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언론 소치올림픽, 박대통령 불참에 "섭섭"
러 언론 소치올림픽, 박대통령 불참에 "섭섭"
  • 주장환 순회특파원
  • 승인 2014.02.25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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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외교적 실리 챙길 기회 무산

[신아일보=주장환 순회특파원] 러시아 언론들이 소치 올림픽에 불참한 박근혜대통령과 한국에 대해 섭섭함을 나타내고 있다는 소식이다.

한국은 지난 8일 열린 개막식에 박대통령이나 총리 대신 장관급인 유진룡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참석하여 얼굴을 비친바 있다.

소치 올림픽은 상당수의 서구 국가 정상들로부터 외면을 받았다. 개막식에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등 세계 주요국가 정상들이 참석하지 않았다. 박대통령도 이런 분위기에 발맞춰 참석하지 않기로 했다.

서구의 정상들이 불참한 이유는 올림픽 전 러시아 국회에서 통과된 반동성애법과 신성모독금지법 등 인권탄압 움직임에 대한 반감을 표현한 것이라고 전문가들이 해석한 바 있다.

그러나 이런 분위기에도 불구하고 약삭빠른 아베신조 일본 총리는 허둥지둥 개막식에 참여, 푸틴에게 환영을 받았다. 아베는 여러 국가의 정상들과 ‘안면트기’를 통해 상당한 외교적 성과를 거둔 것으로 평가된다.

중국에서도 시진핑 주석이 참석하여 러시와의 친밀감을 강화했다. 역시 나름대로 외교적 실리를 거뒀다.

러시아의 채널 러시아, 리아노보시티, 채널1 등 러시아 언론들은 한국이 박대통령이나 총리가 참석하지 않고 장관을 보낸 것에 대해 의아하게 생각하고 섭섭하게 여긴다고 보도하고 있다.

특히 푸틴 대통령이 ‘올림픽 기간동안 자주 소치에 머무르면서 올림픽공원 내에 각국 전시관들을 거의 다 둘러보았는데, 유독 다음 올림픽개최지인 한국관만은 방문하지 않았다’며 이는 유감을 간접적으로 표출한 것이라고 분석하기도 했다.

폐막식에 정홍원국무총리가 급히 날아갔지만 여러 국가의 정상들과 영향력 있는 체육계 인사들이 몰려드는 소치올림픽에 박대통령이 참석하지 못한 것은 독도문제나 위안부 문제 등으로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상황에서 일본 보다 나은 입지를 구축하는데 도움이 되지 못했다는게 전문가들의 평이다.

물론 미국을 비롯한 서방세계의 입장과 궤를 같이하지 않을 수 없는 사정도 있었을 것이며 또 그것이 더 나은 정치·외교적 실리를 챙길 수도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박근혜 외교 정책의 초석인 ‘유라시아 방안’에 러시아의 협조가 절실한 상황이니 만큼 좀 더 신중하게 고려할 필요가 있지 않았나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