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드먼 방북 논란…"내친구 김정은 사랑한다" CNN 앵커와 설전
로드먼 방북 논란…"내친구 김정은 사랑한다" CNN 앵커와 설전
  • 전호정 기자
  • 승인 2014.01.08 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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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정부 "정부와 무관, 로드먼 공식적 역할 없다"
▲ 북한을 방문한 전 NBA 농구선수 로드먼이 CNN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CNN방송 캡처)

미국 프로농구(NBA) 출신 선수 데니스 로드먼이 CNN뉴스 앵커와 방북 문제와 관련 설전을 벌이는 등 논란이 점점 가열되고 있다.

현재 방북해 평양에 머물고 있는 로드먼은 7일(이하 한국시각) 영상 연결로 진행된 채널 CNN '뉴 데이' 앵커 크리스 쿠오모와 인터뷰에서"이것은 세계를 위한 위대한 생각"이라며 "사람들은 항상 내가 하는 것을 무시한다. 이는 이상한 일"이라고 불만을 나타냈다.

벌써 네번째 북한을 방문한 로드먼은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 1위원장 주최로 오는 8일 평양에서 친선 농구경기를 연다. 로드먼 뿐만 아니라 클리프 로빈슨, 케니 앤더슨 등 은퇴한 NBA 선수들이 동행했다.

이날 인터뷰에서 로드먼은 "마이클 조던과 르브론 제임스 같은 이들도 세계에 멋진 일을 하는데 왜 나한테만 이러느냐"며 자신을 향한 비판을 이해할 수 없다는듯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그는 앵커인 크리스 쿠오모가 북한 지도자들에게 미국에 억류 중인 한국계 미국인 케네스 배의 석방을 요청할 의사가 있느냐고 묻자 그가 뭔가 잘못을 저질렀다는 취지의 언급을 하는 등 북한의 처사를 두둔하는 태도를 보였다.

이에 앵커가 화난 목소리로 "김정은이 고모부(장성택)를 죽이고 1년째 미국인을 인질로 잡고 있다. 그런 사람을 친구라고 하느냐"고 쏘아붙이자 로드먼은 "뭐라고 생각하든 신경 안쓴다"며 "당신은 지금 마이크 뒤에 있는 친구"라고 거칠게 받아치는 등 설전을 벌였다.

로드먼은  또 김정은을 향해 "나의 친구를 사랑한다. 나의 친구"라며 무한한 애정을 표시해 눈길을 끌었다.

케네스 배는 현재 북한에 억류 중인 한국계 미국 시민권자로 지난 2012년 체포돼 15년 노동형을 선고 받은 바 있다.

북한 전문가인 데니스 핼핀은 이날 위클리 스탠더드에 기고한 글에서 "소식통들에 의하면 고가의 사치품과 뇌물(bread and circuses)을 김정은에게 상납했다고 한다"고 비판했다.

로드먼이 네 번째인 이번 방북 기간 김 위원장을 만나면 장성택이 처형된 이후 김 위원장을 만나는 첫 외국 인사가 된다.

미국 정부는 로드먼 일행의 방북을 '사적인 일'로 규정하면서 미국 정부와 무관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젠 사키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로드먼은 미국 정부를 대표하지 않고 공식적인 역할도 없다. 그의 발언을 보거나 들을 때는 이 점을 명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제이 카니 백악관 대변인도 정례 브리핑에서 오바마 대통령과 로드먼의 방북 문제를 얘기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한편 스미스 선수는 정작 이날 평양을 방문한 직후 북한 방문을 후회한다고 말했다고 AP통신이 평양발로 전했다. 이 선수는 "평양에서 열릴 농구대회가 정치행사에 의해 위축된데다 로드먼이 지나치게 김 위원장과의 친분을 과시하는 발언을 한 것도 문제"라고 지적했다.