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오르는 성화, 얼음 축제, 소치는 달리기 시작했다.
타오르는 성화, 얼음 축제, 소치는 달리기 시작했다.
  • 이강희 러시아특파원.심리학박사
  • 승인 2014.02.08 0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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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소치동계올림픽 17일간의 대장정에...
▲ 러시아 소치 해안클러스터의 피시트 올림픽 스타디움에서 열린 제22회 소치 동계올림픽 개회식에서 대한민국 선수단이 기수인 스피드스케이팅의 이규혁을 앞세우고 태극기를 힘차게 흔들며 입장하고 있다.

[소치=이강희 특파원/심리학 박사]'뜨겁고, 차갑게, 그대의 것'(Hot, Cool, Yours)이라는 슬로건을 내건 2014 소치동계올림픽 개막식이 8일(이하 한국시간) 오전 1시 14분 피시트 올림픽 스타디움에서 막을 올려 17일간의 대장정에 들어갔다.

개막식은 지난해 9월 29일 그리스 올림피아 헤라 신전에서 채화돼 우주정거장까지 거쳐 2천900여 개 도시 6만 5천km를 달려온 성화가 수만명의 선수와 대표단, 관중의 떠나갈 듯한 함성과 함께 환하게 타오르면서 시작됐다.

피시트 올림픽 스타디움을 가득 메운 4만 관중은 카운트다운과 함께 경기장 한가운데에 요정처럼 등장한 ‘류보프(사랑)’라는 이름의 소녀와 함께 세계의 얼음 축제 여행을 떠났다.

'러시아의 목소리'라는 제목의 무대에서는 19세기 러시아 작곡가 알렉산더 보로딘의 음악과 러시아의 전통 음악이 흐르는 가운데 러시아를 이루는 다양한 지역과 사람이 형상화됐다.

'러시아의 꿈'이라는 주제로 열린 개막식 공연 프로그램은 러시아의 전 역사를 다뤘으며 '차르' 표트르 대제 시절의 영광과 러시아 황실, 소비에트 연방 시대의 상징 건물 등 러시아가 자랑하는 역사는 전세계인들의 가슴에 러시아라는 나라의 영화가 물밀듯 몰려오게 만들었다.

러시아의 대문호 톨스토이의 소설 '전쟁과 평화'와 차이코프스키의 음악으로 유명한 발레 '백조의 호수'가 경기장을 형형색색 물들였다.

나아가 20세기 모스크바의 영화로운 모습이 장혼한 음악과 박동감 넘치는 율동, 빛의 축제라 할만한 현란한 조명을 통해 서사시처럼 펼쳐졌다.

▲ 8일 오전(한국시간) 러시아 소치 해안클러스터의 피시트 올림픽 스타디움에서 제22회 소치 동계올림픽 개회식 식전공연이 펼쳐지고 있다.

이후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의 소개를 받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올림픽 개막 선언을 하자 경기장에서 오색찬란한 불꽃이 피어올랐다.

우리나라는 88개 참가국 중 60번째로 입장했다. 기수는 한국 선수 중 올림픽 최다 출전(6회) 기록을 가지고 있는 스피드스케이팅 선수 이규혁(36, 서울시청)이 맡았다. 고대 올림픽의 발상지 그리스는 가장 먼저, 개최국 러시아는 가장 마지막에 입장했다.

개회식에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비롯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아베 신조 일본 총리 등 40여개국 정상들과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등이 참석했다. 우리나라에서는 유진룡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직접 행사를 지켜봤다.

▲ 올림픽 파크 내 피시트 올림픽 스타디움에서 열린 개막식 식전 행사에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축하영상이 전광판을 통해 나오고 있다.

이번 대회는 역대 최다인 88개국 2천800여명의 선수들이 참가해 열전에 들어갔다. 이들은 15개 종목, 98개의 금메달을 놓고 17일간 땀과 혼을 쏟아붓게 된다.

우리나라는 아이스하키를 제외한 스키, 빙상, 바이애슬론, 봅슬레이, 컬링, 아이스하키, 루지 등 6개 종목에서 기량을 겨룬다.

개회식 다음 날인 8일 밤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5000m에 이승훈(대한항공) 등이 출전해 메달 사냥에 시동을 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