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예종 영화과 첫 인도 유학생 알록씨
한예종 영화과 첫 인도 유학생 알록씨
  • 오규정 기자
  • 승인 2014.02.25 1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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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영화엔 특별한 예술성이, 인도가면 흥행 성공 예감"
 

[신아일보=오규정 기자] "인도와 한국, 두 나라의 문화와 영화를 교류하게 하는 다리 역할을 하고 싶어요."

올해 한국예술종합학교(이하 한예종) 영상원 영화과를 졸업한 인도인 아르빈 알록(33, 사진) 씨는 지난 21일 서울 성북구 석관동 캠퍼스에서 열린 졸업식에 이런 포부를 밝혔다.

인도 비하르 지방 출신인 그는 한국에 오기 전 네루대학교에서 한국어문학사를 전공했다. 인도에 한국 기업이 많이 진출해 있다보니 인도 학생들 사이에서 한국어는 취직을 위한 인기 있는 외국어다.

그 역시 그런 점을 염두에 두고 전공을 택했지만, 한국어를 배우며 접하게 된 몇 편의 영화는 그가 갖고 있던 한국에 대한 이미지에 새로운 지평을 열어줬다. 그는 특히 "김기덕 감독의 영화 '빈집'은 큰 충격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네루대 졸업을 앞둔 2009년 한국인 교수로부터 한예종의 외국인 장학생 프로그램을 소개받고 주저없이 지원했다. 당시 인도의 국립영화학교에도 동시에 지원해 최종 면접을 앞두고 있었지만, 결국 한국행을 택했고 실제로 한국에서 많은 것을 배웠다.

그는 한예종에서 영화를 공부하며 한국영화 제작 현장도 여러 차례 다녀봤고, 지난해 개봉한 '감기'와 '숨바꼭질', 올해 개봉 예정인 '도희야'에 단역으로 출연했다.

그는 학교와 현장에서 쌓은 인맥으로 팀을 꾸려 인도와 한국을 오가며 영화를 만들고 싶다고 했다. 양국의 영화산업이 서로의 장점을 나누면 큰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것이다.

"인도의 자원과 기술에 한국적인 스타일이 합쳐지면 아마 할리우드 영화처럼 고급 작품이 나올 거라고 봅니다. 제가 인도에서 처음으로 한예종에 유학을 온 사람이고 한국영화 현장도 경험해 봤으니까 두 나라의 영화계를 잇는 역할을 할 수 있지 않을까요. 언젠가는 한국 스태프와 글로벌팀을 꾸려 인도에서 영화를 만들어보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