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샘추위·큰 일교차 봄날씨 변덕, 왜?
꽃샘추위·큰 일교차 봄날씨 변덕, 왜?
  • 온케이웨더
  • 승인 2014.03.11 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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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inside]일사량 증가·야간 복사냉각·기단 세력다툼 탓

3월에 들어 선지도 열흘이 지난 가운데 남녘에서는 봄의 전령사 매화가 피었다는 소식이 전해지는 등 봄기운이 완연하다. 하지만 대관령은 지난 9일 아침 기온은 -12.5℃까지 떨어지는 등 강원도 지역에선 봄 이야기를 꺼내기에 아직 이른감도 있다. 철원도 지난 10일 최저기온 -9.3℃, 최고기온 7.7℃ 등 일교차가 무려 17℃나 났다. 산간 지역은 이보다 더 크게 벌어지는 곳도 허다하다.
 
  ▲ 매화와 함께 봄의 전령사 중 하나인 ‘산수유’. 한 캠퍼스 교정에 노란 산수유가 꽃망울을 터뜨렸다. 요즘 햇볕은 따스하지만 바람은 차다. ⓒ온케이웨더 정연화기자
 
또 지난 주말 밤 사이 경기도를 비롯한 충청지역 등 중부 지방 곳곳에서는 눈발이 날리며 춘설(春雪)이 내리기도 했다. 매년 이맘때가 되면 따스한 봄이 하루라도 빨리 찾아왔으면 하는 생각뿐이다. 봄을 기다리는 춘심(春心)을 들었다놨다하는 날씨야말로 ‘요물(妖物)’이다. “점심 무렵엔 봄이 왔구나! 하다가도 퇴근길엔 다시 겨울이네…”, “햇볕 따스하지만 여전히 바람은 칼바람.” 하루에도 몇 차례씩 왔다갔다가는 날씨에 뒤숭숭하다. 이렇듯 일교차 크고 변덕스런 날씨가 나타나는 이유는 왜일까.
 
우선 봄철 큰 일교차의 주된 원인은 ‘일사량 증가’와 ‘야간 복사냉각’이다. 봄이 되면 낮의 길이가 점점 길어지면서 겨울에 비해 일사량이 늘어난다. 일사량이 많으면 대기가 쉽게 가열돼 낮 기온이 오르게 된다. 하지만 해가 저물면 겨우내 얼어붙은 땅으로부터 찬 기운이 올라오고 지표면 근처 대기는 다시 차가워진다. 이를 ‘야간 복사냉각’ 이라고 부른다.
 
이처럼 낮 동안에는 일사량이 늘면서 기온을 점점 오르고 반면 해가 진 다음에는 복사냉각으로 기온이 떨어지면서 겨울보다 일교차가 더 크게 벌어지는 것이다. 여기에 건조한 대기도 한몫 한다. 일반적으로 건조한 대기는 열을 쉽게 방출하지만 대기 중 습도가 높은 때는 열을 잘 빼앗기지 않는다. 또 습도가 높으면 구름도 많은 경우가 허다한데 이때 구름은 낮 동안 받은 열이 방출되지 않도록 하는 이불과도 같은 역할을 한다.
 
▲ 우리나라 부근의 기단 배치도 ⓒ온케이웨더DB
 
한편 계절이 바뀔 때마다 영향을 주는 기단이 다르며 한반도 주변 기단들이 서로 세력싸움을 하면서 계절 또한 자연스레 바뀐다. 겨울철에는 주로 ‘시베리아고기압(=찬 대륙고기압)’의 지배를 받아 북쪽으로부터 한랭건조한 공기가 내려와 추운 날씨가 이어진다. 이와는 반대로 여름철에는 한반도 남쪽으로부터 고온다습한 ‘북태평양고기압’이 올라와 후텁지근한 날씨가 나타나는 것이다.
 
▲ 우리나라에 영향을 주는 기단별 특징 ⓒ온케이웨더DB
 
이에 비해 계절교체기에 해당하는 봄철에는 특정 기단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 대신 시베리아고기압과 북태평양고기압이 한반도 근처에서 서로 세력 싸움을 벌인다. 두 고기압 간의 세력 싸움에서 북태평양고기압의 세력이 강해지면 중국 남서쪽의 온난건조한 공기가 밀려 들어와 기온이 크게 올라간다. 반면 시베리아고기압이 강하게 확장하면 북극의 찬 공기가 내려와 기온이 뚝 떨어진다. 이런 현상이 반복되면서 봄철 날씨가 변덕스러워지는 것이다.
 
찬 대륙고기압이 발달할 가능성이 남아 있는 가운데 이것이 일시적으로 세력을 확장할 때 꽃샘추위가 찾아온다. 이런 연유 때문에 춘삼월이라고 해도 매년 기상청은 꽃샘추위를 전망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 지난 주말 밤 사이 경기, 충청 등 중부지방 곳곳에선 춘설(春雪)이 내렸다. ⓒ온케이웨더 정연화기자
 
 
정연화 온케이웨더 기자 lotusflower@onkweath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