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남은 동계올림픽, ‘소치’ 기후는? ‘온화한 겨울 날씨’
17일 남은 동계올림픽, ‘소치’ 기후는? ‘온화한 겨울 날씨’
  • 온케이웨더
  • 승인 2014.01.21 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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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원(雪原)의 나라 러시아 휴양도시…보드카·샤프카 본고장
다음 달이면 ‘2014 소치 동계올림픽’의 거대한 막이 열린다. 2월 7일부터 23일까지(현지기준) 17일간 열릴 러시아 소치 동계올림픽 개막이 17일 앞으로 다가왔다. 약 90개국 6000여명의 선수가 참가할 것으로 보인다. 설원에서 때로는 빙판 위에서 전개될 역동적인 경기 장면들을 생각하면 벌써부터 가슴이 벅차오른다. 더불어 김연아 선수의 피겨 스케이팅 2연패, 이상화 선수의 스피드 스케이팅 세계 신기록 경신 소식 등을 접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이 한층 고조되고 있기도 하다.
 
이번 동계 올림픽이 열리는 곳은 추위의 나라, 러시아다. 러시아하면 ‘보드카’와 ‘털모자’가 가장 먼저 떠오른다. 이곳은 매일 어마어마한 눈이 내려 쌓이거나 -30℃ 안팎의 혹한의 날씨가 나타나는 곳이다. 물론 꽁꽁 싸매고 다녀도 옷깃 사이사이로 시베리아 찬 공기가 쏙쏙 파고들며 동장군의 기세가 한반도보다 월등하다. 하지만 일년 내내 이런 날씨만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
 
러시아는 동서남북으로 넓어 위치, 지형에 따라 다양한 기후가 나타난다. 일반적으로 매우 한랭하고 긴 겨울과 짧고 서늘한 여름을 가지는 전형적인 대륙성 기후다. 남쪽의 중앙아시아에 발달한 산악지대가 습윤한 아열대성 기단을, 또 동쪽의 험준한 습곡산지가 태평양의 해양성 기단을 각각 차단해 서쪽의 대서양 기단의 영향은 거의 받지 않는다. 때문에 대부분 지역이 겨울에는 급격히 추워지는 반면 여름에는 기온이 급상승한다.
 
▲ 러시아는 매일 어마어마한 눈이 내려 쌓이거나 -30℃ 안팎의 혹한의 날씨가 나타나는 곳으로 유명하다. ⓒ온케이웨더 정연화기자
 
특히 시베리아 베르호얀스크는 가장 추운 달과 가장 따뜻한 달의 기온 차가 60℃에 이를 정도로 세계에서 가장 큰 연교차가 나타나는 곳이다. 유라시아의 1~2월 평균 기온은 -10℃ 안팎, 시베리아는 -15~-35℃의 분포를 보이며, 일부 내륙지역은 -70℃가까이 떨어지기도 한다.
 
동계올림픽 개최 도시인 소치는 지난 2007년 7월 과테말라에서 열린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총회 때 강원도 평창을 제치고 2014 동계올림픽 유치에 성공했다. 이로 인해 우리나라는 두 번의 고배를 마신 다음에야 비로소 ‘2018 평창올림픽 유치 성공’이라는 타이틀을 거머쥘 수 있었다. 우리에게 두 번째 쓴맛을 보게 했던 러시아의 소치. 이곳은 어떤 기후가 나타날까. 
 
소치는 러시아 남쪽의 크라스노다르 지방에 있는 도시다. 구 소련의 서기장 스탈린의 휴양지로도 유명한 곳이다. 그루지아나 터키 등과 접해 있다. 흑해 해안을 따라 뻗어 있으며, 카프카스 산맥 본줄기의 서부 기슭에 자리 잡고 있다. 또한 이곳은 해안과 산의 아름다운 경치, 긴 해변, 겨울에도 온화한 날씨 등의 조건을 갖추고 있어 러시아 사람들은 물론 동유럽 여행객도 즐겨 찾는 등 대규모 휴양도시로 알려져 있다.
 
날씨가 아무리 온화해도 비가 자주 많이 내리면 휴양도시라 할 수 없는데. 이곳은 일 년 중 200일 이상 햇볕이 쨍쨍 내리쬐는 날씨를 보인다. 일반적으로 4월부터 10월까지는 여름으로 보며, 11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는 겨울로 친다. 하지만 코카서스 산맥이 북쪽에서 오는 찬바람을 막아주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동일한 위도 상에 위치한 다른 도시들보다는 기온이 높다.
 
▲ 소치는 러시아 남쪽의 크라스노다르 지방에 위치해 있다. <출처=네이버 지도>
 
대체로 겨울에도 영하로 떨어지지 않는 기후지만 대부분이 산지이기 때문에 고도가 높은 지역으로 갈수록 기온은 0℃ 아래로 떨어진다. 1월과 2월의 평균 기온은 5~10℃ 정도.
 
이처럼 소치 올림픽은 혹독한 추위 한가운데서 전개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스키, 스노보드 등의 설상 경기가 진행되는 곳은 산악지대로 춥고 눈이 많이 내리는 곳에 위치한다.
 
한편 국제올림픽위원회가 동계올림픽 후보지를 정할 때 대기의 질을 중요하게 여겼는데 소치가 이 부분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특히 이 지역의 공기는 흑해의 오존과 바닷소금이 포함됐으며 산업이 거의 발달하지 않아 대기의 질이 좋다고 알려져 있다.
 
혹독한 추위 이겨내기 위해 ‘보드카’ 한 잔
 
보드카는 러시아의 대표적인 전통술로 높은 도수를 자랑한다. 무색, 무취, 무미로 칵테일을 제조할 때 쓰이기도 하지만 이 지역의 혹독한 추위를 달래기 위해 즐겨 마셨다고 한다. 알코올 도수는 대개 45~50도가 많다.
 
성 바실리 성당, ‘혹한+폭설’ 견딜 수 있게 건축
 
▲ 러시아의 성 바실리 성당은 혹한과 폭설에 잘 견뎌내기 위해 창문은 좁게 하고 지붕의 경사는 가파르게 했다. ⓒ러시아 관광청
 
이런 날씨 때문일까. 러시아에 유명한 건축물인 성 바실리 성당은 혹한과 폭설에 견딜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비잔틴 양식을 바탕으로 양파모양의 작은 돔의 형태를 하고 있으며 좁은 창문과 가파른 경사를 한 지붕이 눈에 띈다. 이는 추운 날씨와 폭설에 잘 견딜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이런 형태로 지었다고 한다.
 
털모자, made in Russia…그의 이름은 ‘샤프카’
 
러시아 사람들은 추위를 이겨내기 위해 흔히들 털모자를 쓴다. 이 털모자를 가리켜 ‘샤프카’라 부른다. 방한 효과는 물론 건물 등에서 떨어지는 고드름이나 얼음을 막기 위해 착용한다. 뇌에 치명적이라는 추운 날씨 탓에 모자를 쓰지 않을 수 없다는데. 러시아의 날씨를 이겨내기 위한 필수 아이템이다.
 
정연화 온케이웨더 기자 lotusflower@onkweath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