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초 천연기념물 독수리의 게놈 정보 확보
세계 최초 천연기념물 독수리의 게놈 정보 확보
  • 대전·내포/김기룡 기자
  • 승인 2014.03.31 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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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수리 전장 유전체 및 전사체 해독 분석 완료

▲ 월동지(한국)에서 윙테크를 달고 날아가는 독수리

[신아일보=대전/김기룡 기자] 국립중앙과학관(관장 최종배)은 테라젠바이오연구소(소장 박종화), 문화재청(청장 나선화), 한국생명공학연구원 국가생명연구자원정보센터(원장 오태광)와 공동으로 세계 최초로 독수리(Aegypius monachus)의 게놈(유전체) 정보를 분석하는데 성공했다고 31일 밝혔다.

공동 연구팀은 두 마리의 살아있는 독수리의 혈액 샘플을 이용해 세계 최초로 독수리의 DNA와 RNA 서열을 생산했다.

연구팀은 게놈서열 분석을 통해 약 20만개의 독수리 유전자(unigene)를 규명한 결과, 독수리는 면역과 위산의 분비와 관련된 유전자가 특이적으로 변화됐음을 확인했다.

이것은 독수리가 썩은 고기를 먹음에도 질병 및 병원균 감염이 되지 않는 이유를 유전자 분석을 통해 설명할 수 있는 단서를 찾은 것이다.

독수리 게놈 정보를 분석한 테라젠바이오연구소의 소장 박종화 박사는 “독수리의 경우 유전정보가 밝혀져 있는 매와 진화적으로 약 8천만 년 전에 분기됐음을 확인했다”라며, “진화적으로 근연종과 오래전에 분기된 독수리의 경우 유전자의 규명이 매우 중요하다”라고 밝혔다.

사람과 같이 기존의 게놈 정보가 알려진 경우와 달리, 독수리처럼 유전체 정보를 처음으로 규명하는 경우에는, 정교한 분석기술을 요하게 된다.

따라서 첨단 차세대 DNA 해독기와 바이오인포매틱스 기술을 활용해 5개월간 분석됐다.

국립중앙과학관 백운기 과장은 “이번 독수리의 유전정보 분석을 통해 독수리 연구에 획기적인 정보를 제공하게 됐다”면서 이번 연구가 멸종위기 조류의 종 보존을 위한 게놈연구분야의 한 이정표라고 강조했다.

독수리는 국제적인 멸종위기종 준위협종(IUCN: Near Threatened), 우리나라 천연기념물 제243-1호, 멸종위기야생동식물 2급으로 지정돼 보호받고 있는 희귀종으로, 가축 등의 동물 사체를 먹어 치움으로써 사체로부터 발생하는 탄저균 등의 병균이 사람과 동물을 감염시키는 것을 방지하는 생태계적으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번식지인 몽골지역의 축산업 변화로 먹이자원인 가축의 사체가 감소하고, 각종 독극물과 수의약품에 노출돼 그 개체수가 감소하고 있다.

최근 독수리의 생태․과학적 분석과 독수리 보호를 위한 한-몽간 협의는 진행됐으나 이들의 유전자를 확보하고 전장 유전체 및 전사체를 분석해 생리기작, 생태적 형태적 특징을 밝히는 분자적 수준의 연구는 매우 부족한 실정이다.

문화재청이 실시한 전국 48개소 독수리 월동지역의 실태조사 결과, 지속적인 먹이주기를 통해 우리나라에서 월동하는 개체군이 점차 증가하고 있어 독수리 보호를 위한 우리나라 역할이 매우 중요해지고 있다. 

이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지원으로 수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