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곳곳 이례적 한파·폭염…이상기후 ‘몸살’
지구촌 곳곳 이례적 한파·폭염…이상기후 ‘몸살’
  • 온케이웨더
  • 승인 2014.01.14 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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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소용돌이’ 북미까지 남하해 한파…따뜻한 공기 남쪽몰려 폭염
지난 13일 국내 내륙 곳곳에 한파특보가 내려졌다.
 
기상청에 따르면 찬 대륙고기압이 확장되면서 우리나라 5km 상층으로 -30℃ 이하의 찬공기가 남하했다. 이날 아침기온은 서울 -10.5℃, 보령 -8.8℃까지 떨어지면서 올겨울 들어 가장 낮은 아침 기온을 보였고, 홍천군 내면은 -20.1℃까지 내려가면서 전국에서 가장 추웠다.
 
최근 북미지역은 일명 ‘냉동고 한파’로 체감온도가 -50℃까지 내려가면서 한반도보다 더 강력한 한파를 맞았다. 지구촌 곳곳이 이상기후로 몸살을 앓고 있는 가운데 꽁꽁 얼어붙은 북미 대륙과 달리 남미는 100년 만의 찜통더위에 시달리고 있다. 동남아시아 역시 이례적인 한파로 피해가 확산되고 있다.
 
   ▲ 최근 북미지역은 일명 ‘냉동고 한파’로 체감온도가 -50℃까지 내려가면서 한반도보다 더 강력한 한파를 맞았다. ⓒ온케이웨더
 
북미 ‘냉동고 한파’, 남미 100년 만의 ‘불볕더위’
 
북미지역은 일 최저기온이 -37℃에 이르러 남극보다 더 추운 살인적인 날씨로 6개 주에서 23명이 숨진 것으로 전해졌다. 또 1만 8000여 편의 항공기가 결항되기도 했다.
 
이에 더해 체감온도 -50℃를 오르내리는 날씨가 일주일 넘게 이어지면서 지난 1911년 이후 103년 만에 처음으로 나이아가라 폭포가 얼어붙은 것으로 보도됐다.
 
이번 북미의 기상이변 한파로 인한 경제적 손실은 50억 달러, 한화로 5조 원이 넘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외신들에 따르면 미국 내륙지역에는 -30℃ 안팎의 혹한과 40㎝가 넘는 기록적인 폭설이 몰아쳤다. 보스턴·뉴욕·노스다코타·미네소타 등 북부를 중심으로 피해가 커지고 있으며, 특히 미네소타주 크레인레이크는 지난 6일 기온이 -37.8℃까지 떨어졌다. 시카고도 25년 만에 가장 추운 날씨를 보였다.
 
반면 남미에서는 100년 만의 무더위가 기승을 부렸다. 현재 남미는 여름 계절이지만 아르헨티나의 북부 산티아고 델 에스테로주는 지난 6일 1906년 이후 가장 높은 기온인 50℃에 육박했다. 또한 수도 부에노스아이레스도 40℃ 이상을 넘는 고온에 시달렸다. 이로 인해 열사병으로 10여명이 목숨을 잃었다.
 
▲ 남미에서는 100년 만의 무더위가 기승을 부렸다. ⓒ온케이웨더
 
아르헨티나뿐 아니라 다른 남미 국가들도 이상고온 현상이 지속됐다. 브라질의 리우데자네이루는 낮 최고기온이 40.4℃까지 올라가며 불볕더위가 지속됐고, 폭염으로 칠레의 수도 산티아고와 발파라이소 등 칠레 곳곳에서는 산불이 발생했다. 이 화재로 1만 6200ha의 삼림이 불에 탔으며, 피해액은 1억 달러에 육박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상기후의 원인…‘지구온난화’
 
기상전문가들이 이러한 이상기후의 정확한 원인을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지구온난화에 따른 결과라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지구온난화는 지구 표면의 평균온도가 상승하는 현상이다. 현대 온난화의 원인은 온실가스의 증가에 있다고 보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산업 발달에 따라 석유·석탄 같은 화석연료를 사용하고 농업 발전을 통해 숲이 파괴되면서 온실효과의 영향이 커졌다고 본다. 현재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패널(IPCC)에서 인정한 견해는 19세기 후반 이후 지구의 연평균기온이 0.6℃ 정도 상승했다는 것이다.
 
▲전 세계 기상이변 원인 개념도 
 
그렇다면 지구는 더워지고 있는데 왜 미국은 기록적인 한파에 시달렸을까.
 
북미를 강타한 이번 한파는 ‘극소용돌이(polar vortex)’ 현상과 ‘제트기류’ 때문이다. 북극지방의 냉기를 담고 그 자리에 머물러 있어야 할 극소용돌이가 캐나다와 북미지역까지 남하했다. 또 북극을 중심으로 회전하는 제트기류가 극소용돌이의 남하를 막는 방어막 역할을 해야하는데 이 기류가 약해지면서 이를 뚫고 극소용돌이가 내려와 강추위를 동반한 것이다.
 
우리나라가 최근 ‘북극한파’의 영향으로 추위가 심해지는 것도 이와 같은 원리로 극지방의 차가운 공기가 한파를 몰고 한반도를 덮치기 때문에 일어나는 현상이다.
 
아울러 남미를 찾은 폭염은 차가운 공기가 남하하는 바람에 따뜻한 공기가 남쪽으로 몰리면서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한편, 적도의 뜨거운 공기는 위로 극지방의 차가운 공기는 아래로 흐르면서 적도 쪽은 고기압, 극지방은 저기압이 형성된다. 이에 따라 고기압에서 저기압으로 흐르는 공기의 흐름에 의해 제트기류가 만들어진다. 그런데 최근 따뜻해진 지구로 인해 극지방이 예전만큼 춥지 않게 되고 온도차도 줄어들었기 때문에 공기의 흐름이 약해져 제트기류가 방어막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한 것으로 보고 있다.
 
신정아 온케이웨더 기자 jungah63@onkweath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