독려

가족과 국민의 간절한 염원에도 여객선 참사 사망자가 갈수록 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기상악화로 실종자 수색작업조차 순조롭게 진행되지 않으면서 가족과 국민의 가슴이 검게 타들어 가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은 여객선 세월호 침몰 사고 현장을 방문, 민·관·군·경 수색작업 등을 점검하고 구조활동을 독려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이하 중대본)는 18일 0시20분 현재 전체 승선자 475명 가운데 20명이 사망하고 278명이 실종됐으며 179명이 구조됐다고 밝혔다.

해군과 해경 등은 경비정과 군함, 민간 어선 등 172척, 헬기 29대, 전문잠수인력 512명을 투입해 입체적인 수색작업을 벌였다.

그러나 높은 파도 등 기상 악화와 강한 조류, 불량한 물속 시계 등으로 이날 오후 잠수부들의 선체 내부 진입은 성공하지 못했고, 선체 공기부양도 시도하지 못했다.

선체 외부 수색도 한때 중단되는 등 어려움을 겪었다. 그러나 해경 등은 실종자들의 생존 가능 시간이 점차 사라져 감에 따라 조명탄을 이용하며 무인로봇까지 동원, 높은 파도 등 악조건과 싸우며 야간 수색작업을 벌였다. 잠수인력을 투입, 선체 진입도 시도했다.

박 대통령은 여객선 침몰사고 실종자 가족이 머무는 진도체육관을 찾아 가족들을 위로하고 구조에 전력을 다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박 대통령은 "철저한 조사와 원인 규명으로 책임질 사람은 엄벌토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으며, 해경 지휘함에서는 "생존자가 있다면 1분 1초가 급하다"고 구조를 독려했다.

정부도 목포 서해지방해양경찰청에 정홍원 국무총리를 본부장으로 한 범정부 대책본부를 설치, 사고 수습과 사후대책 마련에 나섰다. 정 총리는 대책본부 현장에 상주할 예정이다.

서해지방 해양경찰청, 중앙해양심판원, 국립과학수사연구소, 국립해양조사원, 등이 참여하는 합동조사위원회도 구성, 가동에 들어갔다.

사고 원인에 대한 조사도 강도 높게 진행되고 있다.

해경 수사본부는 세월호 선장 이준석(69)씨 등 승무원을 대상으로 이틀째 조사를 벌였다. 이씨는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하고 있다고 해경은 밝혔다.

해경은 선장 이씨가 승객보다 먼저 탈출했다는 일부 생존자 진술에 따라 이 부분에 대해서도 확인작업을 벌이고 있다. 해경은 이씨에 대해 구속영장 신청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기로 했다.

이번 사고의 원인은 점차 '급격한 변침(變針·배의 항로를 바꿈)'인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해양수산부의 선박자동식별장치(AIS)의 항적 분석 결과 세월호의 항적에서 갑자기 항로가 바뀐 흔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해경도 여객선이 항로를 변경하는 과정에서 뱃머리를 갑자기 돌리면서 무게 중심이 쏠려 침몰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둔 것으로 알려졌다.

애끊는 심정으로 자녀 등이 살아 돌아오기만을 기다리는 실종자 가족들은 수색 중단과 차질 소식이 전해질 때마다 절규와 탄식, 분노 속에 더 신속하고 적극적인 수색을 요구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가족 임시 집결지 진도실내체육관에는 통신·음식 등 아픔을 함께하려는 외부 온정의 손길과 자원봉사자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온·오프라인 곳곳에서도 실종자의 무사귀환을 기원하는 시민의 목소리와 모금 운동이 줄을 잇고 있다.

미국과 중국 등 외국에서도 이번 사고에 대해 애도의 뜻을 표명하면서 잇따라 지원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전국 대부분 지역의 예비후보들이 선거운동을 잠정 중단하는 등 정치권도 사태수습에 초당적으로 가세했다.

지자체의 각종 축제와 각급 학교 수학여행, 스포츠 행사 등도 곳곳에서 취소되거나 축소됐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