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위터에서 문장연습 많이 했죠"
"트위터에서 문장연습 많이 했죠"
  • 고아라 기자
  • 승인 2014.03.27 1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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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외수, 9년 만의 소설집 '완전변태' 출간
▲ 이외수 작가

[신아일보=고아라 기자] 100만 명이 넘는 트위터 팔로어를 거느린 작가 이외수(68, 사진) 씨가 소설 '완전변태'(해냄 펴냄)로 독자들을 찾아왔다. 그가 2005년 장편소설 '장외인간' 이후 9년 만에 출간하는 이 소설집에는 단편소설 10편이 수록됐다.

작가는 시대적 감시자 역할을, 예술은 시대를 썩지 않게 하는 방부제 역할을 해야 한다는 그의 평소 신념은 이번 소설집에도 오롯이 녹아 있다. 10편 모두 정도의 차이는 있으나 행복의 가치가 전도된 현 문명과 사회에 대한 비판적인 메시지가 주조를 이룬다.

달라진 게 있다면 문체다. 문장은 간결해졌고 메시지는 선명해졌다. 하루에도 많게는 10건이 넘는 글을 트위터에 올리며 트위터를 습작 공간으로 삼는다는 그답게 이번 소설집은 트위터 글쓰기를 문학적으로 승화한 사례라 할 만하다.

책을 내고 지난 25일 프레스센터에서 기자들과 만난 작가는 "(표제작인) '완전변태'를 쓰는 데는 7일, '파로호(破虜湖)'는 딱 열흘 걸렸다"면서 "다른 때 같으면 편당 1~3개월 정도 걸려 썼는데, 트위터에서 트레이닝을 한 덕분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의 '트위터 예찬론'은 계속됐다. "트위터는 140자로 제한되기 때문에 뼈와 기름을 발라내고 살코기만 떠서 접시 위에 내놓는 듯한 느낌을 받습니다. 메시지를 함축하고 가지치기를 연습하기에 트위터는 아주 적절한 공간이죠."

그는 "트위터를 통해서 문장 연습을 상당히 많이 했다"면서 "이번 단편집에는 전반적으로 트위터에서 얻어낸 여러 가지 글쓰기의 장점들이 많이 포함돼 있다"고 부연했다.

이번 소설집이 나오게 된 배경 역시 트위터와 관련이 있다. 그는 지금까지 50여 권에 달하는 작품을 내놨다. 장편소설만 해도 7권 정도 되지만 2005년 '장외인간' 이후에는 시, 우화, 에세이 집필에 매달렸다.

소설 발표는 끊기고 그런 와중에 트위터 활동은 왕성한 그를 향해 일각에서는 '소설은 언제 쓰느냐'며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낸 것도 사실이다. 이번 소설집은 이런 질문들에 대한 그 나름의 대답인 셈이다.

이번 소설집에는 정태련 화백의 세밀화가 여러 컷 실려 눈을 즐겁게 한다. "시각적인 것을 중시하는 요즘 세대들에게 조금이라도 다가가려고 아부를 한 것"이라는 게 작가의 설명이다.

한편 그는 다음 작품에 대한 계획도 밝혔다. 5권짜리 분량으로 구상한 이 작품은 물 위를 유유히 걷는 미소년 이야기로, 소설의 원형처럼 자리잡은 서양의 삼각구도에서 벗어나 금목수화토(金木水火土)의 오행을 근거로 인물 5명을 등장시킬 계획이다.

"5명에 대한 구상은 거의 끝났어요. 요즘 오행에 대해 공부하고 있는데, 공부만 끝나면 바로 집필에 들어갈 예정입니다. 마지막 작품이자 대표작 삼아 써보려고요."

그는 물 가운데서 물 바깥을 본다는 설정에 현실감을 입히고자 최근 중고 요트까지 사들였다고 한다. 그의 거주지인 강원도 화천군 감성마을 인근 파로호에 요트를 띄워 놓고 그 위에서 작업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