女컬링대표팀 코치 성추행·폭언 사실로
女컬링대표팀 코치 성추행·폭언 사실로
  • 온라인 편집부
  • 승인 2014.03.28 1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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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체육회 조사결과 선수·코치 문제사실 모두 인정

소치 동계올림픽의 국가대표로 활약하며 큰 인기를 모은 경기도청 여자 컬링팀에서 코치의 폭언, 성추행, 포상금 기부 강요 등이 벌어진 것으로 드러났다.

경기도는 28일 컬링팀 김지선(27), 이슬비(26), 김은지(24), 엄민지(23) 등 선수 4명과 최모(35) 코치를 상대로 한 긴급 합동조사 결과 의혹이 대부분 사실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주부여서 선수생활을 그만두겠다고 이전부터 밝힌 신미성(36)은 이번 조사에서 제외됐다.

앞서 컬링팀 선수들은 이달 캐나다 세인트존에서 열린 세계선수권대회에서 4강을 달성한 뒤 집단으로 사직서를 제출하며 코치진의 지도 방식에 반발했다.

이들은 코치진이 훈련하면서 폭언이나 성적 의미가 담긴 발언을 하고, 격려금 일부를 내놓을 것을 강요했다고 문제삼았다.

경기도 문화체육관광국과 도 체육회 직원으로 긴급 합동조사단을 구성해 전날 밤 선수들과 그 가족을 대상으로 진상조사를 했고, 28일에는 오전 11시부터 최 코치를 상대로 4시간가량 면담조사를 벌였다.

정영섭 감독은 사건에 연루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최 코치는 선수들과 다소 다른 주장을 했지만 문제의 소지가 있는 언행을 한 점에 대해서는 대체로 인정했다. 최 코치는 책임지고 사퇴하겠다는 의사를 밝혔고, 이에 도체육회는 코치의 행위가 부적절한 것으로 보고 지휘감독 책임을 물어 해임조치하기로 했다.

지난해 12월 20일 이탈리아 트렌티노에서 열린 제26회 동계유니버시아드 대회에서 결승전 직전 최 코치가 "진지하게 임해라. 이럴 바에는 사표를 내라"며 폭언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최 코치는 폭언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합동조사단에 밝혔다.

또 "내가 손잡아 주니까 좋지"라고 한 최 코치의 성추행 발언도 사실로 인정됐으나 최 코치는 "성추행이라고 생각하지 않지만, 선수들이 그렇게 느꼈다면 사과한다"고 말했다.

올림픽 포상금을 컬링연맹에 기부하기를 강요했다는 부분과 관련해서는 최 코치와 선수들의 주장이 다소 달랐다.

선수들에게 1인당 700만원을 배분할 계획인 상황에서 최 코치는 중·고교 컬링팀의 형편이 열악하니 장비 지원을 위해 각자 100만원씩 희사하자고 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선수 2명이 이의를 제기하자 최 코치가 "어려웠을 때를 생각하라"며 강요로 느낄 만큼 질책을 했다는 것이 경기도의 설명이다.

최 코치에게 사표를 낸 선수들은 현재 훈련을 하지 못하고 각자의 집에서 사태추이를 지켜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기도와 도체육회는 최 코치의 사임을 전제로 선수들이 사표를 낸 것인데다 정식으로 접수되지 않아 반려할 계획이다.

잘못된 행동이 사실로 드러나면서 대한컬링경기연맹도 후속 조치를 논의하고 있다.

컬링연맹의 한 임원은 "연맹에서도 별도로 사실 관계를 확인하고 징계위원회 회부 등을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