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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식당 이름 ‘꽁보리밥에 된장찌개 맛만 좃터라’지어
(4) 식당 이름 ‘꽁보리밥에 된장찌개 맛만 좃터라’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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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4.03.10 1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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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상 야채 조달 방법 막막…천방지축 날뛰다 포기

[신아일보=유퉁의 울퉁불퉁 인생]

 

‘아빠 식당이름이 길면 좋아요 짧으면 좋아요?’

‘짤븐기 기억하기에 안조켄나?’ 난 그렇게 말하며 호걸이의 표정을 힐끗 쳐다 보니 녀석는 ‘그럼 이건아닌데’ 하며 중얼거렸다.

‘호걸아! 무슨이름인데 그라노 말해봐라’

‘아빠 대한민국에서 제일 긴 식당 이름임니더’ 하며 손가락을 세는데 두손가락 다세고도 4손가락이나 더 보탰다.

‘도대체 어떤 이름이길래??? 야 임마 퍼떡 말안하나? 아빠 궁금해 죽겠다 퍼떡 말이나해바라’

그러자 호걸이는 특유의 웃음, 이힝힝 히히~ 거리며 말했다.

‘아빠 꽁보리밥집이다. 아임니꺼 그라이끼네??꽁보리 밥에 된장찌개 맛만 좃터라?? 어때예?’

‘머라꼬? 다시한번 말해봐라’

‘꽁보리밥에 된장찌개 맛만 좃터라 어때예?’

난 뭔가 오는 듯 했다. 호걸이도 내 성격을 닮아서 시원시원하다. 그라고 먹물티 안내서 좋다. 괜히 좀 배웠다고 하는 부류들은 어려운 말을 하며 사람 속을 뒤짚는다. 나도 무식하다는 소리 안들으려고 틈만 나면 책을 읽었기에망정이지 말한마다하면 90%를 영어로 지껄이는 별 걸뱅이 같은 놈들도 많다.

두 번을 들었는데 무리가 없다. 매끄러운 느낌이 오는 것이다.

‘그래 좋다. 이세상에서 제일 기억하기 좋은 꽁보리밥집 이름이다. 오케이다. 옷케이. 우리 아들 머리 좋다’

난 아침을 먹늗둥 마는둥 하고 당장 J씨를 찾아 갔다. 그리곤 설명을 했다. 쇠불도 단김에 빼라고 했다. 난 내친김에 간판을 만들기로 하고 광목천을 구해다 페인트로 직접 글을 썻다.

‘꽁보리밥에 된장찌개 맛만좃터라‘ 순 경상도 사투리로 쓰고난 뒤 난 갤로퍼를 몰고 양평인근의 소문난 꽁보리밥집을 찾아 다녔다. 누가 보면 미친놈 처럼 먹고 물어보고 했다. 나중엔 방구가 저절로 나왔다. 나름대로 시장조사를 마치고 밤새워 분석을 해봤다. 분석 결과 이런 답이 나왔다.

①나물의 종류가 많아야되고 ②나물을 맛있게 양념으로 무쳐야되며 ③분위기 또한 옛날시골의 분위기 그 자체여야한다는 사실과 ④된장, 고추장, 참기름, 들기름을 진짜로 써야 된다

그러나 그것으로 문제가 해결된 것은 아니었다. 막상 시작하려고 하니 그 많은 야채를 조달할 방법이 막연했던 것이다. 그 많은 종류의 나물을 만드는 야체를 인근 유명 꽁보리밥집은 자체적으로 농사지어 공급하는게 대부분이었다. J씨 형님은 농사지을 땅도 없고 설사 농사를 짓는다해도 나물을 만들기 위해서는 많은 날들이 필요한데 그때가지 기다릴 방법이 없었다. 꽁보리밥은 별미로 한번씩 추억을 생각하며 찾는 음식이지, 매일 찾는 음식이 아니어서 매상이 크게 오를 수 없었다. 또 이땅의 어머니라면 누구든 흉내낼 수 있는 음식이어서 특별한 느낌이 들지 않았다.

난 고민했다. 내가 고민하니 모두 시들해하는 것 같았다. “어떻게? 아니야! 아니야! 이것은 아니야! 그래 꽁보리밥을 가지고는 J씨형님의 죽은 가게를 살릴수가 없어!” 난 송송골 집에 길게 걸려있든 광목천 간판 ‘꽁보리밥에 된장찌개 맛만좃터라’를 걷어가지고는 미련없이 불살라 버렸다.

내가 하는 짓을 보고 있던 J씨 형님내외 분은 내가 “꽁보리밥으로는 답이 안나옴니더 꽁보리밥집은 때리치아뿌야 되겠심더” 라고 하자 뻥찐 얼굴로 나만 멀뚱멀뚱 쳐다보는것이었다.

‘그럼 뭘해야하죠?’ 두사람은 한숨을 한숨을 후~하고 내쉬었다.

난 제대로 조사도 하지 않고 천방지축 날뛴게 미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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