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민예술센터 '프리포트' 지킴이 마문씨
이주민예술센터 '프리포트' 지킴이 마문씨
  • 이은지 기자
  • 승인 2014.02.06 1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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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글라데시 출신 한국인…단편영화 연출·목공교실 운영

 [신아일보=이은지 기자] "이주민의 문화예술 공간인 프리포트를 지켜가는 것이 우리의 큰 도전 과제입니다. 한국에서 이런 단체, 공간이 또 생기기 어려우니까요"

'아시아 미디어 컬처 팩토리'(AMC팩토리) 사무국의 상근 활동가인 알 마문(40, 사진)씨는 지난 4일 인터뷰에서 이렇게 힘줘 말했다.

방글라데시 출신으로 한국에서 16년째 살며 2009년 귀화해 한국인이 된 그는 이주민과 한국인의 소통, 이주민의 문화예술 활동 발굴을 자신의 큰 사명으로 여기고 있다. 그 역시 2012년부터 AMC팩토리 활동을 하며 미처 모르고 있던 자신의 예술성과 재능에 눈을 뜨고 더 행복한 삶을 살게 됐기 때문이다.

방글라데시에서 경제적으로 어렵지 않게 살았던 그는 대학을 다니다 새로운 세계에 대한 호기심으로 1998년 무작정 한국에 왔다. 뭐든지 '한 번 꽂히면' 무조건 열심히 하는 기질의 그는 가구 일을 금방 배웠고 2003년 이주노동자들의 명동성당 농성 참여 등 노동조합 활동 기간을 빼면 13년 동안 가구 일만 하며 숙련된 기술로 공장의 주요 책임자의 지위까지 올랐다.

그에게 인생의 터닝포인트가 찾아온 것은 2012년 초, 같은 방글라데시 출신으로 오랫동안 친구로 지낸 마붑 알 엄 씨가 AMC팩토리에 함께 하자고 그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서울 서교동에 이주민 문화예술 공간인 '프리포트'를 마련하면서 내부 인테리어를 마문 씨에게 맡긴 것.

이를 계기로 AMC팩토리에 합류하게 된 그는 이후 누구보다 더 이곳의 활동에 열심이다. 또 지난해 단편영화 '파키'를 연출, 제작하는 등 영화감독으로도 나섰다. 영화 일을 하면서 알게 된 지인의 소개로 장률 감독의 다큐멘터리 영화 '풍경'에 출연하기도 했다.

그는 "우리 모두 지구인이고 대부분 고향을 떠난 이주민이잖아요. 더 많은 이들이 AMC팩토리와 프리포트에 관심을 가져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