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트트랙 심석희 "소름이 끼쳤어요"
쇼트트랙 심석희 "소름이 끼쳤어요"
  • 이강희 러시아특파원.심리학박사
  • 승인 2014.02.19 0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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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3,000m 계주 '5총사' 감격 순간 눈물과 웃음 범벅

▲ 한국 여자 쇼트트랙 대표팀 선수들이 18일 러시아 소치 해안클러스터의 아이스버그 스케이팅 팰리스에서 열린 2014 소치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3000m 계주에서 금메달을 차지한 뒤 플라워 세리머니 때 단상 한 가운데 올라 꽃을 들고 기뻐하고 있다. 왼쪽부터 조해리, 김아랑, 공상정, 박승희, 심석희.

[소치=이강희 특파원] 소치 동계 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3,000m 계주에서 극적으로 우승한 선수들은 감격의 순간을 눈물로 혹은 웃음으로 표현했다.

마지막 두 바퀴를 남겨주고 중국에 선두를 빼앗겼다가 다시 탈환해 더욱 그러했는지도 모르겠다.

첫 번째 주자로 나선 박승희가 선두에서 레이스를 이끌어 나가며 순탄한 것처럼 보였으나 중국의 거센 반격으로 한때 3위까지 처져 가슴 조이게 했다.

세 바퀴가 남은 상황에서 선두로 나섰던 박승희가 방심한 사이 치고 올라온 중국에 뒤처지자 바통을 이어받은 심석희가 2바퀴를 남기고 맹공에 나섰다,

심석희는 결승선을 불과 반 바퀴 앞둔 코너 부근에서 경천동지할 스퍼트로 앞서 가던 중국 선수를 제치고 결승선으로 내달았다.

▲ 한국 여자 쇼트트랙 대표팀의 심석희, 김아랑, 박승희, 조해리, 공상정(왼쪽부터)이 18일 러시아 소치 해안클러스터올림픽 파크 내 메달 프라자에서 열린 2014 소치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3,000m 계주 시상식을 마친 뒤 감격의 포즈를 취하고 있다. hihong@yna.co.kr

놀라운 순간이었다. 막판 박승희와 바통을 이어받는 순간, 중국 선수와 접촉이 일어나 잠깐 균형을 잃기도 해 "아 이젠 글렀구나"하는 탄식을 뒤로 하고 바깥쪽으로 돌면서 눈깜짝할 사이에 전세를 뒤집어 놓았다.

심석희 만이 할 수 있는 놀라운 파워와 기량이 빚어낸 역작이었다. 그녀는 인터뷰에서 그 순간을 "소름이 끼쳤다"고 말했다.

심석희는 여자 1,500m 은메달에 이어 두 번째 메달을 수확했고 박승희도 여자 500m 동메달에 이어 시상대에 두 번 올랐다.

여자 쇼트트랙은 오는 22일 새벽 두 번째 금메달에 도전한다. 이날 계주 결선에 앞서 열린 1,000m 예선에서 심석희와 박승희, 김아랑이 전부 조 1위로 예선을 통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