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흥수 화백 "박수근은 겸손한 친구였죠"
김흥수 화백 "박수근은 겸손한 친구였죠"
  • 이은지 기자
  • 승인 2014.01.23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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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근 탄생 100주년 기념전 둘러보며 인연 회고

 

"박수근은 참 겸손한 친구였어요. 그러면서도 자기 그림에 대해 자신을 가지고 있었죠."

[신아일보=이은지 기자] 구상과 추상을 한 화면에 담는 '하모니즘'을 창시한 원로작가 김흥수(95) 화백이 지난 22일 오후 관훈동 가나인사아트센터를 찾았다.

박수근의 탄생 100주년을 맞아 열리는 기념전을 보기 위해 오랜만에 바깥나들이를 한 것.

거동이 불편해 휠체어에 몸을 의지한 김 화백은 1시간30분 정도 1∼4층 전시장을 빠짐없이 돌며 박수근의 작품 한 점 한 점을 감상했다.

김 화백은 "미술학교는 손재주가 있어야 하는데 박수근은 손재주가 없었다"면서 "대신 손재주 이외의 것을 추구하고 그림을 만족할 때까지 그리며 노력을 많이 했다"고 전했다.

박수근의 작품에 등장하는 인물이 주로 옆모습이거나 뒷모습인 것에 대해 "얼굴을 크게 그리기 어려우니 자기에게 맞는 뒷모습을 그린 것"이라며 "자기 자신을 아는 작가였다"고 설명했다.

김 화백은 "파리에 유학 가기 전에도 자주 보고 파리에 갔다 와서 가장 처음 만난 사람도 박수근이었다"면서 "집으로 찾아가니 미술 도구도 없이 바닥에서 그림을 그리고 있었다"고 회고했다.

이번 전시에는 박수근의 유화 90여점과 수채화, 드로잉 등 120여 점이 소개된다. 대부분 개인이 소장하고 있던 작품으로, 위작 의혹이 제기됐던 '빨래터'를 비롯해 그동안 화집에서만 볼 수 있었던 1950년대작 '시장 사람들'과 '노인과 소녀'(1959년), '귀로'(1964년), '고목과 행인'(1960년대) 등도 공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