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시계' 논쟁 “시빗거리 못된다”
'박근혜 시계' 논쟁 “시빗거리 못된다”
  • 주장환 기자
  • 승인 2014.01.23 11:34
  •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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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근혜 대통령 기념시계./사진=연합뉴스

[신아일보=주장환 기자] 정치권에 때 아닌 ‘시계 논쟁’이 벌어지고 있어 실소를 자아내고 있다.

문제의 시계는 박근혜 대통령이 설 명절을 앞두고 새누리당 의원들과 원외 당협위원장들에게 선물한 '박근혜 시계'.

평범하지만 사실은 평범하지 않는 이 시계가 도대체 무슨 문제를 불러일으키고 있는지 궁금증을 불러일으킨 장본인은 민주당 양승조 최고위원이다.

그는 22일 박근혜 시계를 ‘구태정치 대명사’로 못박고 "과거 금권선거 운동이라는 잿빛 악습이 또 다시 되살아나는 것이 아닌지 의심스럽다"며 "국민 혈세로 만든 손목시계를 집권여당 선거운동용 금품으로 전락시킨 엄연한 선거법 위반 사례"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화살을 박근혜 대통령에게 돌리며 "배포한 손목시계 제작의도와 배포 유통경로를 밝혀 선거법 위반 여부를 철저하게 따져야 한다"고 비꼬았다.

그러나 ‘대통령의 시계’는 오랜 관습이다. 박정희, 전두환,노태우, 김대중, 노무현, 이명박 정부 등 역대 정부마다 기념시계를 제작했던 것이다.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면 대통령 시계는 1970년대 박정희 전 대통령시절 처음 만들어 선물용으로 사용했다. 여기에는 봉황 문양과 무궁화, 대통령 이름 등이 들어 있어서 인기를 누렸다.

이렇게 인기가 있자 가짜시계가 판치기도 했다. 청계천을 중심으로 거의 모든 대통령의 가짜 시계가 나돌았다. 실제로 2009년에는 이명박 전 대통령의 서명이 적힌 손목시계 1300여개를 만들어 서울 청계천 노점일대에서 팔던 상인들이 무더기로 적발되는 해프닝이 일어나기도 했다.

박 대통령은 그동안 대통령 시계가 원치 않는 용도로 쓰일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다가 지난해 8월 손목시계를 만들기로 했다.

박근혜 시계는 그런데 미안한 말이지만 중급이하의 스태인리스로 제작된 것으로 시중에 나와 있는 2~3만원짜리 시계보다 질이 좋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기를 모으는 것은 일종의 과시수단이 되기 때문이다.

대통령이 아닌 사람이 시계를 만든 경우도 있다. 바로 노무현정권 때 보건복지부 장관을 하던 유시민씨로 자신의 직책이 적힌 시계를 배포했다. 그러고 보니 유시민씨 만한 실세도 없었던 것 같다.

아무튼 이번 설왕설래는 남의 티끌만 유난히 크게 보이는 인간 심리를 그대로 보여준 게 아닌가 한다. 그게 아니면 무조건 흠집 내기이거나 정치공세임에 틀림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