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동아시아 전문가 안중근 기념관 개설 비판
美 동아시아 전문가 안중근 기념관 개설 비판
  • 조명애 EU특파원.불문학박사
  • 승인 2014.02.06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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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셔널 리뷰’ 기고문서 한국언론 태도도 문제 삼아
▲ 마이클 오스린 미국기업연구소(AEI)의 일본 연구부장. 사진=AEI 캡처

[파리=조명애 EU특파원/불문학 박사] 일본이 우리나라는 물론 중국, 미국, 프랑스 등으로부터 야스쿠니 신사 참배, 위안부 문제, 난징대학살 부정 등 자국의 역사관에 대해 전방위 압박을 받고 있는 가운데 미국의 동아시아 전문가가 안중근 기념관에 대해 이례적인 글을 썼다.

미국기업연구소(AEI)의 일본 연구부장 마이클 오스린씨는 최근 미국 잡지 ‘내셔널 리뷰’ 인터넷판에 ‘안중근 기념관을 중국 하얼빈 역에 개설한 것은 미국의 이웃 나라에 ‘부스 기념관’이 만들어진 것과 같은 것‘이라는 논지의 주장을 폈다.

부스는 미국 배우로 남북전쟁 당시 열렬한 남부 동맹의 지지자였다. 그는 1865년 4월, 워싱턴의 포드극장에서 링컨 대통령을 사살했다.

그는 링컨을 암살하여 워싱턴을 혼란에 빠뜨리고, 미국 정부(북부 연방)를 전복하고자 하는 목적을 지니고 있었다. 부스는 링컨 암살에 성공했지만, 정부 흔들기는 그의 예상을 빗나갔다.

마이클 오스린은 이를 빗대 "만약 이웃 나라 캐나다가 링컨 암살자인 부스 기념관을 세우면 미국인들은 어떻게 생각할 것이냐"고 반문하면서 에둘러 일본의 입장을 대변했다.

그는 또 위안부상에 묵념한 미국 에드 로이스 하원외교 위원장을 표(선거)때문이라고 깎아내리기도 했다.

로이스의원은 지난달 31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글렌데일 시립공원에 있는 위안부 소녀상을 참배했었다. 그는 “이곳은 과거에 어떤 일이 있었는지 알려주는 곳이다. 국제사회는 제2차 세계대전 때 어떤 일이 있었는지 똑똑히 인식해야 한다”고 우회적으로 일본을 비판했다.

▲ 19일 중국 헤이룽장성 하얼빈역에 개관한 안중근 의사 기념관 내부의 전시물.

오스린은 또 한국 언론은 “민족적 집요함과 반일 비즈니스가 겹쳐져서 사고방식이 형성되는 것 같다. 한국의 보도 태도는 야스쿠니 신사 참배, 역사 교과서, 독도 문제 등 한일의 미묘한 문제를 다룰 때 대전제를 세우고 사실을 쌓는 연역법을 쓰고 있다”고 꼬집었다. 여기서 대전제는 “일본이 모두 나빴다”라는 신성불가침의 명제라고 부언했다.

그는 한국 언론의 논조는 ‘단정적인 생각, 동의어 반복, 과장으로 논리의 비약이 생긴다"고 말하며 이는 ’공허한 연역법‘이라고 말했다. 그는 대표적 예로 노무현 정권 시절 ’친일·반민족 행위자 재산의 국가 귀속에 관한 법률‘을 예로 들었다.

그는 일본 언론을 사실을 쌓아 결론을 유도하는 ‘귀납법’이라 추켜올리면서도 ‘편협한 귀납법’라고 정의를 내려 양자의 형평성을 고려하는 논조를 보였다.

오스린은 마지막으로 “연역법과 귀납법이 엇갈리면 한일간 상호이해는 없다. 상호간의 차이를 인식하는 것이 첫 걸음이 아닌가 한다. 서로 간 차이가 인식되면 다음에는 몇 가지 공통점을 찾게된다”고 처방전을 내놓았다.

마이클 오스린씨는 대표적인 동아시아 전문가로 남북 및 일본, 중국 문제에 정통하며 객관적 분석으로 명성을 날려 왔다.

일본은 2월초 사사에 겐이치로(佐佐江賢一郞) 주미 일본대사를 동원, 미국 버지니아주 의회의 동해병기법 통과를 저지하기 위해 각계각층을 상대로 광범위한 로비를 조직적으로 벌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