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더라도 금강산서"…가슴 벅찬 출발
"죽더라도 금강산서"…가슴 벅찬 출발
  • 태백/김상태 기자
  • 승인 2014.02.20 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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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산가족들 설렘과 감격으로 흥분

▲ 아들을 만나러 가는 조기덕(93)할아버지가 취재진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

남북 이산가족 상봉이 열리는 20일 60년 넘게 애타게 그리던 북녘 가족을 향해 나선 이산가족들은 설렘과 감격으로 흥분한 모습이었다.

전날 강원도 속초 한화콘도에 집결한 남측 이산가족 상봉 대상자 82명과 동반가족 58명은 이날 오전 8시20분께 차량을 타고 상봉 장소인 금강산으로 출발했다.

상봉단은 이제 반나절 후면 꿈에서만이라도 보고 싶던 형제와 자식, 친척들을 만난다는 기대로 소리없이 들썩였다.

80세 이상 고령자가 80%가 넘는 탓에 이날도 전날과 마찬가지로 휠체어와 구급차에 의지한 이산가족이 여럿이었다.

감기로 쓰러져 전날 수액을 맞으며 이동식 침대에 실려 집결지에 들어온 김섬경(91) 할아버지는 이날도 들것에 실려 구급차를 타고 금강산으로 향했다.

▲ 이산가족 상봉을 하루 앞둔 19일 오후 강원도 속초 한화콘도에서 1차 상봉 대상자인 김섬경(91)할아버지가 도착, 숙소로 향하고 있다.

이번에 북한에 두고온 아들과 딸을 만나는 김 할아버지는 "죽더라도 금강산에서 죽겠다"라며 상봉 의지를 굽히지 않았다고 대한적십자사 관계자는 전했다.

동생, 조카를 만나는 홍신자(84) 할머니도 구급차를 타고 상봉장으로 출발했다.

동생 2명을 만나게 될 최정호(91) 할머니는 휠체어에 탄 채 힘겹게 몸을 움직이면서도 벌써 가슴이 떨리는 듯 계속 흐르는 눈물을 닦았다.

동생과 사촌, 조카를 만나는 최고령자 김성윤(96) 할머니는 "어제 마음을 푹 놓고 잤다"라며 담담하게 가족과의 해후를 기다렸다.

배웅을 나온 류길재 통일부 장관은 의료진에게 상봉단의 건강에 각별히 신경쓸 것을 당부했다.

속초에서 출발한 상봉단은 강원도 고성의 동해선 남북출입사무소(CIQ)에서 버스로 갈아타고 오후 1시께 상봉 장소인 금강산호텔에 도착했다.

이어 오후 3시 금강산호텔에서 열리는 '단체상봉'에서 감격의 재회 후 오후 7시 환영만찬에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