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학교폭력 기승…작년 6천219건 발생
부산 학교폭력 기승…작년 6천219건 발생
  • 부산/김삼태 기자
  • 승인 2014.01.21 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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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4대악 단속에도…전년대비 30%증가

[신아일보=부산/김삼태 기자] 정부와 경찰이 학교폭력을 반드시 없애야 할 '4대 악'의 하나로 규정하고 지도단속을 강화하고 있는 가운데 부산지역에서는 학교폭력이 즐기는 커녕, 여전히 기승을 부리는 것으로 드러났다.

21일 부산지방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학교폭력 신고센터117'에 전화로 접수된 부산지역 학교폭력 신고건수는 총 6,219건이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하루 평균 17명의 청소년들이 전화로 학교폭력과 관련된 상담을 했다는 의미다. 이 같은 수치는 2012년 한 해 동안 신고된 4,785건(하루 평균 13.1건)과 비교할 때 29.9%나 늘어난 것이다.

특히 지난해 접수된 상담을 분석한 결과, 신체에 위해를 가한 폭력피해 신고가 2,461건으로 가장 많았다.

수치심을 유발하는 모욕적인 언행으로 인한 신고도 1,655건으로 뒤를 이었다. 돈을 가져오라거나 말을 듣지 않으면 옷을 빼앗겠다는 등의 공갈과 협박도 707건에 달했다.

'집단 따돌림'으로 인한 자살 등의 부작용이 여전히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왕따'를 당하고 있다고 고백한 경우도 364건이나 됐다.

더욱이 학생들의 스마트폰 사용이 일반화되면서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통해 단체로 댓글을 달아 특정 학생을 비방하거나 따돌리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추정됐다. 성추행과 강요도 각각 82건, 81건으로 집계됐다.

학교폭력 신고센터 117에 접수된 신고를 토대로 경찰에 수사에 나서거나 전담 경찰관과 연결시켜 준 경우는 365건이다. 경찰이 심각한 상황이라고 판단해 긴급 출동한 경우도 80건에 달했다.

하지만 상담을 하던 학생이 자신의 신상을 밝히지 않은 채 전화를 끊어 조치를 취하지 못하게 되는 등의 '상담 종결' 사례가 통상 10건 가운데 8.5건 이상을 차지한다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

지난해 학교폭력 신고센터 117로 접수된 학교폭력 신고는 6,219건과 기타(가정폭력 신고 등) 839건 등을 망라한 총 유효신고 7,809건을 분석한 결과, 상담 종결 사례가 90.4%인 7,058건에 이르러 경찰의 이런 추정을 뒷받침하고 있다.

이는 경찰이 출동하는 등 사건이 확대될 경우 왕따 심화, 전학 등 더 큰 피해를 본다고 생각하는 학생들이 많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이와 관련, 학교폭력 피해자를 최대한 보호할 수 있는 한층 세심한 근절방안이 아쉽다는 지적의 목소리가 높다.

부산경찰청 관계자는 "지난해 4대 악 척결 차원에서 학교폭력 신고센터 117를 학생들에게 적극적으로 알리면서 신고건수가 증가한 것으로 보이지만, 학교폭력이 그 만큼 근절되지 않고 있음을 보여준다"며 "또 익명 신고자의 상당수는 정식 신고보다는 자신의 억울함을 누군가에게 호소하며 위안을 찾기 위해 신고센터를 찾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