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조 독일 베를린자유대 교수 "문 활짝 열어야"
박성조 독일 베를린자유대 교수 "문 활짝 열어야"
  • 임창무 기자
  • 승인 2014.02.24 11:2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국적 따지면 고급 인력 확보 못해"

▲ 박성조 독일 베를린자유대 교수

[신아일보=임창무 기자] '창조경제'의 핵심은 고급 인력 확보에 있지만 정작 이를 위한 현 정부의 전략은 부재하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박성조(79) 독일 베를린자유대 종신교수는 지난 20일 경기 고양시 국제이주기구(IOM) 이민정책연구원에서 열린 해외 석학 초청 강연에서 이같이 주장하며 "(정부 내 정책) 결정권을 가진 사람들이 두뇌를 (뜯어)고쳐야 한다"고 쓴소리를 던졌다.

그는 "대통령이 창조경제를 한다고 하는데 이 문제(고급 인력 확보)에 대해서는 얘기를 하지 않더라"면서 "(외국인 고급 인력에 대해) 우리가 지닌 편견을 버려야 하며 문을 활짝 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대 정치학과를 졸업한 뒤 1959년 독일로 건너가 아시아인 최초로 독일 대학 정교수 자격을 취득한 박 교수는 본인 자신이 외국에서 온 고급 인력으로 독일 대학 사회 등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그는 이런 공을 인정받아 최근 독일 정부가 민간인에게 수여하는 최고 훈장인 대십자 공로훈장을 받은 바 있다.

박 교수는 보스턴컨설팅그룹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자료 등을 분석한 결과를 인용, 이주해 온 고급 인력이 국내 경제에 기여하는 정도를 볼 때 미국은 단연 1위이며 신흥 경제국인 아랍에미리트(UAE)는 7위에 올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한국은 아예 순위권에도 들지 못한다"며 정부가 해외 고급 인력 유치에 사실상 손을 놓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 교수는 "UAE 정부는 고급 인력을 유치하는 데 대단한 노력을 했다"며 "우리가 이를 유심히 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다문화 사회'야말로 창조적 인적 자본을 만들어내기 위한 기본 전제 조건이라며 이를 위해 '기술(Technology)', '고급인력(Talent)', '관용(Tolerance)'이라는 이른바 '3T'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고급 인력 확보에 국적을 따지는 일은 없어야 한다는 견해도 피력했다.

박 교수는 강연 뒤 인터뷰에서 "국적을 따지다 보면 고급 인력을 유치하지 못하게 되므로 국적 따지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라며 "스포츠와 예술인들은 모셔오면서 과학자들은 왜 오지 못하는 것인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대한민국을 관용이 있는 사회로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중국은 당이 낸 장기 전략을 토대로 고급 인력 확보에 나섰는데 우리도 이런 전략을 세워야 한다"면서 "한국 사람이냐, 한국계냐를 따지려는 생각은 이제 머리에서 확 빼야 한다"고 강한 어조로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