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4년간 평생 친구를 만나라"
"대학 4년간 평생 친구를 만나라"
  • 문경림 기자
  • 승인 2014.04.03 1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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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일교포 강상중 교수, 日세이가쿠인대 총장 취임
▲ 지난 1일 오전 일본 사이타마(埼玉)현 아게오(上尾)시 소재 사립 세이가쿠인(聖學院)대학 예배당에서 한국 국적의 재일 정치학자 강상중 학장(한국의 총장에 해당)이 신입생 등을 상대로 입학을 축하하며 대학에서 진정한 친구를 만나라는 취지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 국적의 재일 정치학자 강상중(64, 사진) 교수가 일본 종합대학인 사립 세이가쿠인(聖學院)대학 학장(한국의 총장에 해당)에 지난 1일 취임했다.

강 총장은 이날 일본 사이타마(埼玉)현 아게오(上尾)시 소재 사립 세이가쿠인(聖學院)대학 예배당에서 대학의 이념에 맞게 사명을 다하겠다는 서약을 하고 5년 임기의 학장에 취임했다.

강 신임 학장은 취임식에 이어 열린 입학식에서 신입생·편입생에게 대학에서 진정한 친구를 사귀라고 강조했다.

그는 "여러분은 대학에서 어떤 의미로는 사회의 냉엄한 상황과는 다른 4년을 보장받았고 나는 구태여 여러분에게 사회가 혹독하다는 말은 하지 않겠다"며 "그보다는 이 4년간 친구를 만나고 이를 통해서 자신을 살려가는 인연을 찾았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강 학장은 40여 년 전 자신이 대학에 입학할 때는 망설임과 불안이 있었는데 그 이유가 진정한 친구가 없었기 때문이라며 "나만의 성을 만들어 그 안에 틀어박혀 있었다"고 말했다.

재일교포 중 일본 대학의 주요 직위에 진출한 사례로는 한방전문의인 정종철 씨가 2012년 사이타마현에 있는 단과대학인 일본약과대학의 학장에 선임된 것이 알려져 있다.

그러나 한국 국적자가 일본 종합대학의 총장이 된 사례는 강 총장이 처음이다.

1950년 재일한국인 2세로 일본 구마모토(熊本)현에서 출생한 강 학장은 1998년 한국 국적의 재일교포로는 처음 도쿄대 정교수로 임명된 뒤 15년간 도쿄대 사회정보연구소와 정보학연구소 교수, 현대한국연구센터장으로 재직했다.

대중적인 저술, TV 출연, 신문 기고 등으로 일본의 근대와 식민지 지배사를 중심으로 재일교포의 정체성, 한일관계 등 다방면에 걸쳐 개성 있는 견해를 선보였다.

살아야 하는 이유, 도쿄 산책자, 어머니 등 저서 다수가 한국에 소개됐고 작년에 펴낸 책 마음(心)은 일본에서 베스트셀러가 됐다.

작년에는 민주당 홍익표 의원이 강 학장과 현무암 교수가 공동으로 쓴 '기시 노부스케와 박정희'의 본문에 등장하는 표현을 인용해 박근혜 대통령을 '귀태(鬼胎·태어나지 않아야 할 사람들이 태어났다는 뜻)의 후손'이라고 언급하면서 강 교수의 이름이 한국에 알려지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