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3,000m 계주 '5총사' 감격 순간 눈물과 웃음 범벅
[소치=이강희 특파원] 소치 동계 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3,000m 계주에서 극적으로 우승한 선수들은 감격의 순간을 눈물로 혹은 웃음으로 표현했다.
마지막 두 바퀴를 남겨주고 중국에 선두를 빼앗겼다가 다시 탈환해 더욱 그러했는지도 모르겠다.
첫 번째 주자로 나선 박승희가 선두에서 레이스를 이끌어 나가며 순탄한 것처럼 보였으나 중국의 거센 반격으로 한때 3위까지 처져 가슴 조이게 했다.
세 바퀴가 남은 상황에서 선두로 나섰던 박승희가 방심한 사이 치고 올라온 중국에 뒤처지자 바통을 이어받은 심석희가 2바퀴를 남기고 맹공에 나섰다,
심석희는 결승선을 불과 반 바퀴 앞둔 코너 부근에서 경천동지할 스퍼트로 앞서 가던 중국 선수를 제치고 결승선으로 내달았다.
놀라운 순간이었다. 막판 박승희와 바통을 이어받는 순간, 중국 선수와 접촉이 일어나 잠깐 균형을 잃기도 해 "아 이젠 글렀구나"하는 탄식을 뒤로 하고 바깥쪽으로 돌면서 눈깜짝할 사이에 전세를 뒤집어 놓았다.
심석희 만이 할 수 있는 놀라운 파워와 기량이 빚어낸 역작이었다. 그녀는 인터뷰에서 그 순간을 "소름이 끼쳤다"고 말했다.
심석희는 여자 1,500m 은메달에 이어 두 번째 메달을 수확했고 박승희도 여자 500m 동메달에 이어 시상대에 두 번 올랐다.
여자 쇼트트랙은 오는 22일 새벽 두 번째 금메달에 도전한다. 이날 계주 결선에 앞서 열린 1,000m 예선에서 심석희와 박승희, 김아랑이 전부 조 1위로 예선을 통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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